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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3 21:25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581  

나와 겨울과 나타샤*

 

     신명

 

 

 

겨울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바람은

얼음에 베인 입술의 기억이다

 

낮은 태양과 허기진 부유물이 들어찬

겨울의 절정은 우울함에 목이 자주 꺾인다

 

여독에 지쳐 혼자 시소 타는 겨울, 얼어붙은 시원의 비말

허공에 걸린 봄을 그린다

젖은 주머니를 말리며 눈꽃의 무게를 견딘다

 

겨울이 자주 맥을 놓는 것은

햇살에 목을 축이고 싶은 쓸쓸한 수신호

 

부리를 데우는 겨울새

숨이 보내는 은밀한 전언이 혈관 깊숙이 꽂히기 시작한다

번번이 웅크리는 무른 새벽이 깨어나고 있다

 

눈은 사그락사그락 쌓이고

나는 부영浮榮을 밀어낸다

 

파리해진 민낯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어느 날,

시 한 줄의 무소유와

나타샤와 백석의 사랑을 흰 당나귀에 싣는다

 

눈송이 하나가 별 하나를 틔우고

달의 외로움이 별빛을 퍼트리는 밤을 지나

흰 바람벽*에 기대 잠들지라도 나는,

 

*응앙응앙 흰 당나귀가 울고 눈이 푹푹 나리는 나타샤의 겨울인 것이다

 

 

 

* 백석의 시에서 부분 변용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0 14:52:2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고나plm 18-01-03 22:37
 
굿! 입니다
매 행, 긴장감이 있네요
최근 누님 시 중 최곤 것 같습니다
소견 있다면, 물론 쓸모 있어 사용한 것이지만
관절, 이라든지
적요, 라든지
이런 표현은 수작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기성시인 냄새?
그렇지만, 마지막 '별하나를 틔우고' 같은 것은
신선해 좋아요
정말 소소견 입니당^^
정말 좋은 시 입니다
누님, 좋은 밤 되십시요
     
라라리베 18-01-03 22:56
 
고나아우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관절을 구부리는 것은  부분은 호흡을 멈추는 것은 중에서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고 두개다 진부한 것 같기도?
맥이 가라앉는 것은 혹은 맥을 놓는 것은 으로 하면 어떨까요?
적요는 고요와 저울질하다
적요가 더 깊은 맛이 있어서입니다( 적요를 자릿내와 부영중에 부영으로 바꿔봤습니다)
제가 적요란 낱말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사실 관절이 제가 여러사람의 시를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어디서 본 기억은 없지만 신선한 느낌이 없다하니
숙고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우님도 좋은 생각이 있으면 넌즈시 알려주십시오 ㅎ
아우님 좋아하는 부분이 저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영감에 의해서 나온 곳이기도 하구요
도움이 되는 말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항상 느끼는 건데 평론으로 한번 도전해보시죠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tang 18-01-04 07:22
 
현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암투의 함정,
순수의 결핍이 되는 외로운 울음
누구나가 같이함을 바라보게 된다는 명제
열림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부름의 무응답
순간에서 영속의 힘에 있게 되는 작은 환희가 아우름을 합니다
     
라라리베 18-01-04 13:34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요
좋은 곳을 많이 보시니 느끼시는 것도 많겠습니다
tang님 말씀을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결핍이 주는 허기가 어떤  영속이 주는 힘으로 채워진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두무지 18-01-04 09:40
 
행간마다 언어의 성찬을 보듯 합니다
무척 심혈을 기울이신듯 합니다.
시의 진수를 한 껏 느끼는 좋은 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 많은 건필을 빕니다.
     
라라리베 18-01-04 13:37
 
백석의 시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푹 빠진 것이지요
덩달아 저도 그 시에 수준을 맞추려 하다보니
다른 글보다 고심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시의 진수를 한껏 느끼셨다니 과분하지만
저도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오^^
김선근 18-01-04 10:47
 
시인은 자기 안의 분열과 갈등을 살아내면서 나아가는 존재들이다
시를 쓸 때는 무엇을 쓸 것인가 보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라고 어떤시인은 말했지요
라라님의 시를 대할 때마다 좋은시를 쓰기 위해
지우고 다시 쓰며
고민하며 고혈을 짜내시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참다운시인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지요
쭈욱 ,,,더욱 정진하시어 빛나는 문운을 이루시길 ,,,,,
라라리베 18-01-04 13:44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사실 저는 성격도 대강이나 단순한 것은 질색이고
영감이나 감성의 집약에 의존하는 편이라 밑그림은 빨리
그리는 편인데 남은 빈자리를 다듬고 메꾸는 작업이 부실한 편입니다
그만큼 숙달된 학습이나 능력이 부족한 탓이지요

개개인에 따라 타고난 소질이 편차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특성과 매력은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님의 시가 친근한 자연스러움과 진국처럼 우려낸
깊은 맛이 느껴지듯이 말이죠

나만의 여울을 만들어 가는 것은 고된 일이지만
즐거운 성취감을 가져다 주기도 하니까
시마을의 자산인 선배님들 가르침을 열심히 따라가 봐야지요
김선근 시인님 귀한 격려 감사합니다
늘 견필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최현덕 18-01-04 13:50
 
우물속에서 밖을 올려다 보면
빛은 곧 하늘이지요.
비상하는 신명 시인님의 멋진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새해 문운 가득하소서!
     
라라리베 18-01-04 14:01
 
바쁘신 와중에 귀한 걸음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우물 속에 있다 밖에 나오니
모든 자연만물이 다 아름답게 보이네요
그 속에서 누리고 있는 하루하루를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현덕 시인님께도 문운이 창대하게 열리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석촌 18-01-05 09:41
 
시 한줄의 
무소유가
흰 당나귀에  실려갑니다

바람벽에 기댄
계절이  겨울인 것을

라라리베시인님께  귀 기울여  흠씬 느껴봅니다
겨울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석촌
     
라라리베 18-01-05 09:56
 
무소유가 소유가 되기란 어렵고도 쉽고
쉽고도 어렵고
흰눈이 푹푹 나리는 겨울엔 
무소유가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정석촌 시인님 아름다운 겨울을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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