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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20 01:34
 글쓴이 : 우수리솔바람
조회 : 426  

 

비상구 앞에서

 

/정윤호

 

 

부는 바람을 피해 비상계단을 오르면

떨리는 무릎 안에서 길은 휘청거리고

등 떠미는 원심력에 뭉그러지는 빈혈의 손끝들,

햇살 조각 나누고자 연한 순을 틔워 보았지만

표절 할 수 없는 삶의 주어진 색깔로 대입한 근의 공식은

어제나 딸랑이는 땡전, 허수였다

 

'네가 찾아 헤매는 무풍지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하자제품 안내문으로 금치산자와

한정치산자를 양산하는 이십사 시간 뉴스공장,

자고나면 들려오는 미다스의 전능함은

기름 묻은 손을 씻는 노동자들 탄식의 리타르단도(ritardando)*였다

 

세기의 원예박람회에서 허전한 가슴 두 줄기로, 엮어낸 한반도화는

잠시 잊어버린 뿌리의 속성에 생기의 눈을 뜨게 했다

 

좁은 비상구 어깨 부딪쳐 와도

붙잡은 손가락과

딛고선 발가락을 서로 확인하고 토닥인다면,

어둠의 덮개 걷어내고 목을 빼 올려

한 호흡으로 노래 할 수 있으리

 

몸 섞은 파도 하얗게 몸살 앓는 갯가에 서서

서로 붙들고 자지러지는 몽돌들의 노래에 귀 붉히듯

 

*점점 느리게라는 음악용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2-23 15:55:5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그로리아 18-02-20 03:19
 
이런글을 읽을땐 삐걱 거릭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모서리 부분  삐죽이 삐져 나온
낡은 녹슨 못 하나가 탁자의 모든
균형을  무너뜨리고 삐그덕이며
맞물려서 나는 소리  삐그덕
그 소릴 듣게 됩니다 삐그덕이며 아프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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