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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9 00:17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59  
금반지

신팔복

금은 금색이다.
그래서 황금이다.
아내가 화장대 서랍에 있던 금반지 한 개와 내 넥타이핀을 찾아와
보여주며 금팔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기 전에 준 것이라 했다.
한 개라도 남아 있구나 하며 만져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신혼 초에 반지를 끼웠으나 성격에 맞지 않아 빼놓고 다녔다.
아내도 거의 반지를 끼지 않고 살아왔다.

나는 어릴 때 가입한 반지 계가 있어서 지금도 부부간에 만나
여행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
모두가 자녀를 출가시켜 홀가분하게 살고 있다.
계원이 결혼할 때면 금반지 서 돈씩을 해주었는데 그때 금반지는
선호의 대상이었다.
번쩍이는 금반지를 금은방에서 처음으로 찾았을 땐 특별한
보석을 가진 것처럼 기뻤다.
손가락에 끼워보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었다.
아내도 금반지를 끼고 결혼식에 나왔었다.
청춘 시절의 예뻤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돌이 되었을 때 금반지를 받았다.
장인어른이 주셨고 이모들이 축하 선물로 주셔서 귀하게 간직하고
있었는데 모두를 털렸으니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30여 년 전 일이다.
아버지가 전북대학병원에 입원하셔서 온 가족이 경황이 없었다.
집을 비운 틈을 노려 낮도둑이 뒷문 고리를 뜯고 방에 들어와
결혼반지와 목걸이, 아이들 돌 반지까지 몽땅 가져갔다.
상당한 양이었는데 귀신같이 금만 가져가고 잡다한 것들은 빼놓고 갔다.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즉시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결국 도둑은 잡지 못했다.
잘 보관하지 못한 내 실수였다.

금은 오래전에부터 쓰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들의 유적지에서 금제품이 발견되었다.
3천 년도 넘은 이집트 왕의 유적에서는 황금마스크가 나왔고,
우리나라 경주와 공주 등지에서도 화려한 금관과 금제품이 나왔다.
금은 이렇듯 권력과 재산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금의 쓰임새는 아주 많다.
귀금속 분야로 장식품, 패물 등에 유통되는 금이 절반 이상이고,
전자산업 분야로 금화, 도금, 용접과 그 외에 치과 분야와 의약품 등에도
상당량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곳이 많으니 매년 생산도 는다고 한다.

금을 많이 보유한 나라는 경제와 문화가 앞서 있고 부강한 나라이다.
금을 제일 많이 가진 나라는 미국이다.
작년 통계로 2위인 독일의 2.4배에 해당하는 8,133톤의 금을 보유해서
전 세계 금 보유량의 33%를 차지한다.
이어서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러시아, 스위스, 일본 등이다.
우리나라는 104톤을 보유해 34위를 차지하며 0.4%에 지나지 않지만,
전 국민의 금 모의기로 국가부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금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었고 국민의 단합된 의지의 결과였다.

한국보석학회에 따르면 남아프리카와 미국, 호주는 금 생산량이
조금씩 감소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증가하고 있다 한다.
개인 소유로는 중국인과 인도인이 계속 금을 모으고 있다 하니 훗날
세계 경제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부자다.
금은 귀금속으로, 보관할 수도 있고 또 현금으로 처리할 수도 있어
환금성이 매우 좋다.
그래서 재벌들은 금괴를 사서 은행에 맡기기도 하고 금 펀드에
투자하기도 한다.
요즘 말로 금수저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은가락지 하나 없는 서민들은 그저 부러워할 뿐이다.

요즘 금배지를 노리는 열풍이 일고 있다.
자기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사리분별도 모르는 낯두꺼운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뛰어들고 있다.
금배지를 달려고 환장한 사람들처럼 보인다.
대의정치로 심부름꾼을 자처하지만, 일단 당선이 되고 나면 초심은
잃어버리고 나라야 어찌 되든 사욕에 빠지는 정치꾼들이 많아 걱정이다.
금배지를 올바로 사용 못 하고 금수 저로 아는 사람들이려니 싶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꾸준히 기량을 연마해서 따낸 운동선수의
금메달은 순수한 땀의 대가여서 좋다.
배지와 메달이 명확히 비교되는 점이다.

아내가 찬 금팔찌는 황금색으로 빛나 보인다.
나도 금을 찾아야겠다.
내가 만약 바위만 한 금덩이를 갑자기 발견하는 행운을 얻는다면
금수저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이웃을 돕고 흙 수저로 남을 것인가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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