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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9 20:47
 글쓴이 : 자운0
조회 : 578  

 

그 개 같은, 개 때문에

 

얼굴빛이 사과 같은 그녀가

웃기만 잘해서 슬픔은
사과 껍질처럼 미련 없이 죄다 버렸을 것 같은 그녀가

오늘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울데요

시울이 붉어져서 그러데요

남편 떠나보내

남편 같은 개를 떠나보내고

얼마 안 돼 어느 모임에 갔다가

하도 슬퍼서

화장실에서 울고 있는데

아는 사람 들어와 왜 우느냐고 물어도

말 못 하고 눈물만 흘렸다데요​

내가 다 눈물이 나데요

마음이 울컥하데요

속 썩이면 개 같은 누구라고 욕을 한다지만

그 개 같은

그 개 때문에

목메어 우는 그녀를 보자니

인간이나 짐승이나

정들이면 혈육지정이지 싶데요

사람보다 더

사람을 위로하는 개는 촌수라도 붙여주어야 하나 싶데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2 13:44:5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공덕수 18-01-10 18:49
 
웃기만 잘해서 슬픔은
사과 껍질처럼 미련 없이 죄다 버렸을 것 같은 그녀가,

싯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과 산문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갓 구워 식힌 식빵을 넣고 묶은 봉지에 하얗게 서려 있는 김이 시라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시는 고체 보다 액체나 기체, 혹은플라즈마에 더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그래서 자운영님의 시를 읽으면 좋습니다.
     
자운0 18-01-11 10:21
 
공덕수 님의 댓글을 읽다 보니
시마을에서 '소낭그' 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셨던 분이 문득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글을 짓고 계시리라 생각이 되지만
가끔 형편없는 저의 글에 용기를 보태주시던 분이어서
이곳 시마을에 오면 추억으로 떠오르는 분이지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오롯이 글만으로 만나는 공간이지만
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걸 느껴요.
부끄럽지만 시라고 내어놓을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항상 응원할게요.
오늘도 시와 함께, 시 속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를요.
문정완 18-01-11 00:20
 
깜놀했습니다 자운영님

욕은 내가 젤 잘하는데 하하하 나보다 더 잘하나 싶어서요

개도 촌수를 붙여야한다는 것 찬성합니다
외출을 다녀오면 어느 누가 그렇게 반갑게 맞겠습니까
저도 오래 개를 키웠던 적이 있습니다

한편의 잔잔한 파도가 울컥거리는 시, 잘 읽었습니다
     
자운0 18-01-11 10:25
 
혹시,
욕을 아주 찰지게 또는 구수하게 하시는 분이라면
언제고 시마을에서 한 번 만나 뵙고 싶네요.
욕도 시적으로 잘하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ㅎㅎㅎ
그렇다면 욕도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따뜻한 마음 남겨주셔서 고맙고요,
시가 눈처럼 펑펑 쏟아지는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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