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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8 23:45
 글쓴이 : 鵲巢
조회 : 100  

鵲巢日記 180508

 

 

     맑은 날씨였다.

     철부지급轍鮒之急이란 다급한 상황을 말한다. 철부라는 말은 수레바퀴 자국에 물고기라는 말로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로 사는 급급한 물고기를 말한다. 이 말은 출처가 장자다. 고어지사枯魚之肆, 학철부어涸轍鮒魚, 학철지부涸轍之鮒와 같은 말이다. 는 마르다의 뜻이고 사는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을 말한다. 은 마르다는 뜻으로 고와 같다.

     한자는 매우 어렵다. 한자씩 들여다보아도 외우기 어렵다. 그러나 글자를 자세히 보면 모두 만든 문자다. 부수자만 외워도 나머지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외우기 쉽다. 위의 한자 철자나 부, 과 고, 는 모두 만든 문자다. 이중 사를 보자. 사는 길다는 장(=) 자와 붓이라는 뜻을 지닌 율의 합성어로 이룬 글자다. ()이라는 글자도 때론 장()으로 쓴다. ()은 장()의 고어다. ()은 길다는 뜻도 있지만 어른이라는 뜻도 가진다. 장유유서長幼有序는 대표적 사자성어다. 어른과 아이는 순서가 있다는 말이다. 어른쯤 되면 붓놀림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러니 방자할 정도로 마구 쓰는 것은 사가 된다. ()이 돌처럼 굳으면 률()로 읽으며 위태하다는 뜻을 지닌다.

 

     오후 새로운 학생이다. 중국인이다. 입금확인 문자를 보니 한자 명이 아니라 알파벳이다. 며칠 전에 일이다. 중국 베이징 대 총장의 고백은 중국인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개교 기념식에서 언급한 홍곡(鴻鵠 기러기와 고니)을 얘기한다는 것이 잘못 읽어 국제 뉴스가 됐다. 그는 사마천 사기의 고사를 인용한 것으로 보였다. 입홍곡지(立鴻鵠志) , 홍곡의 뜻을 세우라는 대목이었다. 제비나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겠나(燕雀安知鴻鵠之志哉), 소인이 어찌 큰 인물의 뜻을 알 수 있겠는가를 비유해서 표현한 말이다. 진승이 하루 품팔이였던 농부 친구에게 한 말이었다.

 

     기러기와 고니와 같은 큰 뜻을 품기에는 손이 작고 위험을 무릅쓰고 큰일을 도모하자니 이제는 늙었다. 몸이 예전만치 좋은 것도 아니고 마음은 이미 안정만 찾으니 현실은 더 찌들어간다.

     오전에는 모 부동산 대표가 잠깐 카페에 다녀갔다. 오후, 대구 모 옷 가게와 대구 달서구 모 교회에 커피 택배 보냈다. 내 사업체 기장을 맡아보는 모 세무사에 잠깐 다녀왔다. 소득세 신고와 관련하여 준비한 자료를 제출했다.

 

     오후에 김용* 선생의 책을 읽었다. 어떤 사실을 유추하기까지 사설을 펼친다는 것은 개연성蓋然性을 높이는 작업이다. 지금의 분단국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물론 이는 해방 이후 남북 간의 이념과 사상의 차이였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국민성과 이 국민성이 어떻게 이루었는지 설명이다. 왜 우리는 일본과 좋지 못한 감정을 가졌는지 일본은 또 왜 정한론을 펼치며 끝까지 한반도에 대한 미련을 저버리지 못한 이유를 말이다. 한일합방과 일제강점기만의 이유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임진왜란이나 고려 시대, 조선 초의 왜의 노략질까지 그 원인은 아니었다.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근본적 이유는 백강전투라는 것을 선생의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선생의 자세한 설명은 지금 분단의 사실까지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해 두었다. 백강전투는 백제가 멸망하고 백제의 유민과 왜의 합동 군으로 이룬 백제부흥을 도모한 필사적인 전투였다.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한 군대와 마지막 전투를 벌였지만, 다시 또 백제의 내분에 의해 패배한 전투였다. 일본은 백제의 식민지나 마찬가지였다. 아니, 식민지라고 보기도 어려운 하나의 속국 체제였다. 백강전투 이후 일본은 신라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음이다. 신라는 지금의 38도 선보다는 조금 위인 통일 국가의 국경선을 두었지만, 고구려 국토를 모두 수복하지 못한 채 통일을 이루었고 이때 이후로는 중국에 사대했다. 수도는 경주에서 더는 이전하지 않았으며 옛 신라의 정치체제는 광활한 대륙을 들여다보기에는 미흡했다.

     중국은 중화사상으로 일본은 야마토 정신으로 뭉쳐 영토를 넓혔거나 단결력을 보였다. 우리는 통일에 앞서 민족 분열이 아닌 이들 국가에 대응할 만한 대통합 사상이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현 정치만 보더라도 지역차별에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짙으면 짙었지 옅어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우려만 깊다. 이러한 국민성을 가지게 된 것은 모두 백강전투 이후에 생긴 여러 가지 갈등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과서에는 백강전투에 관한 언급이 없다. 즉 패자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없었다는 얘기다. 오로지 승자 위주의 역사만 집필했으니 백제에 관한 좀 더 깊게 알 수는 없었다. 물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고대의 우리 역사에 언급한 자료 또한 미흡한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어쩌면 일본의 영혼에는 잠재적인 옛 백제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은 무수히 흘렀고 세대 또한 몇 십 세대가 흘렀지만, 옛 고향을 잊지 못하는 DNA가 그들의 내면에는 살아 숨 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책은 너무 일목요연하게 써 내려가기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고등어 45

 

     수백수천 대의 배를 이끌고 온

     새카만 전투복에 머리 올려 묶은

     턱수염이 빽빽하여 슬프고도

     안타까운 싸울아비여

 

     어깨 한정 없이 넓은 계수나무 혼백의

     긴 칼 앞에 차고

     뚫어지게 바라본 뱃길

     어장 수 싸울아비여

 

     사팔뜨기 난장판에

     뚝뚝 피바다만 몰고 온

     다 뜯긴 잇몸으로

     더 바랄 것도 없이 뻥 뚫은 싸울아비여

 

     천년 지나 악수하다

     왼손에 제대로 먹은

     한 방에 나가떨어진 우리의 화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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