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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6 23:06
 글쓴이 : 鵲巢
조회 : 100  

鵲巢日記 180506

 

 

     종일 비가 왔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다. 출처가 임제록이다. 오전에 책을 읽다가 뜻이 깊어 한자를 써보았다. 처한 곳에서 주인이 되면 그 자리가 모두 진리다.

     김용* 선생께서 쓰신 역사의 *을 읽었다. 거의 반은 읽은 것 같다. 프랙털 구조에 관해서 명쾌하게 설명한다. 식물에서나 볼 수 있는 구조일지는 모르겠지만, 인간 사회의 구조에서도 볼 수 있으며 우주나 과학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우주는 참 신비롭다. 유일한 생명체를 가진 지구다. 우리는 우주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리의 뇌 구조로 우주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의 경제구조를 보려면 우리의 정치만 보더라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느낄 수 있다.

     자기 조직화란 말이 있다. 초기에는 작은 집단이 더 큰 집단으로 이행에 처음은 큰 혼란을 겪다가 이들의 최대공약수적 공통점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를 자기 조직화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문명의 초기 단계에 언어는 방언들로 이루다가 이웃과 이웃을 거쳐 전쟁이나 정치적 큰 격변기를 거치면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처럼 민족 구성원은 같은 풍토에서 언어와 사고방식, 행동양식, 풍습 등 집단의 가치 기준을 자기 조직화한다.

     치수사업에 관한 역사를 통해 3(중국, 한국, 일본)의 민족성을 다루는 얘기도 재밌다. 중국은 를 중시한 국가라면 한국은 를 중시하며 일본은 을 중시한다. 이러한 이유는 지정학적 바탕에서 원인 분석을 한다. 중국 황하는 협동심이 없으면 다루기 힘든 강이다. 손문(孫文)은 중국인의 단결심을 한 조각의 모래(一片散砂)에 비유했다. 자기중심적이라는 뜻이다. 공자도 화하는데 같아지지는 않는다(和而不同). 화를 유지하되 상대의 의견과 같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더 나가 관직에 있지 않으면 정사에 간섭하지 말라(不在其位, 不謀其政)고 경고했다. 그러나 부리를 보면 의는 있었다. 한반도는 중국의 에 비하면 작다. 우리의 조상은 강을 중심으로 문화권을 형성했다. 다른 강 유역과는 상호의존도가 낮아 독립적인 문화권을 형성했다. 조선시대의 상피제도(相避制度)는 지방권력을 제한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백성은 관을 믿지 못하고 믿음은 가까운 핏줄뿐이라는 생각, 본가와 종가를 중심으로 가문 의식을 형성했다. 의 덕목은 의 덕목에 앞설 수 없었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이러한 이유는 지형적 특색 때문이다. 일본은 수백 개의 분지가 높은 산맥에 의해 분열된 나라다. 250개의 분지는 권력기관인 번()을 중심으로 각기 독립적인 지역단위를 형성했고, 산재한 촌락마다 고유의 방언이 있었다. 분지 주변에는 높은 산이 있어서 흘러내려 오는 계곡물이 급류가 되어 평지를 관통했다. 메이지 근대화 직후 이런 강을 처음 본 어느 네덜란드 토목 기사는 강이 아니라 폭포라고 탄성을 질렀을 만큼 강의 위세가 컸다. 때문에 일찍부터 강에 의존해 충적(沖積)평야에서 벼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지역 무사단과 힘을 모아 수리 공사에 온 힘을 쏟아야 했다. 지역마다 벌어진 수리 공사는 경우에 따라 처절할 정도로 목숨을 건 대공사가 되었다. 일본의 산사가 많은 것도 지역의 치수를 위한 개척사업과 관련이 있다. 우두머리(指導者)를 중심으로 협력과 단결을 이루기 위해 공동체가 고안해낸 지혜의 소산이었다. 산사는 우두머리를 신격화함으로써 지역주민의 단결을 이끌어냈다.

 

     자기 조직화라는 용어를 읽다가 위의 치수사업에 관한 얘기로 풀어나간다. 현대인은 고대인과 비교하면 1인 다역多役의 시대에 한다. 한 사람의 역량은 고대인에 비하면 100명이나 천 명쯤 그 이상의 능력과 지배력을 갖는다. 한 사람이 곧 100명을 위한 문화 꽃인 셈이다. 그러므로 경영이 힘들어도 누구나 창업하고 싶고 자신만의 브랜드로 사업하고 싶다. 정말이지 하루 100명만 모을 수 있는 사업이라면 그 사업장은 성공한 업체다. 올바른 사업체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나는 자기 조직화라 본다. 단골은 엄연히 내가 만든 사업체에 관심을 부여한 고객이다. 그 사업체에 보다 적극적이고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겠다는 손님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이 사업을 이끌어갈 것인가 말이다.

     맑은 어느 날이었다. 카페 조감도 담벼락에는 과수나무를 몇 년 전 개점 때 심은 일 있다. 살구나무 아래에 작은 살구나무가 여럿 있음을 보고 나는 웃음이 나왔다. 살구를 따먹지 않으니 살구는 땅에 떨어졌고 다음 해에 싹을 틔운 것이다. 카페 교육을 오랫동안 했다. 경산에만 카페가 생긴 것이 아니라 전국 어디든 창업한 카페를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창업한 카페와 비교해서 나는 정작 정신적 지주나 아니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만큼의 어떤 경영 성과를 이루었던가! 고만고만 일을 했고 더는 커피에 매진하지 않았다. 또한 세상도 그렇게 바뀌었다. 무엇을 한다고 해서 노동만 앞서고 실익은 없는 세상이 돼 버렸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 정치 경제적 원인에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운영하여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자본은 어디서 어떻게 더 축적하여야 하나?

 

     저녁에 이춘근 선생의 중국 경제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생각보다 중국 경제의 취약성, 취약한 그 근본 원인을 들었다. 한 마디로 축약한다면,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고등어 43

 

     말을 타고 달렸다 총알이 빗발치는데 무식하게 달렸다 탱크와 수류탄이 난무하고 모래바람이 휘날리는데 연기처럼 달렸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불꽃이 피어났다 여러 발 발사한 곡사포였다 적은 탈레반처럼 검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 하나같이 허술한 자세로 총을 내밀자 하나씩 쓰러져 갔다 순간 빛이 번쩍거리다가 구덩이는 깊게 파였다 눈썹은 부들부들 내달렸고 그 구덩이는 허우적거렸다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온 촌장은 가까이 다가갔다 눈썹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촌장은 서슴없이 권총을 빼 들고 그대로 사살했다 말은 쓰러졌고 먼지는 거짓말처럼 쌓였다 다시 폭탄이 심장처럼 떨어지자 깨어났다 머리는 핏발이 섰고 옷은 뜯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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