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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9 14:07
 글쓴이 : 이장희
조회 : 180  


              - 좌판 속의 입술들 -

                                     이장희

 

전철역 입구 귀퉁이에서 아침을 펼친다

바구니에 다소곳이 담겨져 있는 나물들

스티로폼은 작은 무게를 떠받들고 있다

투박한 손에 나물들은 잘 다듬어지고 있다

 

집에 돌아오는 길

떠나는 열차 소리를 얼마나 듣고 있었던 걸까

 

손끝이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발걸음을 하나하나 모아 보려는 눈동자

소풍 나온 것처럼 미소 짓는 주름진 표정

시들어 가는 나물들을 만지고 또 만진다

노인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나물들의 초조한 모습

바구니엔 입술들이 묻어있다

말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은 눈빛을 보면

그리움을 풀어놓고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저 여유 있어 보이는 눈웃음이 약간 아리다

간절한 밥 한 끼를 만들려는 눈빛 같기도 한데

막 귀퉁이를 빠져 나가려는 노을

나물을 주섬주섬 챙기는 손이 차갑다

앉아있던 자리엔 시커멓게 그을려 있다

외로움이 옆구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폐 몇 장을 세고 또 세어보는 손에 스치는 바람

차마 슬픈 그림자를 밟을 수가 없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17 15:01:1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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