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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2 10:06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417  

  

 

신명

 

 

빛을 몰고 떠난 새는

먹구름이 갉아 먹은 골짜기를 벗어났을까

땅 한 조각 베어 물고

별이 흐드러진 낙원으로 들어갔을까

 

거센 바람이 달물을 다 비우자

나는 법을 익히지 못한 새는

날개를 펼친 새의 형상을 닮은 박제로 굳어갔다

 

아니 그곳엔 새라고는 없었다

새라고 부르면 새가 될 줄 알고 정거장에 멈춰 선

길잃은 기억이었다

 

지독한 불륜*보다 더한 오늘이 어제를 수장하고

수면위로 파도의 깃털이 자라나 날개를 퍼덕이던 날

뜨거운 숨은 자취도 없이 녹아내려

시간은 금이 가고 뒤틀려 버렸다

 

눈을 감고 새처럼 팔 벌리면 떠오르던 허공을

누가 꿈이라 불렀나

 

안개 자욱한 북쪽을 벗어나야 했기에

섬을 떠도는 새가 꾸우우우 슬픔을 뱉는 배에 오른다

여울목을 비껴 잘 익은 태양이 길을 열고

튀어 오르는 포말은 바다를 안고 부서진다

 

끝내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빈손으로 하얗게, 새, 새,

하얗게 날고 있었다

 

 

* 공광규 시집에서 가져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06 13:45:2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두무지 18-04-02 11:25
 
새가 보통 새는 아니지 싶습니다.
이성을 겸비한 새가 잠시 날개가 꺾이는 날도,
허공을 무한 질주하는 날도 있을 것 같아
그 세계를 가늠하기 힘듭니다.

새장에 갇힌 새가 아닌, 태평양을 힘차게 건너는
하얀 날개에 큰 부리를 가진 새를 기원해 봅니다.
평안을 빕니다.
     
라라리베 18-04-02 18:44
 
하늘을 자유자재로 나는 새
모든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오래 제대로 날 수 있는
새라고 하는 날개를 가진 무리들
아마도 인간의 팔이 날개처럼 날 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면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는 짜릿함이 가득하겠지요
새를 품고 살지만 새가 될 수 없는 세상
그 속에서 잠시나마 새가 되어 보았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늘 따스한 말씀 감사합니다^^
고나plm 18-04-02 11:46
 
수작!!!
제대로 세계를 보았군요
     
라라리베 18-04-02 18:50
 
새처럼 날고 싶어
결국은 한마리 새가 되어 날아 갈 것을
하늘의 소리를 가장 먼저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새
깊숙히 품고 사는 하얀새는
삶을 이어주는 이졍표 같은 존재입니다
저에게 그들은 슬프지만 늘 빛 속에서 하얀날개를 보여주지요

고나아우님 굿!! 감사해요~
좋은 봄날 되세요^^
추영탑 18-04-02 13:56
 
허공은 새를 위한 길,
그럼에도 허공을 뛰어가려는 새가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내려는 게지요. 언젠가 알게 될 추락으로 날아가는, 아니
뛰어가는 새!

시심의 깊이에 늘 감탄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라라리베 18-04-02 19:01
 
허공을 제대로 정복하는 길은 새가 되어
날아다니는 일일진대
시인님도 눈을 지긋이 감고 팔을 벌리고 새가 되었다 생각해 보시지요
정말 새처럼 훨훨 나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답니다
마치 타이타닉에서 바다바람을 가르며
파도에 맞설 때처럼 말이지요
그 자그마하지만 향긋한 순간이 삶을 이끌어 나가는
힘이 됨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시심이 저보다 백년대숲만큼이나 놆으신 시인님의
칭찬 과분하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평안한 저녁시간 되십시오^^
김태운 18-04-02 19:08
 
새, 새하얗게 날다///
전 까막새
까마귀지요
평생에 한 번만이라도
새하얗다는 소리
듣고 싶은
     
라라리베 18-04-02 19:23
 
사실은 까마귀가 좋은 새라네요
자신이 하얗다고 착각하고 뽐내는 사람이 많은데
고백을 먼저 하셨으니아주 훌륭한 선수를 치셨네요
근데 시인님은
칠색조 변주곡을 연주하시지 않나요 ㅎ

김태운 시인님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영숙 18-04-03 00:34
 
라라리베님
사랑하는 우리 시인님! 안녕 하세요 반갑고 반갑습니다
멋진 시심 속에 빠졌다 가옵니다
정신 없는 삶 속에서 살다 보니 우리 시인님 곁에 자주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혜량 하시옵소서

매일 병원 나들이로 밖을 자주 대하니 꽃도 보고 새도 봅니다
봄이 무르익어 가고 있네요

시인님 기도 덕에 방사선 치료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봄날 되시옵소서!
사랑을 드립니다 하늘만큼요 ♥♥
               
라라리베 18-04-03 07:16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지켜본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빛 한조각씩이 들어와 생명수가 된다면
이겨내야 할 일이기에
더욱 기도로 매달리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바쁜 일이 생겨 자주 못들릴지도 모르는데
틈나는대로 힘을 모아 따님의 쾌차를 위해 간구하겠습니다
따스한 봄날 익어가는 햇살처럼
기쁜 소식이 시인님 가정에 같이 영글어지길 바랍니다
은영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저도 사랑 많이 많이 드릴께요~~
최현덕 18-04-02 22:36
 
손 없는 날을 택일하여 조속한 시일내에 번개팅 하여야 겠습니다.
빛을 모는 새를 놓치기전에 말입니다.
날로 발전하는 창작의 이랑에 갈채를 보냅니다.
     
라라리베 18-04-03 07:22
 
이제 제대로 된 봄날에 꽃들이
웃음을 마음껏 보여주며 만개하고 있습니다
며칠사이에 목련은 벌써 지고 있기도 하네요
봄날은 언제 봐도 너무나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다 가버리기 전에 좋은 시간 보내야지요
발전을 하는건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시인님이 좋게 봐주시니 기쁘네요
최현덕 시인님 감사합니다
따스한 햇살아래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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