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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01 11:05
 글쓴이 : 김해인.
조회 : 112  

-젓대소리- (2014.12.14.)

두자가웃 쌍골패인 대나무에

세로넓은 취구하나

가로넓은 청공하나

작고동그란 지공여섯

외로남은칠성공을 마디맞춰 뚫어놓고

가느다란 노끈꼬아

자근자근 역고 묶은

 

왼어깨에 살포시 기댄젓대

그 붉은 입술에

뜨거운가슴 더운기운을 불어넣으며

왼손목을꺽어 지공셋을 감추고

오른손세가락으로 여닫기를하니

 

청공을 울리는소리 하늘에닿고

지공을 여닫는소리 땅을울리며

만년을 잠들어있던 바위를깨워

천년을지나도록 끊김없이이어지누나

 

여울물 흐르는듯

버들가지 하늘하늘

솟는 샘 맑은듯

새순인듯 여린듯이

묏등성이 넘고너머

비탈진길 굽이구비 휘돌아들어

 

푸른숲 붉은꽃가지사이 꾀꼬리노래

개구리울어 지새우는

밤꽃 하얗게피는밤 님에 속삭임

불붙은 단풍의 뜨거운숨결 

눈내려 잠못드는 겨울밤의그림을

 

가락에 얹어

마디마디 정간을따라

나에혼과 넋의소리를 부르네

부네 

님과 날과 사랑노래 젓대를 부네


섬집아기를 더듬더듬 소리내본다. 이건 노래가아니다. 초등때 한글못다깬 공부못하던놈 국어책읽듯이 소리내니 

강사님은물론 수강생모두 빨리배웠다고 칭찬을 장난아니게하신다. 

그중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나보다는 좀늦었다고한다. 이게 칭찬이 아닌것을 며칠후에야 알았다.

 

석달이 지나가는 12월그믐께 강의시간에 강사님이연주하는 음계가 지금까지씨름하던 6관청이아닌 새로운음계로

연주를하는것이 아닌가. 게다가 수강생중에 몆몆이 "장녹수"를 연주하는데 이건 전혀 새로운음계인것이다.

6관으로 듣던소리하고는 영 느낌이다른 새로운, 그리고 민요나 가요를연주하기에 그만인가락이라 강사님께물어보니

5관청이란다. 그리고 그 힘들고 움직이지않는 왼손약지는 쓰지않아도되게 다섯공으로만 연주하는것이란다.

5관청을잡고 소리를흉내내어보니 그렇게도수월하고 쉬울수가없는것이다.

바로 섬집아기를 5관청으로불어보니 한글깨우친 소리가난다.

울화가치밀어오른다.

석달여를 개고생한 생각을하니 부아가치밀어오르고 약이올라미치겠다.


-대금일기- (2015.2.12.)

오늘 샘앞에서

청성곡을 청승맞게읍조렸다.
장식음이 주음이되고,

징검다리 돌 한두개는 건너뛰고,

없는음도 벼룩이뛰듯 막튀어나온다.
하시는말씀이 입춘이지나서 그런가부다하신다.
잘했다는칭찬이신지,

안타까움이신지 모르겠다.

 

가래낀 개구리가울고,

고무바퀴에 바람새는소리가나도,

우리선생님은 잘한다고만하신다.

늙다리라 불쌍타그러실리도없을테고,

그러시는 샘은 칠십이시다.

우리샘 사람잡으려 작정하신거같다.

 

근데 저녁나절에 부산에서 경국지색이나왔다고 야단법석이다.
풀금보다 대금이 중요한게아니다.

을마나 이뿌길래 그럴까 마니궁금허다.


처음에 5관운지법으로 가르쳐줬더라면, 그리고 운지가어느정도익숙한때에 6관청을 익히게 해줬더라면 손목도아프지않았을테고

손가락에집중하느라 가다듬지못한 호흡도 지금처럼 헐떡거리지는 않았을것을 생각하니 골탕먹이려고 작정한것 아니라면

도저히 용서가안되는것이었다.

에라 이런 강사에게 계속남아있느니 혼자독학하는게 빠를것같다는판단에 그동안 눈을띄워준 공에 서운한마음은 속으로삭이고

강의는 독학중에 의문나는대목있을때에만 듣도록하리라마음먹고 수강을접다시피했다.


-눈덮힌 산촌- (2015.7.22.)

소나무는 가지를느리워 그림이듯서있고

마음비운 대나무 눈속에 푸르른데

고즈넉한 난들에는 달빛이 하 고와라

 

올록볼록솟아오른 밭두렁 아래에

새하얀 목화이불속 개구리 꿈을꾸고

달빛에 잠깨어나온 토끼한마리 발자국을찍어보는

 

그림속에 네모습을 다못다 담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그릴수없다마는

젓대 그 곱고도깊은가락으로는 전할수있으리라

 

1월부터 겨울내내 햇살이퍼지는 10시께에 운동장 양지편에 볕이잘들게주차해놓고 

히터도끄고 오로지 몸과 호흡의온기로만버티는 동안거에들어갔다.

해가 기우는 3시께쯤 집에들어오기를계속하니 내가생각해도 빠르단걸알수있겠는데 문제는 지금부터란것이느껴지는데

저취 배임종은 웬간해서는 내기가힘들고 어쩌다 나더라도 롱톤이안된다.

또 6관역취 고선부터 무역까지의 소리중에 중려까지는 바람소리섞여 나기는하나 그나마도 나다 안나다를 반복하질않는가.

15년 봄이무르익는 4월이 다지나가는데도 젓대소리가 익기는커녕 점점설어만가는 절망이엄습하고,

금방나던 역취고선 중려가 평취태주 황종을 다녀오면 펑크난고무바퀴에 바람빠지는소리에 맥이빠지고 울화가치밀어오른다.


-젓대를 부오- (2015.3.19.)

나는 지금 젓대를 부오

두자가웃 대나무에 일곱구멍을 뚫어

가야금줄로 찬찬동여묶은

손때 자르르한 젓대를 부오

 

그러나 간지러운 가락은 불지않겠소

뱃속 저깊은곳의 뜨거운 기운을끌어올려

손가락으로막은 지공을제치고

검붉은피를 뿜어내려오

분수같이 치솟는 여섯줄기에 정간을 얹고

그붉은바탕에 그림을그려

젓대가 터질듯한

그 용솟음치는 가락을읊으려오

 

어릴적먹었던 젖이배어나오고

지금껏 마셨던 술이 올라오는데

내게 거짓세상의 틀린노래를부르라곤 하지마시오

 

내몸을갈아 칠성공 임종을 맞이하고

청황따라 산수갑산에 누워지내려

그래 허튼가락에 토막일망정

나는 지금 젓대를 부오


문화원강좌에 입문하고 일곱달이지나간다.

내 다음으로 대금배우겠노라며 여러사람이왔다.

개인병원 내과에근무하는 간호원도, 같은문화원에서 경기민요수강하던 아줌니도, 서예공부하는 여사님도, 굴삭기운전하는 이도

한달에 한명정도는 새내기가 오는데 한달을버티지못하고 안나온다.

내가 첨에그랬던것같은것을 더해 젓대를불면 어지럽다는 이, 손가락이짧아 자기는 가망이없다며 그만두겠다고 내게만얘기하던아줌니,

살이많이쪄 젓대를불면서 땀을 비오듯 흘리던 이, 모두 포기하여 강의듣는날이면 젤먼저나가 방석이며 보면대배치하고,

끝나면 정리는 도맡아야하니 군대도쫄병생활 석달을안넘기는데 그들모두가 6관운지를 감내하지못하여 그만둔다는것쯤은

진즉부터 알고있었지만 강사님은 손가락이짧던 길던 상관치않으니 신병교육 일병이시키던내가 슬쩍 5관운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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