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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07 03:11
 글쓴이 : 공덕수
조회 : 159  

일주일의 엑기스를 짜내면 겨우 한 두 줄의 시가 나온다

고민을 하다보면

한 문장을 채우지 못하는 일주일도 있다.

이전에는 서너편의 시를 선물 받는 하루도 있었다.

그 때는 선물이여서 그렇게도 쉽게 시를 썼고

지금은 내 힘으로 쓰니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한 방울이라도 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평생이 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나의 사랑은 과잉 때문에 깨진다.

내가 새벽에 일어나자 마자 들여다보고,

출근하기 전에 들여다 보고 퇴근 후 들여다 보고

또 출근하기 전에 들여다보고, 쉬는 날은

하품 대신 고양이집의 장막을 걷었다.

엊그제 아침에 보니 어미 고양이가 요구르트 통에서

새끼들을 물고 도망을 가버렸다. 밤 열두시나

한 시에 퇴근해서 음악을 켜고 혼술판을 벌이며

새끼 고양이들이 내 눈에 빨려 들어와 녹을듯이

굽어보고 있으니 스트레스 받아서 보따리를 싼 것 같다.

나는 지금도 틈만 나면 장독대 난간의 이끼를 피해

아슬아슬 발을 딪고 주인집 창고 지붕밑에 고양이들이

있는지 찾아 다닌다. 어미 고양이는 퇴근길에 내가

먹이를 싸들고 오는 비닐봉지 소리를 듣고는, 그 울음소리로

찢어버릴듯 울어대며 내게 달려 오는데, 나는 마치

고양이가 사람인듯 따지며 안색을 바꾼다.

"야! 아기들 우쨌노? 내가 니 새끼 잡아 묵을까봐

지랄이냐? "

 

우리 도시에 살던 한 시인이 죽었다고 들었다. 그는 호빵 모양의

빵모자를 백발 위에 눌러쓴 키가 큰 노인이였는데, 언젠가 서점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전날 밤 온 몸이 술에 젖어 불어터지도록 마신

뒷날, 서점의 시집 코너에서 누군가의 시집을 찾고 있었는데

사진에서 본 그라고 추정 되는 사내가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시를 좋아 하시나봐요?"

그렇쟎아도 누군가랑 맨정신으로 말하려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내가

시를 좋아하냐고 묻는 초로의 남자 앞에서 놀라 질겁을 하고

"아뇨! 그냥!" 하고 새초롬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난 늘 그들 속에 끼이고 싶었지만, 내 갈망은 유령에 지나지 않았다.

큰 식당에서 일을 할 때 개천 예술제라고 이 지역 시인협회인지

문인 협회이지 하는 곳에서 떼거리로 소고기 전골을 먹으러 왔을 때도

내가 하필 그 룸의 서빙을 맡게 되어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창 밖에서 그들을 엿보며, 연설 같은 것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준비한 전골과 음식들을 행사 진행 과정과 맞게 차려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얼굴이 형광등 불빛 같은 정호성 시인을 그렇게 본 적이 있었지만

그에게 사인을 받겠다고 줄을 선 시인들 사이에 나는 끼이지 못했고

끼이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나를 시인으로 믿었기 때문에 내가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도 앞치마를 풀어 던지고 그들 사이에

끼여 술도 마시고, 욕도 하고 싶은 열망을 삭히느라, 닥치는데로 상을 치우고

바닥을 닦고, 상을 또 차리고 나 자신을 혹사 시켰었다.

어쨌거나 시인으로 살다간 누군가가 죽었다.

예수쟁이들의 말에 의하면 예수쟁이는 천국에 가고 예술쟁이들은 지옥에 간다고 했다.

머리를 말린 밀대처럼 풀어 헤치고 하늘을 향해 쌍욕을 퍼붓는 자세로

노래를 부르는 락큰놀 가수들과 하나님 면상에 똥이라도 퍼부울듯이 물감통을 들고

광분하는 팝 아티스트들도, 목사 아들이 하나님보다 그림에 미쳐 살았던 고흐도

베를렌과 동성연애를 했던 랭보도, 간음이라는 간음은 다 했던 상드와 살로메도

매독에 걸렸던 베토벤도 그기 다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옥을 가고 싶다.

엔디 워홀이 지옥불로 마릴린 몬로처럼 오른쪽 입술 위에 점이 있는 나를 그려 줄 것 같다.

파란 불 빨간불로 그려 줄 것 같다. 아무리 예수님이 있기를 바래도 없어보이는 것을

내가 어쩌겠는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한 아이들은 모두 지옥을 갈 것이다.

그런 솔직한 아이들이, 내 이웃이라면 지옥에 가고 싶다. 없는 것을, 아닌 것을,

보이지 않는 것을 자꾸 있다고 말하는 거짓말 쟁이가 나의 이웃이 되는 곳이 천국이라면

나는 가기 싫다. 불도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면 견딜만 할 것이다. 이 지상이라고

지옥이 아닌가? 천배의 고통이나 만배의 고통이나 내성 생기면 다 똑 같다.

무릇, 예술가는 혹은 시인은, 혹은 문인은 임금님 귀를 당나귀 귀라고 고발 하거나

임금님이 옷도 입지 않고 좃을 덜렁거리며 다닌다고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요즘 이곳 마을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선풍기만 쓰다가 에어컨을 쓰는 것 처럼

기분 좋다. 전기세 좀 많이 들어도 선풍기보다 에어컨이 훨씬 시원하다. 난 흉내도 낼 수 없지만

박수를 보낸다. 소드라는 시인과 술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데 그와 늘 댓글을 주고 받는

친구가 돋보인다.  발성법이 자연스러워.. 좋다. 할베 할메들은 뭐든 되지 않으면 박수라도 잘 쳐주면좋겠다.

그래야 할베 할매들의 시도 시가 될 수 있다. 정직과 솔직은 예술의 기본이다. 자신의 시대와

언어에 솔직하고 정직한 것은 시의 가장 고귀한 덕목인 진정성이다. 말놀음보다는 진정성이

시에 가깝다고 진정성의 시대의 산물인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박수를 쳐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이전의 좋은 것들을 모두 부수고 새로 좋은 것을 세우는 지금의 천재들에게

 

천재란 하늘이 낸 재능이 아니라, 천재지변을 일으키는 천재인데,. 하늘은 천재를 만들 수 없는

시대가 지금이다. 바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시인들의 시는 신춘문예에 던지면

예심도 통과하지 못한다. 함량 미달이다. 지금은 초 나노미터까지 측량이 되는 시대다.

내가 나를 깍고 또 깍아 통과 하는 바늘구멍이다. 그래도 천국 따윈 없다. 시인은 천국을

멸망 시키기 위해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천국은 사깃꾼들이 피해자들의 눈을 감기기 위해

지은 아편의 집이기 때문이다. 조금 있으면 그들도 낡을 것이다. 그러나 끊임 없이 새로움이 탄생하고

끊임 없이 낡아가야 한다. 그렇게 우주는 진화 한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박수를 쳐라.


鵲巢 18-07-07 11:15
 
감사합니다. 선생님
시마을에 자주 들지 않아서요..들어온다고 해도 제 시간에 들어왔다가 나가버리니,
인사불성이 되었네요...
선생님 일기도
늘 들어와 읽고 갑니다.

인사 자주 못드려 죄송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우주의세계 18-07-07 17:58
 
시를 좋아해요 여기 좋아해요
읽는것이 좋으네요
오고싶고 쓰고싶네요
박수를 드릴께요 짝짝짝
맞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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