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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07 16:36
 글쓴이 : 백은서
조회 : 1140  

허수아비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이 더운 날에 더는 흘리고 싶지 않다

 

두 다리가 없어 걷지 못하기에

멎은 숨 대신 뛸 심장이 없기에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 오는 날 치덕거리는 흙 알갱이들의 수다 때문도

찢어지게 따가운 눈빛으로 흘겨보는 태양빛 때문도 아니다

 

성대 하나 없이 목구멍 하나 없이

설사 고라니도 사냥꾼을 보면

소리를 꽥 지르곤 달려 나가던데

말 하나 없이 목소리 하나 없어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이 더운 날에 눈물 흘리고 싶지 않다

 

흘리나 마나 흰 그림자 남기고 날아가는 땀 때문이 아니라

찍 소리도 못 내고 얼어붙은 쥐만도 못한 내 각오 때문이다


36쩜5do시 17-08-14 11:49
 
시적 대상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생각이 참 인상적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셔야 할 것은 여름에는 허수아비를 세우지 않아요.
허수아비는 가을에 곡식이 여물어 갈 무렵 그 곡식을 세떼로부터 지키기위해
세우는 거니까요. 차라리 겨울에 수확이 끝난후에도 들판에 버려져있는
허수아비를 보는 일은 현실에서 가능하지요.

하지만 시적으로는 충분히 여름허수아비도 표현 가능합니다.
오히려 소재가 그래서 더 신선하게(재미있게) 다가올 수도 있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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