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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28 14:34
 글쓴이 : 최현덕
조회 : 726  

 

노봉방(露蜂房)의 일침     /  최 현덕

 

노봉방에 해가 든 터가

우리 어머니 산소랍니다.

벌초 중 말벌에 두 방 쏘인 목덜미 언저리에

시퍼런 해가 뚝 떨어졌어요.

땅벌도 아닌 말벌이 어찌 산소에 들었는지......

풍수설에 의하면 노봉방이 든 자리가 명당이라지요.

어머니는 하루 종일 해를 안고 명상에 드십니다.

노봉방을 틀어막고 말끔히 잔풀을 정리한 나는

어머니께 인사 올린 후, 노봉방 그 자리에 앉아

큰 슬픔과 작은 기쁨,

잊을 수 있고간직 할 수 있는 그것들

횡과 종으로 묶어서 노봉방에 꽂았어요.

내 통증의 시간과 삶의 습한 구석이 꽂혔지요.

말벌의 날갯짓소리가 귓전에 맵 도는 그 곳에는

장고長考 끝에 축조된 밀랍의 여왕이 매장되고

눌려온 나의 인생도 일부 묻혔지요.

살아온 날들이 남은 날들을 위하여

적당히, 적당히 위기를 넘길 수 있는지

밀랍샘에 촉을 세워 그 내공을 탐색하다가,

흔들리는 마음과 무뎌진 날들이

따끔한 맛을 본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는 걸

알아 차렸어요, 많은 날 중에 오늘이 있기에

내일의 태양이 '쉬어 오라' 하는걸 알아 차렸어요.

어머니의 따끔한 일침이었습니다.

 

-------------------

노봉방(露蜂房) : 말법집

밀랍샘 : 벌에서 밀랍을 내보내는 선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0-05 12:12:52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정석촌 17-09-28 14:59
 
명당은
자연친화 합니다  늘

앞선 이에 대한  想考는
내일위한  맹서라  여겨집니다

따끔한 햇살  맘그릇에  소복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고맙습니다
석촌
최현덕 17-09-28 15:06
 
늘어졌던 시간들이
어머니 산소에 금초다녀오므로
말끔히 오그라들었습니다.
항상 따듯한 시어 같은 말씀 놓고 가시는 석촌 시인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복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두무지 17-09-28 16:04
 
노봉방, 말벌의 집!
그 장소가 명당 임에는 틀림없지 싶습니다.
수많은 말벌들이 숙고 끝에 결정한 터라서
이설이 없지 싶습니다.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을 산소 주변이 사뭇 긴장으로
휩쌓여 있었을 까요
어렵게 벌초까지 하셨으니 정말 효자 이십니다.
노봉방과 얽힌 이야기 부모와 자식간 사랑을 듣습니다
감사 합니다.
최현덕 17-09-28 16:14
 
말벌에 쏘여 정신 바짝 차리고 돌아왔지요.
땡삐라는 땅벌이 땅에 굴을 파고 밀랍을 짓는걸로 알고있는데.
나무에 매다는 말벌이 땅속에 있는건 처음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추영탑 17-09-28 17:11
 
노봉방이라 처음 접하는 말입니다.
그나저나 말벌에 쏘이고도 괜찮으신 것을 보면

그 내공이 아주 특출하신 것만은 사실인 듯합니다.

방송에 보면 말벌에 쏘여 생명을 잃는 일까지도 있다는데,

그말벌들은 아마 어머니께서 부리는 노복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암튼 명당에 어머님의 거처를 정하셨으니 자손 발복할 걸로
믿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 17-09-28 17:41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추 시인님의 말씀 듣고 보니
노봉방 입구를 틀어 막은 마개를 열어놔야 되겠습니다.
좋으신 말씀 감사드립니다.
라라리베 17-09-28 20:57
 
시인님의 효심이 따뜻하게 묻어나고
삶의 지혜가 우러낸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말벌에 두방이나 쏘이셨다니 큰일날뻔 하셨네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니 평소에 갈고 닦으셔서 그런가
정말 대단한 체력이십니다

최현덕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시간 보내십시오^^~
최현덕 17-09-28 21:54
 
산골에서 자란 터라
벌에게 많이 쏘였드랬지요.
면역력이 생겨서 왠만하면 견디지요.
다녀 가심 감사드립니다. 강신명 시인님!
     
은영숙 17-09-28 22:52
 
최현덕 님
오마낫! 세상에  들 벌은 더군다나 힘드는 것인데 말벌에 쏘이면
죽는 거에요 사초를 하려면 전문 산직이 보고 해 달라고 하지요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보호 하셨네요

내가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남동생이 사망 할때 백인촌인데 현관문지방에
벌집이 있는것을 우리 올케가 걍 놓아 두었던가 내가 모르고 문을 닫고
동생 병원을 가려고 돌아서는데 웬 벌들이 달겨들어 쏘는데 응급실에 가서
치료 받았어요  하마 죽을번 했어요
가슴이 철렁해서 또 읽고 또 읽고 했네요

면역력이 있었나봐요 컬 날번 했어요 조심해요  아셨죠 ?
건안 하시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시옵소서
사랑하는 우리 최현덕 아우 시인님!~~^^
최현덕 17-09-29 07:02
 
은영숙 누님의 분부 말씀 잘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어릴적 산골에서 자라며 벌에 많이 쏘였기 때문에
면역력이 쎈가봅니다.
남들은 말벌에 한방에 가지만
저는 두 방을 쏘여도 쫌 부어오르다 말어요. ㅎ ㅎ ㅎ
누님 고맙습니다.
가을바람이 차가워 집니다. 기체만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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