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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1 21:41
 글쓴이 : 이포
조회 : 207  

14

 

까뭇한 맛

 

이영균

 

 

약간은 대륙형인 소녀

검은 듯 이국적이어서 고왔다

열차가 하인천에 다다르면 

쏜살같이 사라지곤 했다

차츰 그런 상황에 끌리게 되면서 나는 

궁금증이 더해 견딜 수가 없었다

 

작심한 그 날

그녀가 한 중화 반점 딸임을 알았다

역시, 하지만 호기심은 관심으로

담쟁이처럼 점점 담 높이 기어오르기만 하여 

말도 못 붙이고 무작정 식당 안으로 쫓아 들어가면

핑계는 자장면을 먹는 수가 고작이었다

 

소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알아낸 것 중엔

나를 저에게 빠지도록

차츰 한국 소녀처럼 바뀌어 가던 소녀인 듯

나라의 폐망을 피해 망명한 화교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난한 한국 노무자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낸 음식

자장면이 있었다

 

그런 탓만은 아니겠지만 나는 지금도 가끔

까무잡잡한 그 애를 떠올리며

하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오래전 입맛 그대로인

자장면을 먹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7 11:30:4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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