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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29 13:23
 글쓴이 : 강만호
조회 : 150  

 

그를 첼로라 부른다

 

어쨌거나 비쥬얼은 높은 턱만을 받들며

사람의 어깨에 걸터 앉은 바이올린 아니던가

찢어지는 가랑이와 몸의 밑바닥 노동자 두 발 사이에

음악을 세우고 살아, 그를 첼로라 부른다

모기처럼 쇠된 음색을 내며 사람의 피를 빨지 않고

풍부한 음량이 낮은 곳으로 넘쳐 흘렀던 그를 첼로라 부른다

입술로, 손끝으로만 연주할 수 없던

온 몸으로 떨리는 진폭을 껴안고 함께 흐느껴야

연주 할 수 있었던 우리를, 그는 첼로라 불렀으리

누구나 악기 하나 쯤은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쇠망치를 쥔 손등에, 나날의 직립을 지탱하던 종아리에

시퍼렇게 돈독 오른 지구를 돌리며 알통 부푼 두 팔에

팽팽하게 불거지던 힘줄들을 한가닥씩 끌어 당겨

줄감개처럼 반짝이는 별들의 귀퉁이에 걸어주며

아무것도 없는 맨몸들을 악기로 만들어 주던 그를,

그 맨몸들을 하나 하나 광장에 모아 놓고

날렵한 말(語)에게서 말총을 뽑아 활을 쥐어주던 그를,

세상의 힘겨움들이 음악을 잃을까봐

음악이 새처럼 깃드는 공명을 지켜주기 위해

늘 공복으로 살던 그를, 이제는 첼로라 부른다.

 

불협의 화음을 견디지 못해

불순의 오케스트라에서 불온만을 끌고 나왔던 그를,

피가 나도록 가슴을 긁어 음악을 풀어내던 활대를

끊임 없이 배를 열고 자신을 들여다보다

티끌 같은 더러움에도 오장육보 다 쏟아버리려고

자신을 향해 도사리던 할복의 칼로 쓰버린 그를,

부귀영화의 반주가 없던 일평생이

바하의 무반주 첼로 조곡이였던 그를

 

이제야, 겨우 귓등에 그와 통하는 가느다란 숨 한 가닥 걸고

악기가 되어가는 우리는, 첼로라고 부른다

반도에 낭자한 그의 피를 우리는 음악이라고 부른다

그가 한 소절씩 늘려온 저녁,

가슴에 손을 얹어보면 들리는 그를

우리는 첼로라고 부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8-06 10:23:2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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