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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3 14:50
 글쓴이 : 박종영
조회 : 264  

꽃의 즐거움을 엿듣는 행운

-박종영

푸른 언덕에서 온갖 나무들이 훈훈한 바람을 들이마신다
봄볕이 가까이 오니 기다리던 나무들이
겨우내 보듬고 있던 씨앗을 토해낸다
검은 땅은 흩어진 씨앗을 모아 즐거운
꽃밭을 만드는 슬기로움이 그리움의 노래가 되는 봄날,
비탈진 밭고랑 모진 겨울 이기고 솟아난 청보리 물결 따라 
알싸한 풋 내음에 허기진 보릿고개를 잊게 하고,
봉오리 열리는 아픔인가, 목련꽃 하얀 목덜미 젖는 신음에
문득 지난 이별이 가슴에 차오른다
어린 시절 소꿉장난하며 서방 각시 놀음을 하던 대화 속으로
아득한 젊음을 되돌려 보는 청춘의 시간에 문득,
바람의 반대쪽으로 달아나는 하루를 붙잡기 위해
무작정 달려간 지평에서 방황했던 무모함과,
화냥기로 피어난 봄꽃들 방사의 절정을 엿듣는 무례함의 행운과
그 꽃의 목숨을 섞어 태어나는 소담한 열매의 순수와,
어둠의 간절함으로 빛나고 있는 새벽 별을 기억하기까지
광활한 영토를 지키며 작은 풀꽃도 가슴으로 보듬어 키우는
은혜로운 땅을 밟고 살아온 소중한 오늘이 있기까지,
철 따라 교접되고 있는 꽃들의 사랑은 순수한 묘방으로
신비하고 성스러움을 닮아보아도 이로울 것이다
오늘, 찬란한 한 줌의 봄을 붙드는 일은
함께 아우르며 그들의 협주곡을 즐겁게 들어주는 것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06 13:54:0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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