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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7-09-26 11:35
 글쓴이 : 활연
조회 : 930  

뒤꼍

활연




단풍나무가 아가리를 쳐들고 있다
풀들이 아가미를 벌리고 있다
나는 담뱃재를 떨구며
햇살 노선을 타고 나비들을 날려보낸다
건너편 빈방은 그림자를 수소문 중이다
죽거나 사라진 사람이 창턱에 앉아
장판에서 뜯어낸 습기와
벽지에 침 발라 꽃문양 물풍선 날린다
멀거나 가까운 곳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개숫물이 목구멍 타고 넘는 소리 들린다
붙박이장엔 두 뼘 햇살
채금(彩衾)에 수 놓인 철 지난 바닷가
사향고양이 깨진 이빨과 냄새의 얼룩이 있다
초원과 강물 잃은 하마는 맹물을 자꾸 삼키는데
버려진 촘스키를 꺼내 읽다가

조각난 졸음을 구기고 구름 색소를 발라 나비를 날린다
희붐한 먼지를 쓴 단풍나무가  
아직은 단풍 들 때가 아니라는 듯
바람 부는 쪽으로 목을 비튼다
거대한 초어(草魚)가 입사각 안쪽을 저어간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09-28 20:25:28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시엘06 17-09-26 14:10
 
가을 이미지가 새롭습니다.
풀들의 아가미, 거대한 초어, 그리고 가버린 사람들의 그림자.
오랜만에 활연님 시어로 숨통을 틔웁니다.
가을이 오는군요. 맑은 가을 하늘이 늘 함께 하시길. ^^
활연 17-09-28 20:08
 
오래전을 수리했는데도 구닥다리 느낌이 나네요.
늘 먼시, 뭔시.
한가위 보름처럼 한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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