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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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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7 12:47
 글쓴이 : 정국희
조회 : 443  

 

1). 자갈치

                                  정국희

 

 

자갈치라는 말에는 자갈 자갈 소리가 난다

물의 안쪽 겹겹의 자갈에는 자갈치아지매의 내력이 숨어 있고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는 옛 가요의 가락도 배어있다

자갈이 아직 습하지 않고 물에 길들여지지 않았을 때

쉼 없이 밀려오는 물의 너울들은 매 순간 자갈들을 흔들어댔다

물길이 어긋난 지도 모르고 무작정 밀려든 어린 물결들도

피난민의 고아처럼 어디로든 가야 해서

자기 몸이 물어뜯긴지도 모르고 자갈치로 촉촉한 물낯을 들이밀었다

멍든 물비늘을 품어준 건 자갈이었다

그건 무의식에서 일어난 물의 일이었다

어디서든 사람 사는 곳이면 성질냈다 껴안았다 야단법석이듯

물의 혈관이 되어버린 자갈들도 스스로 소용돌이치고 부대끼며 자갈치로 변했다

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결코 씻어낼 수 없는 갯비린내

보이소 사가이소 아가미 들었다 놨다 종일토록 고무다라이 팔딱거리면

출렁출렁 자갈 스치는 소리 젖은 거리로 스며들고

토시 밑 고무장갑에서 바다의 생애가 토막 쳐 나오기도 전

자판 위 지느러미가 더 먼저 염장되는 저녁

생물내가 길바닥에 흥건히 고여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20 16:33:1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쇄사 17-04-18 06:17
 
자갈자갈 들끓는 바다를 헤쳐 놓으셨네요.
물이 있어 자갈이 굴러 들어온 줄 알았는데
자갈이 있어 물이 깃든 것이군요

언덕은 고꾸라지기 좋은 곳이지만
비빌 언덕 기댈 언덕
두루두루 감상하고 물러납니다.

창작방에 전혀 새로운 호흡입니다.
마른 땅에 물 한 바가지 끼얹대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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