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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8 04:29
 글쓴이 : 공덕수
조회 : 321  

어미 젖을 먹는 짐승은 하늘을 날지 못한다고, 어미의 젖가슴을 버리고 몸을 웅크린채 분비한 고독으로 알을 만드는 사람들, 다시 그 알을 깨자고 하늘에 둥지 틀지 못한 새의 똥 묻은 배 밑에 깔려 금이가는 생애들, 알 껍질을 파고드는 균열이 하늘의 지도라는 사실을 모르고 조각 조각 깨어진 알 껍질을 버린 새들이 길을 몰라 무리의 발끝을 향해 날아가다 갈갈이 찢어진 지도처럼 산산히 흩어져 늪지대로 가라 앉았다. 

그건 날개가 아니라 비막이야

엄마가 입으로 주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가슴으로 주는 음식을 먹고 자라 나는 말주변이 없어요. 엄마가 부리로 쪼아서 낳은 아이가 아니라 가랑이 벌려 낳은 아이라 문장은 않되고 배설만 해요. 엄마가 땅을 박차라고 가르친 걸음마가 아니라 땅에 거꾸로 매달리라고 가르친 걸음마라 걸어도 걸어도 바닥이죠. 온몸에 깃털펜을 꽂은 엄마가 맑은 하늘에 쓴 글을 배우지 못하고, 추워서 닭살 돋은 엄마가 손을 덜덜 떨며 지우개질에 너덜너덜 구멍이 나는 종이에 쓴 글을 배워서, 내 독자는 눈 먼 지우개 밥, 나는 빛을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질러도 사람들 귀에 들리지 않는 비명이 어딘가에 스미지 못하고 튕겨져 나와 가로등 꺼진 골목길처럼 외이도를 돌아오면 태아의 심장처럼 팔딱팔딱 뛰는 세계가 아슴아슴 보여요. 비명과 광명으로 직조된 베일 속에 감싸인, 아! 그래요, 나는 날 수 없어요. 두 손을 활짝 펼치고 미친듯이 어둠의 윤곽을 더듬어 바람을 빚어 내는 것이 나의 비상이랍니다. 종류석에서 녹아 떨어지는 별빛을 들으며 매달리는 한계는 껴안을 수 있는 하늘의 잔등, 왜 새들은 구름 속에 둥지를 틀지 않는지, 동굴이 어둡다고요? 그것은 그대의 귀가 어두워서 그래요. 보세요. 내 밝은 귀로 환하게 밝힌 동굴을, 세계를 겉도는 새들이 당도할 수 없는 세계의 내부, 눈을 버리고서야 찾을 수 있는 외이도, 소리가 스스로 눈을 뜨고 균형을 잡고 방향을 찾아가는 고막, 저 안쪽, 세계의 궁극,

그래 이건, 날개가 아니라 손이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03 10:11:1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동피랑 17-12-28 04:46
 
생활도 전선이라는데 올 한해도 열심히 싸우고 그런 가운데 틈틈이 글을 쓰시는 모습 큰 박수 보냅니다.
해가 바뀌어도 건강하시고 좋은 시 많이 보여주세요.
공덕수 17-12-28 04:51
 
아직 않주무시고? 전 모처럼 쉬는 날이라 휴일이 아까워 잠을 못잡니다만,

모르겠어요. 시가 맞긴 맞는지, 성냥팔이 소녀의 성냥 같기도 하고요.

늘 빠뜨리지 않고 읽을만한 시 아끼지 않고 보여주셔서 감사하고 있어요.

행복하시길 바라고요, 새해에도, 올 수 있는 모든 해에도.
아이유화이팅 17-12-28 10:14
 
날개는 이상. 비막은 허영. 손은 생명력을 상징하나요?
이런건 묻는게 아닌건가‥
저도 이런 멋진 시를 쓰고 싶어요
     
공덕수 17-12-28 13:03
 
전의 닉이 더 낫군요. 언어를 희롱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멋진 시도 아니고, 주어진 하늘이 동굴이라, 눈이 퇴화되어 초음파로 자신에게 주어진 세계를 보는
박쥐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빛 속을 높이 나는 것도 부럽지만 어둠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저흔 17-12-28 12:44
 
역시 날개는 팔과 갈비뼈가 그 모태일 듯 싶습니다.
인간에게 손재주가 없었다면
어디선가 나올 떄 날개를 달고 나왔을 것 만 같은,,
상상을 해봅니다, 시인님,잘 감상했습니다.^^
공덕수 17-12-28 13:10
 
날개와 비막은 태생이 다릅니다.
난 천사가 알에서 나왔나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천사 그림이 조류의 날개를 달고 있더군요.
만얀 천사가 태생이라면 박쥐의 비막을 달고 있을듯,
포유류 중 날 수 있거나 활공을 할 수 있는 동물이
박쥐라고 들었습니다. 박쥐가 포유류라 하니까
괜히 동지 같아서, ..세상을 소리로 읽어낸다니까
괜히 박쥐가 시인 같아서...그것도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초음파로 읽어낸다니, 그냥 박쥐에게 호감이 가서 쓴겁니다.
ㅋㅋ 제 상상 속의 박쥐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주저흔씨..사실은 성희롱전문가라는 닉보다
주저흔님의 닉이 더 위험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박쥐라서 그런 모양 입니당.
감솨해요. 좋은 시 늘 잘 공부하고 있어요.
하올로 17-12-28 16:41
 
나의 남루를 남이 들여다보는 것은 편하지 않다
내가 남의 남루를 바라보는 것도 편하지 않다

더구나 그 남루를 비단옷처럼 입을 줄 아는 시
그 남루로 날개옷을 만드는 선녀들은 특히 편하지 않다

범상, 평범,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길거리 돌멩이면서도
대가리 속으로만 다이아몬드를 만들려는 나 같은 부류에겐

근자에 가장 오래 내 눈길을 잡아둔 시....
개인적으로는 '하올로의 한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시...
즐겁게 .....뜯고 씹고 즐기다...갑니다.

건강, 건필, 건섹, 건잠, 건밥....두루두루 건안하시길
꾸벅~
공덕수 17-12-28 17:30
 
지문이 없는 시에 칭찬...부끄럽습니다.
버킷 리스트에 적고 싶습니다.

그 시를 읽으면 대낮에 귀신을 보는듯한 시 한편,
윤두서의 자화상 같은, 수영 한가닥까지 다 영혼에
감전된 듯한 시 한편 쓰기라고요.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유화이팅 17-12-29 20:07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대상감이에요 김수영의 풀,  신달자의 너의이름을 부르면 외에 이렇게 저를 흔드는 시는 없었습니다 프린트해서 액자로 걸어둘 겁니다.  그래도 괜찮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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