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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5 05:19
 글쓴이 : 아무르박
조회 : 233  

홍어


아무르박


홍어의 깝데기를 까는 저 여자
처녀의 몸에 아이 서넛은 슬었으리
지문은 달 코 달아
나이테도 없는 흰 도마를 움푹 팬
반지른 칼자루를 닮았지
손바닥의 옹이는

팔의 무게와 비례했을 도끼의 무게를
칼의 무게로
비릉비릉 날을 세운 모습은
바람의 검심을 아는 검객의 단호함이랄까
칼집을 떠난 칼의 비정함을 아는 것일까
무릇
뼈에 새긴 갑골문자는
혀 발림으로 깊은 뜻을 씹어 볼 것이다

첩첩이 날리는 봄의 꽃비를 닮았지
짓무른 바닥에 누운 목련
치마를 훌훌 벗어 던진 생의 꽃 무릇은
열흘을 못 버티지
처녀의 순결을 밟고 간 저 순결의 눈동자
버린 홍어의 꼬리처럼
삭힌 홍어 한점
팬 도마에 날을 벼린 칼을 든
홍어 잡는 여자

손끝에 전해 준 비릿한 봉다리 손잡이
묵직한 무게로 값을 저울질한다
막걸리 두 병 들고 집에 들어갈 적에
에라 조사는 못 하고 막걸리 한 병 묵어라
극락왕생하려거든 아귀에게 몸을 헌신하고
지화자 좋다 넵 쭉 절한다
혀 발림은 막걸리 한 잔에 씻어 주리

엄마 품이 삭아 떠난 아이들은 알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8 21:22:1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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