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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09 08:22
 글쓴이 : 이영균
조회 : 387  

더위가 녹다

 

이영균

 

 

우뚝하여 그 같다는 사인암은

더위 씻어내는 물살 세찬 계곡에 있었다

사인공 우탁은 어디쯤에서 시절을 읊었을까

그의 움막은 어디쯤 있었을까

 

충선왕의 간담 서늘케 한

그의 지부 상소(持斧上疏) 닮은

철벽 사인암 앞에 서서 내 속 드려다 보면

물에 담근 건 맨발인데 서슬 퍼런

우탁의 절제에 정신이 번쩍 난다

 

그인 듯 사인암 우러러보면

정녕 의로움이 맑은 물살만 같아

간담 서늘해서 돌아간 이들 씻긴 게 어디

긴 여름 더위뿐이겠나

그 더러운 심보까지 다 씻겨서 갔겠지

 

나는 무엇이 얼마나 씻겼을까

한낮의 무더위 여전한데 몸 이리 가벼운 건

역심 흘러가 하류에 쌓이는 건 아닐까

흐르다 맑게 정화되는 거겠지

탁함, 소멸하여 맑은 물만 흐르겠지

 

계곡을 돌아 나오면

무더위 낯설게 느껴지는 건 아닐지

돌아가는 길 마음도 몸도 사인공 닮아

구불구불 산길도 곧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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