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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31 04:22
 글쓴이 : 활연
조회 : 340  

맥거핀 씨가 체호프 씨에게 기믹을


     활연




  맥거핀 씨는 강아지를 키우지 강아지는 자꾸만 화단을 파헤치지 신경질적으로 화단은 꽃을 뱉지 꽃 속엔 화관을 쓴 의심이 살지 꽃술 떠는 건

  강아지의 발정기를 부추기는 것 강아지는 선험적 짝을 잊고 꽃의 화술에 넘어가지

  체호프 씨가 총을 겨누지 이건 떡밥이 아니고 바늘이야 설정 덕후들 자지러지는 건 시간 문제지 총열 나선을 돌면 입구보다 출구는 광활해지지 가늘게 스미고 크게 도려내기 위한 홈 그러니까 긴 건 바나나

  맥거핀 씨는 화약 냄새를 좋아하지 강아지는 냄새에 진저리치지 지나치게 발달한 후각 때문에 혓바닥은 수고롭지 지독한 냄새는 들어내야 사니까 헐떡거리는 강아지가 맥거핀 씨에게 총을 겨누는 식으로

  밤은 오지 맥거핀 씨가 레일을 깔면 강아지는 레일 위를 달리지 아마도 시베리아 벌판까지 개썰매를 끌다가 이왕지사 극점까지 갈지 모르지 장총처럼 서 있는 자작나무 숲에선

  눈알은 총알처럼 번식하지 그렇다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어쩌나 아무튼 맥거핀 씨가 체호프 씨에게 총을 건넨 건 실수지 기차 레일을 알 품는 건 체호프 씨 일이지만

  맥거핀 씨는 무람없지 무슨 상관이람 제 입맛에 맞는 뼈다귀만 핥을 텐데 총열이 불순을 감아 돌아 열 받은 체호프 씨 독한 현기증을 다 잴 수 없지만 맥거핀 씨는 맥빠진 밥상을 내오지

  총알은 애초에 강아지의 눈알이었어 허우대만 푸르딩딩한 맥거핀 씨 어쩌라고 식으로 말하지 기막히게 야들야들한 기믹 좀 드, 드세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02 10:39: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라라리베 17-07-31 09:51
 
활연님의 시는 보석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잘 연마된 보석이지만 원석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캐도 캐도 매력을 발산하는 신비의 보석

때론 어려운 시제에 당황하여 고뇌하게도 하고
센 물살에 잠겨 봄으로 깨달음을 주기도 하는
그 찰나에 휘둘리지 않는 깊이에 항상 많은 것을 배웁니다

또한 자신만이 아닌 많은 여울의 존재에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겸손한 아량과 풍부한 감성에도 갈채를 보냅니다

활연시인님 감사합니다
활기차고 평안한 한주 열어가십시요^^~
활연 17-07-31 21:11
 
Chekhov's gun은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가 정정한 극의 장치, 간단히 복선이라 하네요. "1막에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 한다. 안 쏠 거면 없애버려라" 그런 식의 설정이라지요.
반면에 맥거핀(macguffin)은 알프리드 히치콕의, 관객으로 하여금 헛다리 짚도록 하는 서사적 장치이고
기믹(gimmick)은 '속임수' '홀림수' 등의 뜻이고, 재치나 비꼼, 기분을 흐트러뜨리는 아트, 트릭 등을 가르킨다 하네요. '이목을 끄는 행동(Stunt)'도 기믹에 속한다 하네요.
이 세 가지 요소를 버무린 것이라, 시가 될까 싶습니다만, 시에서도 이런 허수나 이목을 끄는 일이나 복선이 가능할 듯도 싶지요. 문학은 서로 궤를 같이 하니까요.

이곳에서 시 불꽃 활활 태우는 라라리베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시원상쾌한 여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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