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미등단작가의 시중에서 선정된 우수작품입니다 

(이 중에서 미등단자의 작품은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됨)

 

                                 우수 창작시에 글이 올라가기를 원하지 않는 문우님께서는 '시로여는세상'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7-08-04 07:57
 글쓴이 : 공덕수
조회 : 110  

오골계

 

잠깐 설겆이가 끊긴 막간,

녹이 슨다고 작업대에 튕긴 물을 닦아야 한다

밥 공기 두껑과 유리컵은 반짝반짝 빛이 나야 한다

무슨 일이든 사장 핑계를 대며 만들어 내는,

나와 같은 일용직 가사원 여자가

오골계 닭장이 있는 뒤란 냉장고에

무우를 신문지에 싸서 넣어라고 한다

 

작업대 보다 삭신에 녹이 먼저 슬어

찌개 거품 걷어낸 밥 두껑처럼 눈빛이 멀건한 나는

무우 보다 먼저 내 엉덩이 밑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오골골, 오 골골골,

오글오글 생똥을 밟고 서서 오늘 내일 하는

오골계 소리를 듣는다.

 

뼈가 검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바구니에 버려지는 뼈가

백년을 갈아서 다 닳은 먹처럼 검었다

먹물 든데 없어 白痴 같은 나는

놈들의 똥집을 반으로 갈라 노란 똥막을 발라내며

간을 에워싼 흑막을 걷어 내고 쓸개를 발라내고

오전에 사장 남편이 닭을 잡고 흘려 놓은

검은 깃털을 호스의 물로 씻어 내린다.

 

늘 책을 가지고 다니지만

내 책은 발톱 무좀 걸린 발톱처럼 퉁퉁 불어 있다

햇볕과 비 바람의 지문으로 두꺼워진 책에

나의 지문은 희미하다

허리가 아파 엑스레이를 찍으면 나오는

흰 뼈가 원망스러울때면 삭아서 토막이 난

그 검은 뼈들을 우려 먹으며 뼈를 물들이고 싶었다

뼛속까지 들었을 누군가의 먹물을 사랑해서

살성 흰 나의 몸을 화선지로 깔아 준 밤도 있었다

 

"그릇 들어 왔다. 뭐하노! 빨리 않오고"

 

씻지 않아도 흰 무우들을 신문지에 다 싸기도 전에

뼛속까지 검은 닭을 팔자고

목이 비틀어지는 닭소리를 내며

나와 같은 일용직 가사원 여자가 사장처럼 나를 부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04 20:04:40 창작시에서 복사 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274 지난 여름의 재구성 봄뜰123 08-15 139
3273 감천항에서 초보운전대리 08-15 110
3272 그가 온 것이다 초록을 위하여 정석촌 08-15 96
3271 육첩방(六疊房), 윤동주 (10) 최현덕 08-15 146
3270 바람의 얼굴 봄뜰123 08-14 159
3269 티타임 이장희 08-14 131
3268 대상포진 (2) 잡초인 08-14 140
3267 어느 요리사의 과거 (12) 한뉘 08-14 138
3266 갑질 이영균 08-14 127
3265 공덕수 08-14 106
3264 첫사랑 (8) 두무지 08-13 127
3263 거미 전영란 08-12 162
3262 바람 (2) 이영균 08-12 224
3261 어둠은 빛의 또 다른 얼굴 힐링 08-12 81
3260 화성으로 가는 버스 (1) 달팽이걸음 08-12 85
3259 노각 (2) 박성우 08-11 167
3258 가을 예감 (4) 김 인수 08-11 235
3257 누구신가요 (8) 최현덕 08-10 300
3256 죽여야 사는 남자 (8) 은린 08-10 249
3255 어머니 (14) 라라리베 08-10 178
3254 無名 (1) 목헌 08-10 128
3253 공사장에서 지는 어느 별 (3) 잡초인 08-10 150
3252 기적 (4) 쇄사 08-09 151
3251 영지 ( 影池): 그림자 연못 (4) 泉水 08-09 117
3250 열대야 (1) 글지 08-09 109
3249 아버지 (퇴고) (12) 라라리베 08-09 176
3248 부조(浮彫) (2) 숯불구이 08-09 94
3247 에움 길 (12) 최현덕 08-09 143
3246 더위가 녹다 이영균 08-09 186
3245 여행자의 꿈 (1) 泉水 08-09 89
3244 지금 아무르박 08-08 122
3243 여름밤의 허밍 (8) 라라리베 08-08 160
3242 오래 살아 남을 이야기 (10) 한뉘 08-07 158
3241 하늘음악을 생각하다가 (3) 泉水 08-07 123
3240 계단을 내려와서 (1) jinkoo 08-07 104
3239 소지(小池) (1) 泉水 08-07 98
3238 깊은 골, 흠한골 (10) 최현덕 08-07 180
3237 술병 (1) 칼라피플 08-07 127
3236 몽당 (4) 무의(無疑) 08-06 163
3235 그림자 (6) 붉은나비 08-06 136
3234 무풍의 휴일 泉水 08-06 102
3233 산에 오르며 (1) 풍설 08-06 121
3232 트랙 (10) 라라리베 08-06 126
3231 감동, 그 자체 공덕수 08-06 98
3230 붓다 (7) 공덕수 08-06 140
3229 꺼낸다 (1) 초보운전대리 08-05 97
3228 1.17 (2) 윤희승 08-05 135
3227 허기 (1) 맥노리 08-05 106
3226 명성황후 (퇴고) (10) 라라리베 08-05 132
3225 포공영 연가 (2) 공덕수 08-05 93
3224 거신(巨身)의 꿈, 연환기(連環期) 泉水 08-05 85
3223 은하 뱃길 999, 湖巖 08-05 81
3222 울음으로 낳는 계절 자운0 08-04 244
3221 미운 기억 (12) 최현덕 08-04 224
3220 막차 (8) 라라리베 08-04 152
3219 오골계 공덕수 08-04 111
3218 수련 泉水 08-03 116
3217 사금파리의 눈 , 그 빛 정석촌 08-03 187
3216 별리 (別離 ) (12) 라라리베 08-03 183
3215 노인과 나 泉水 08-02 102
3214 바닥의 깊이 (5) 쇄사 08-02 211
3213 허사도 (4) 활연 08-02 260
3212 다섯 송이의 종달새 (10) 라라리베 08-02 184
3211 버드나무처럼 늘어져 있다 (7) 힐링 08-02 116
3210 제비들처럼 활강, 꿈꾸는 저녁 泉水 08-02 92
3209 선풍기 (4) 최경순s 08-02 197
3208 별 붙일 자리가 없네요 (4) 맛살이 08-02 126
3207 느티나무 (4) 은린 08-02 137
3206 호스피스 병동에서 (3) 윤희승 08-01 148
3205 한낮의 에로 (6) 동피랑 08-01 19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