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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3 01:19
 글쓴이 : 공덕수
조회 : 184  

잔인한, 그러니까 핵 전쟁이 일어난다던 4월이다.

아직 4월은,  모든 월들이 내게 그러했던 잔인할 뿐이다.

난 두명의 사장과 함께 모든 꽃피는 날들의, 사실은 하루 하루가

꽃인 날들의 잔인함을 견디거나 여행하고 있다.

오후반 사장은 정확하고 확실하고, 참 소탈한 사람이지만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준다.

그것은 나에게는 비굴함으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

서비스 정신 때문이다. 이마트에서 십년,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이년을

근무했다는 그녀는, 나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사장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서비스 정신에 투철한 나를 화나게 할 정도로 과잉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키다시라는 우리말로 대체할 말이 없는 호프집

안주로 나가는 땅콩을, 볶고 있는 것이다. 어떤 손님이 꼭 그렇게 먹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 손님이 핫꽁치를 아는 지인에게 보낸다는데

자신이 택배로 보내주고, 어떤 손님들은 자신이 낚시 해온 물고기들을 손수 튀겨 먹느라

주방을 통째로 점령하기도 했다. 나는 아무것도 귀찮지 않지만, 손님이라 불리는

갑들의 질에 비위가 상했다. 사장들은 모르는 것이 있다. 직원들은 오로지 돈밖에 모르고

영혼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어떤 종류의 인간들의 무감각 무개념

이기주의 무경우에 대해 인간적인 혐오감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를

돈에 눈이 멀어 헤아릴수 없는 것이다. 횟집에서 일할 때 스키다시로 나가는 초밥을

비닐 장갑을 끼고 만들었다. 바쁠때는 밥알을 뭉쳐서 피를 입히고 하는 일이 정말 성가시지만

내가 만든 초밥을 맛있다고 더 달라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백번이라도 갖다 줄 수 있다.

그런데 여섯번 정도 추가가 되면 그 몰염치에 넌더리가 쳐지는 것이다. 자신이 염치 없고

자기 밖에 모르는 친구랑 연락하기 싫은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 우리에게도 생기는 것이다.

혐오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감정인지 모두 알지 않는가? 혐오 스러운 것이다.

안주도 시키지 않고 스키다시로 나간 음식만으로 술을 열병 스무병 마시고 가는 무경우가

혐오스러운 것이다. 나는 가져다 주기만 하면 되는데 감회 주인 정신 같은 것을 가지게 되어

화가 나는 것이다. 주인 정신은 주인이 가져야 하는 정신인데, 종업원이 주인 정신을 가지면

주인과 싸우게 되는 것이다. 그냥, 손님이 달라면 주면 되지 왜 그렇게 말이 많냐고, 주인의 정신은

종업원이 가진 주인 정신을 면박하는 것이다. 벌써 몇 번째인데요? 그럼 초밥을 주문 하던지요?

무한 리필이라고 쓰붙이시던지?  빌어먹을, 나는 낮 사장 언지가 좋다. 그 언니는 말한다.

내가 최선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었는데 맛이 없으면 어쩔수 없는거지. 밥집에 밥 먹으러 왔는데

맛 없는 것을 서비스로 극복할라하면 되나? 내가 한게 맛 없으면 오지 말라고 하면 되는 거고

안오면 되는거지, ㅎ,, 여자가 맛 있어봐라. 그 년 성깔머리 엿 같아도 우찌 잘 보이보까 그란다.

내가 맛있게 하면 맛있다고 오는거지," 나는 그녀의 자신감이 좋다. 아침에 장봐서 신선한 재료

쓰고, 날마다 메뉴 바꾸고,. 오물조물, 무쳐서 맛보라 하고, 내가 뭐라고, 내가 맛 없다 하면 이것 넣고

저것 넣고, 다시 무치고, 그러고는 당당하다,. 살아서 꿈틀대는 국산 게를 사다가 담아서, 그것을

맛보기로 달라하는 손님에게 " 지금 게가 얼마나 비싼데 맛보기를 달라고 합니꺼? 안됩니더"

딱 잘라서 손님들의 갑질을 근절하는 그녀가 멋있다. 손님이 왕이라는 슬로건 정말 거슬린다.

손님이 왕이라면 왕답게 굴어라. 왕이 1인분 만원짜리 간장 게장을  맛보기로 달라고 할만큼 찌질하냐?

왕이 모두가 그냥 먹는 땅콩 지만 볶아 달라고 하냐? 식당이, 호프집이 저그집이가?

그람, 너그 집에서 무라. 손님 갑질한다고 미투 운동 하는 인간들 많은데,. 난 그 갑질의 온상이

사장의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줄것 주고 받을 것 받으면 되는 것인데

뭐가 부족해서 을질을 그렇게도 하는 것인지..갑질보다 더 나쁜 것은 을질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라.

왜 손님이 소주에 요구르트 타 먹는다고 해서 비오는데 요구르트 사러 나가는지,  그럼 손님 지가 소주들고

요구르트 아줌마에게 가면 되지 않는가? 식당에서 왜 요구르트를 찾는가? 없다고 해라. 여긴 식당이지

요구르트 아줌마 전동카가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다면, 바쁘다고 말해라. 무슨 감동을 주어서 고객을 붙잡고

싶은가? 그만하라. 정당하게 감동시켜라. 비굴하고 더럽게 감동 시키지 말고, 맛으로 승부하는 업종이면 맛으로

감동 시키고, 신용으로 승부하는 업종이면 신용으로 감동 시켜라. 얼마전, 어떤 찜집에 갔었는데 토할 정도로

맛이 없었다. 그런데 사장 부부가 너무 친절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 친절 때문에 그 집에 다시

가서 먹고 싶지 않다. 좋은 술 내고, 좋은 안주 내었으면 된 것이다. 서비스는 비굴함이 아니라 당당한 배려다.

상대방의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기 이전에 돌아보는 것이고, 요구를 하더라도

상대방의 무례를 경계할 수 있는 내적 자신감을 갖는 일이다. 그러니까 내적 자신감이란 내가 파는 것의 질에 관한

문제다. 내가 최선을 다했으니까 당신이 내 손님이, 내 고객이 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내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마트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서비스 교육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이다. 이마트와 갤러리아는 종업원을

무릎꿇게 만들면서 고객들의 만족감을 더높이는, 자신의 무릎이 아니면 누구의 무릎이라도 꿇릴수 있다는 괴물들의

신념을 주입 받은 것이다. 고객은 왕이 아니다. 고객은 무엇인가가 필요한 , 무엇이라도 필요의 틈새가 생기는 그저 그런

우리 같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식당 종업원인 우리도 또 어딘가에서는 고객이 되는 것이다. 내가 신발 가게에 가서 속옷을

내놓으라 하면 미친 사람이듯이,  호프집에 와서 자신이 낚은 고기를 튀겨 먹겠다고 주방을 빌리는 것은 또한 미친

요구인 것이다. 사장은 한 손님이라도 잡아보고 싶어서 그것을 서비스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종업원으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횟집에서 소고기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마트, 백화점의 서비스 정신은 그것이 표준이 아니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종업원의 정신 건강을 저당 잡힌 것이고,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왜 무릎을 꿇게 만드는가?

고객도 잘 못된 요구를 하면 안되는 것이다. 고깃집에 랍스타 가지고 와서 요리 해달라고 하면 안되는 것이다. 왜 호프집

사장이 그의 핫꽁치를 택배로 보내 주어야 하는가? 왜 호프집 주방에서 그들이 잡은 생선을 튀겨야 하는가? 왕도 미친짓 하면

조선 시대에도 물러 났다. 지금 대통령도 지 저고리 아니면 물러난다. 고객도 탄핵 당하기 싫으면 무리한 갑질은 삼가해야하고

한 푼 더 벌어보겠다고, 비굴한 짓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할 것인가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아무 죄없는 종업원들을 무릎꿇게 만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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