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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18 08:45
 글쓴이 : 아무르박
조회 : 970  






똥물의 고찰


아무르박



레버를 당기면 달려가는 수세식 화장실의 물에는
우리가 흔히 말한다
똥이 떠내려간다
버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동물적 시각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산실이었는지도 모를 일
어제라고 부른 과거의 집착과 아집
매일 아침이면 흘러가야 한다
똥물에 떠내려간 어제를 기억하는 것조차
똥이라 부르리라

신성한 것들은 모두 입으로 들어가고
관념에 사로잡힌 사상들은
머리에서 나오고 있다
언제 가슴이 치밀어 올라 눈물을 흘려보았는지
부비강에 고여있는 샘물은
반감의 사유로 재채기가 난다
콧물을 눈물이라 부르지 않는다

괄약근을 쪼이고 사는 삶
시원하게 물 내려간 소리의 끝에
참았던 가슴이 뚫릴 수만 있다면
오늘은 아침을 기억하지 않았으리

씻푸른 생각들이 여린 손을 흔드는 새순같이
흔들리지 않고 가는 무소의 뿔은 없다
뭉뚝한 고끼리의 발처럼
두리뭉실한 삶
코끼리는 코가 손이래

주워 담지 못할 무궁의 말들
내가 뱉어놓은 침들의 독
그럴수록 부쩍 말라가는 머리숱은
쾌변하지 못한 불순한 사상의 누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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