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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11 20:34
 글쓴이 : 백은서
조회 : 1213  

샤워를 하는 사람

 

 

 

 

난 서서 샤워를 한다

엄마가 아무리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꿋꿋이 서서

물줄기에 내 이마를 부딪힌다

 

난 여기에 서서 내 몸을 씻는다

누가 나를 두고 무어라 하든

나는 듣지 않고 두발로 서서

흐르는 물에 내 몸을 맡길 것이다

 

물방울이 튀어 화장실을 적시고

벽을 타고 내린 물이 밖으로 나가도

 

난 서서 샤워를 한다

아무리 뭐라고 하더라도

내게 물소리보다 더 큰 소리는 없고

그렇기에 나는 계속 부딪힐 것이다

 

나는 서서 샤워를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내게 무어라 하는지 알아도

나는 웅크려 씻지 않을 것이다

물줄기가 내 이마에 부딪히는 순간

나는 한 마리의 가 되어 강줄기를 누비기 때문이다

웅크리는 순간 떠내려 갈 것을 아는 나는

이 작은 물줄기에 부딪히는 순간에도

결코 웅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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