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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4 10:36
 글쓴이 : 자운0
조회 : 1307  

 

 

외할머니

 

 

어룽거리는 기억을 굴려보면

커다란 파문이 번지는지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평생 모자란 밥을 나눠 먹던 얼굴도

어느 날 불쑥,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 되어

밥상머리가 자주 사나워집니다

하루 지나고 나면

당신은 더 알 수 없는 시간에 닿아 있고

치유할 수 없는 통증에 날마다 신음하는 내력들이 있습니다 ​

생명줄이 길다는 당신과 엄마와 딸의 손금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머릿속에는 깜빡거리는 백열등이 몇 개나 있습니까

까맣게 지워버린 나날과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는 불온한 결심의 빛들이 뒤섞여

형체 모를 오늘이 내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자주

당신을 불러놓고 수다스러워집니다

차가운 뒤란의 언어들이 방 안 가득 떠다닙니다

지금은, 타인의 계절입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7 11:50: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소낭그 17-04-14 12:02
 
이젠 나이도 제법 있는데 외할머니에 대해선 양철북처럼
의식의 성장이 멈춘 것 아닐까 그런 생각 자주 합니다.
할머니와는 또 다르게 외진 느낌의 외할머니.
늙은 엄마 같던 외할머니와의 기억을 새삼 떠올려보네요.
까불거리는 저의 글보다는 아릿 저릿한 자운0님의 글은
여러 번 되읽기를 만드는 여운이 있구나 합니다.
취미로 접근하는 시편이시겠지만
어떤 날은 환한 박수를 받으시길 염원합니다.
     
자운0 17-04-14 19:52
 
소낭그 님은,
어느 유행가 제목처럼 유쾌 상쾌 통쾌한 분인 것 같아 ​마음이 기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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