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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4 14:27
 글쓴이 : 이포
조회 : 1378  

1

 

 

꽃 겨운 오후

 

이영균

 

 

문득 꽃비에 대한 생각이 핀다

우거진 꽃 터널 자옥하게 내리는 꽃비

둘이 나란히 맞아 본다

 

길거리에 빽빽하게 서 있는 벚꽃 가로수

강릉 경포대에 뭉텅뭉텅 흐드러진 겹꽃으로 바꾸어 볼까?

꽃비가 함박눈이 되겠지

 

버스노선 내내 가로수도 벚나무고

아파트에도 온통 벚나무다

가는 곳마다 벚꽃 지천이다

 

뉴스에서 소개하는 새로운 벚꽃 명소에 푹 빠져

주말 스케줄을 잡으며 모두는 벌써

꽃비에 갇힌다

 

갇혔던 꽃비에서 벗어나기도 전

또 다른 명소인 개심사 왕 벚꽃이 소개된다

요즘은 꽃구경 가는 것보다

TV 화면으로 보는 꽃구경이 더 쉽다

 

이러다 2020년쯤에는 온통 벚꽃뿐일 거라는 걱정이다

돌아보면 사철 꽃은 바뀌어 피었었는데

봄 한 철 지나고 나면

더는 다른 꽃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벚나무를 다 뽑을 거라는 걱정이다

 

생각에 골똘한데 그 걱정 알았는지

화르르 꽃비 시샘하듯 봄비가 내린다

나무들 목이나 축였을까?

한, 반 시간쯤 겨우

 

개나리가 울타리로 우거진 화단엔

산수유가 노랗게 한 모금

빗방울 머금는 오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7 11:50: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이포 17-04-15 09:51
 
꽃뿐만 아니라 이 사회 우리들도
좋은 것만 좋아라! 무작정 추앙하다보면
꼭 필요한 것도 서로서로 조화로워야 하는 것도
모두 균형이 깨져
결국엔 너무 획일적이 되고 말아
이 사회가 폐쇄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경고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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