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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8-02-05 09:50
 글쓴이 : 조현
조회 : 222  
러브레터(퇴고)


의자의 반쪽을 비워놓고
반쪽에 앉아 보셨나요 이것은
부재중인 나와 당신이 지문이 닿는 오래된 방식

짙은 안개의 호흡을 내뱉으며
호수의 수심을 재고 있는 갈대의 자세로
그대와 나의 행간에 발을 담그고 수심을 재고 있는
문장부호들

수심이 깊을수록
직선도 곡선도 아닌 비선의 표정인 문장부호들
얼마나 소용돌이쳐야
수심에 잠긴 직선과 곡선의 표정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을까요
얼마나 흘러가고 덜어내야
비선의 표정을 걷어낼 수 있을까요

흐른다는 건
기울기가 다른 직선과 곡선 불균형의 균형이에요
직선은 곡선이 아니어서 슬프고
곡선은 곡선이어서 슬픈

스민다는 건
흘러가고 남은 것들이 뿌리를 내리는 것

깊이 뿌리를 내려 바닥을 끌어 올릴수록
직선의 검은 나무 끝이 세차게 불이 붙는 방식으로
환해질 수 있다면
슬픔은 불 붙기 쉬은 내면의 발화성 감정일까요
발화된 슬픔을
곡선의 투명 물풍선이 울음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면
눈물은 수몰되기 쉬운 외면의 소화성 감정일까요

똑똑! 떨어지는 싱싱한 그것들
눈물은
직선과 곡선 사이 바깥에서 쌓이고
슬픔은
불시착한 눈물을
안으로 끌어 당기면서
서로 지문을 모으며 끝이 닿고 번져갔던 거에요

빈 곳으로
휘어져 가는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해후를 그리워하며 속도를 끌어올린 바람처럼
각도를 잃고 발아래 불시착한 직선의 문장이 많아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2-12 15:59:5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서피랑 18-02-18 15:36
 
스민다는 것은 남은 것들이 뿌리를 내리는 것...
차분하지만 치열한 사유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검정비닐/ 이란 시도
감탄하며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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