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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5 23:12
 글쓴이 : 鵲巢
조회 : 82  

鵲巢日記 180505

 

 

     맑은 날씨였다.

     금옥만당金玉滿堂이라는 말이 있다. 출처가 노자다. 노자 도덕경 9장이다. 지이영지持而盈之, 불여기이不如其巳 췌이예지揣而銳之, 불가장보不可長保 금옥만당金玉滿堂, 막지능수莫之能守 부귀이교富貴而驕, 자유기구自遺其咎 공수신퇴功遂身退, 천지도天之道. 해석하자면, 지니면서도 채우려고 하면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헤아리면서도 예리하게 하면 오래도록 보존하기에는 어렵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능히 지킬 수 없고 부귀하고 교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기는 것이니 공을 남기고 몸은 뒤로하면 이야말로 하늘의 도리다. 더 자세한 것은 필자의 노자 도덕경을 참조하라. 금옥만당金玉滿堂은 금옥영실金玉盈室과도 같다. 가득하다는 만滿은 찰 영과 같고 집을 뜻하는 당은 건물이나 방을 뜻하는 실과 같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다는 1차적 뜻이 있기는 하나, 어진 신하가 조정에 가득하다는 말로 은유적으로 많이 쓴 사자성어다.

     아침 출근길에 차에 기름이 바닥이었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었다.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가득 넣어주세요 하며 카드를 건네다가 참 사람들은 만땅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을 무심코 떠올랐다. 만땅은 일본 말이다. 엔꼬도 마찬가지다. 만땅이라는 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당이 만땅이 된 것도 아니다. 가득하다는 만滿과 탱크(tank)와 합성된 의미였다. 영어 숙어로 표현하자면, 'tank up'이다. 술이 가득 찼다. 연료를 가득히 채웠다는 그러한 표현이었다. 나는 일본인을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어한다. 그들이 이룬 경제적 성과와 서비스 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는 극우 편향적이라 이웃나라의 실망만 더 높였다. 지금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끊이지 않고 있으며 독도 영유권 문제와 교과서 왜곡은 그 예다. 한마디로 죽일 놈들이다. 이런 와중에도 우리 주위는 일본에 밥 먹듯이 여행을 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주위 여행을 안 다녀온 사람은 가끔 바보 취급받기 일쑤다. 우리나라 어디 가는 것보다 비용이 더 싼 것도 문제고 그들의 서비스 정신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것도 원인이다. 일본 도쿄 내에는 혐한론嫌韓論으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우리 교민들께도 위협적이라고 한다. 일본을 두둔하는 사람이 많아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후, 조감도 카페, 포항에 사시는 제갈태* 선생님과 김정* 시인께서 오셨다. 제갈태* 선생님은 가끔 카페에 오셔도 어떤 공통된 화제가 없어 여태껏 깊이 있는 대화를 못 나눴다. 선생님 연세로 보면 아버님 보다 더 많으셔 조심스럽기도 해서 말씀을 건네기도 어려웠다. 오늘, 선생님은 정읍에 한문화에 관한 강의를 초청받아 다녀오신 얘기를 하시다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어느 문화 회관이었다고 한다. 강의 시작 들어가기 전에 국민의례를 시작하는데 여기는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 같은 것은 아예 없고 님을 위한 행진곡, 이 지방에서는 국민의례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더 나가 주사파에 관한 얘기와 지금 현 정부의 근본을 말씀하시는데 참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는 90년 대에 주사파에 대한 그러니까 사회주의 사상과 대조되는 어떤 연구와 도서 집필에 관한 얘기를 했다. 듣고도 무슨 말씀인지는 잘 몰랐으나 그때는 사상과 이념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뜨거웠던 시절이라 대충 느낌만 받았다. 선생님은 한문화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셨다. 나는 몇 년 전에 시조에 관한 책을 보다가 선생님 시조집을 한때 사다 읽은 적 있었지만, 한문화에 관한 서적은 읽지 못해 책 한 권을 부탁드렸다. 선생님은 다음에 올 때는 꼭 가져와 주시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에 산증인이셨다. 해방과 해방 후,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남로당의 방해공작과 여러 사건, 4.3 사건을 두고 서로의 의견을 제시했다. 나는 책으로 본 사실이지만, 선생님은 직접 겪은 역사의 순간이었다. 지금 표준 시간에 대한 선생님 생각도 들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표준 시간은 대통령 박정희 시절 때 쓰던 시간이라 한다. 일제 잔재라는 비평도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적 있다만, 선생님께서도 북한의 표준 시간이 오히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다고 했다. 나 또한 그렇게 보았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 조선사편수회와 우리의 역사 왜곡, 책에서 볼 수 없는 여러 얘기를 들어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은 오후 다섯 시쯤에 가셨다.

 

     저녁에 M*I 사업가 이 씨께서 손님 한 분, 모시고 본점에 다녀갔다. M*I 얘기도 있었지만 오는 19일이나 20일 약 20명 정도 되겠다고 한다. 강의가 필요해서 자리 마련이 가능한지 카페 1층과 2층을 살폈다. 조감도보다는 본점이 좋아 이곳에서 하기로 했다.

 

 

     고등어 42

 

     아주 느린 발라드 곡이었는데도 이상하게 신이 났다 남들은 빨리 가는데 나만 느렸다 그렇게 내 얼굴은 온전히 하얗기만 했다 분명 바깥은 비가 내리는데도 빗소리는 나지 않았다 얼굴만 뭉그러져 갔다 또 미친 듯이 두 페달만 돌렸다 열정劣情熱情과 기질奇疾器質이었다 돌부리가 불쑥 튀어나와도 그냥 달렸다 달리다가 하늘만 바라보았다 순간 나비처럼 옴팡 오르다가 다시 또 두 페달만 돌렸다 빗물이 온통 튀어서 등줄 한 줄 멋지게 그어도 그냥 달렸다 그냥 달려야만 했다 그렇게 하루가 안 우울한 날이 없었는데도 우리는 신이 났다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슬픔만 뿌리고 있었다 그렇게 빗물만 보았다 이젠 젖은 우산을 펼 수는 없는 것, 단지 두 페달만 돌리고 등줄 멋지게 그었다 그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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