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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8-01-06 02:38
 글쓴이 : 동피랑
조회 : 354  

 

 

 


둥근 분홍

 

    동피랑

 

 

있잖아,

둥글어 보자구


발끝으로 툭, 차서 훔치는 멍게

때굴때굴 양심이 굴러가지

그걸 바라보는 눈동자와

이보다 더 크게 자궁을 열던 머리는 어떻고

잠자는 아기 손을 만지면 안으로 마는 거

우주를 거머쥐던 습관이야

 

잘 봐,

둥글어 가는 걸

 

비눗방울을 후, 불면

하늘에 행성들이 떠돌지

물을 저으면 알 수 있어

물속엔 수많은 행성이 산다는 걸

둥글다고 꼭 가벼울 필요는 없어

돌멩이도 둥글기 위해 물과 바람으로 모서리를 깎으니까

 

들어봐,

둥글게 외치는 걸

 

멀리 걸어온 당신의 양말

결국 구멍이 났지

구멍은 양말의 아우성이야

그러고 보면 눈물도 소리 없는 메아리야

밤이면 나는 편의점을 지키는데

중심이라서 그래

별들이 나를 잡고 서쪽으로 원을 그려

너무 높이 날아간 새는 별이 되나 봐


있잖아,

분홍을 파먹자구


텅 빈 공집합 분홍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1 20:19:18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활연 18-01-06 02:49
 
장원급제하셨습니다.

강구안 철공소에 부탁해서
청동판에 철필로 긁어 바닷가에 세워두고 읽고 싶은 시.
동피랑 18-01-06 02:56
 
주말이 무겁겠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녀오세요.
잡초인 18-01-06 08:49
 
텅빈 공집합 분홍이 둥굴게 익어가는 동피랑시인님에 둥근분홍 저도 분홍을 조금 파먹고 행복해지는 따듯한 어느겨울 주말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장원급제 하셨습니다2
     
동피랑 18-01-08 05:31
 
바다 속의 장미 멍게 맛, 그 둥근 분홍을 훔쳐 먹던 유년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절도죄로 몰리겠지만, 인심 후하던 때에야 알고도 모르는 체하더이다.
그렇게 둥글게 살던 삶의 질은 GNP만큼 나아졌는지 의문입니다.
초인 님 저와 같은 집합에 속하여 고맙습니다.
공덕수 18-01-06 08:49
 
이 시를 읽으니 둥글어지고 싶어지는군요.
요즘 너무 둥글어져 뾰족함을 잃어가는가 걱정스러웠는데
둥글어 지는 것이 좋겠군요.

동피랑 하고 검색하면 정말 근사한 시집이 나오는군요.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에 인사하게 만드는 시들, 참 좋습니다.
     
동피랑 18-01-08 05:38
 
무골호인은 곤란하겠지만, 각박한 곳에서 뾰족한 뿔을 깎는 것도 수양이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검색까지 하시다니 생각없이 뿌려진 사생아들 민망하네요.

밝은 쪽으로 끌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이명윤 18-01-07 12:48
 
잠자는 아기 손을 만지면 안으로 마는 거/
여기서 부터 출발해도 좋겠네요
잘봐/들어봐/ 이런 표현이
꼭 좋은 것인지.. 암튼
편의점이 밤의 중심이라든 지 이런 시선은 멋집니다,
점점 둥글어지는 동피랑님의
귀속말 같은 시, 보고 싶네요,
동피랑 18-01-08 05:51
 
소비자 행동 분석 중에 AIDMA (Attention Interest Desire Memory Action)라는 게 있는데 시작에 있어서 첫 행이 얼마나 관심을 끄느냐는 무척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부드럽게 주의를 끌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나오는 게 전체 알레고리 형성에 거슬리는 느낌이 드는군요.
고맙습니다. 이래서 시인님은 계속 이곳에 주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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