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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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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22 16:51
 글쓴이 : 석공
조회 : 646  

<지렁이>

배를 밀고 다니는 토룡의 마디 속에

내 인생도 거기 있었네

마른 땅도 밀고 진흙땅도 밀고

배가 고파 밀고만 다녔네

내 몸무게만한 바퀴 없는 리어카를

내 몸 길이만한 깜깜한 땅굴을

후비며 다녔네

 

밀고 다닐 마디가 먼저 생겨 태어났네

그래서 억울하지 않다네

억울하지 않은 것은 중요하지도 않다네

밀고 밀릴 줄만 알뿐인 너는 생의 천재일 뿐이다

 

인간의 수명과 엇비슷한 체절

몸의 한 마디는 한 해 동안의 풍상이다

멍이 들었네 피멍이 들러붙었어

 

맨몸이다

벗길 것 없는 맨몸이다

마디마다 꿰어서 연못에 내던지면

눈 멀은 물고기는 넙죽 받아 자시지만

그래도 등 굽은 새우는 드물게 내편이지

굽은 바늘 악물고서 곧게 펴려 한다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09-26 19:01:31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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