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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3 14:18
 글쓴이 : 명주5000
조회 : 1083  

 

 

 

노아

      이 명 주

 

피안 위를 가고 있는 배 한 척

 

콩나물시루에 빼곡히 자라나는 뼈대 없는 식물처럼

완고한 족두리를 이고 우리는 집단 거부했다

 

숨 막히는 설득이 뒤따르고,

 

영구히 이어질 것 같던 철의 오선지 위에서

각자의 장단에 맞춰 막무가내로 튀어 오르는 파열음에

땅을 지탱하던 아치에 균열이 생기고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급기야

분을 가늠할 수 없는 적막이 스쳐 갔다

 

그리고는, 갈라진 틈으로 물길이 열렸고

강철 파도 군단이 급습했다

예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20년 눈 가린 귀머거리 세월

 

벌거벗긴 채 아늑히 물아래 안장된 우리는

서로에 진줏빛 눈을 다정하게 교환하며

피안에서,

 

우리만 없다면 이곳이 천국이라고

치를 떨던 한 사람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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