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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10 20:53
 글쓴이 : 혜안임세규
조회 : 65  

금연.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종로에 모인 사람들의 함성이 

2017년의 지나감과 2018년의 시작임을 동시에 알려준다


새해가 되면 흡연가들 중에 그나마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금연을 결심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나는 새해가 되면 1월 1일부터 정말로 끊을 거야라는 

금연 결심을 해 본적이 없었다


담배는 밥을 먹고 물을 마시듯 마치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의식주 (衣食住)중 식()에 해당 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마흔 여섯 살이십여 년 흡연을 했으니 

살아온 인생의 절반은 흡연을 했다


담배는 신이주신 위대한 선물이라 생각 했던 

내가 금연을 해냈다.

 

10월의 논산 훈련소 연병장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눌러쓴 빨간 모자를 눌러쓴 

조교가 묵직하니 소리쳤다.


담배 일발 장전 

지급된 소총을 삼각대 모양으로 거치 후 

나 역시 담배 일발을 물었다


그때부터가 이십여 년 지기와의 첫 만남 이었다.

군대에서는 연초가 나왔다


그 무렵에는 솔 이라는 담배가 한 달에 

한번씩 15갑 지급 되었다.


한 달이 30일인데 15갑이면 애연가나 골초들에겐 

항상 모자란 양 이었고 


나는 애연가도 골초도 아닌 초보 뻐끔 담배였으니 

열 갑씩은 남아서 관물대 한 구석에 모아 두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을 요긴하게 쓸데가 있었다.


연초가 지급 된 후 십여 일이 지나면 얼굴이 

누렇게 떠서 여기저기 담배를찾아 헤매는 골초를 

자초하는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선임 병들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보일러 병은 추운 겨울에 

따뜻한 물을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행정병중 군용 물품 담당 병은 군 생활 중 

소히 필요한 것들을 조달 할 수 있었다


이상 두 명의 선임병만 친하게 지내도 군 생활이 

편할 것 이라는 내 생각이 적중했다


그들이 힘들어서 도저히 못 참을 때쯤 

선임 병의 뒷주머니에 "담배 두 갑을 찔러 넣어 주었다


순간 선임 병의 눈빛은 사막에서의 오아시스처럼 

간절한 목마름이 해소 된 듯했고 


네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다해주겠어 "

라고 말하는 듯했다이때다 싶어 일종의 거래를 했다


담배 이 녀석과 군 생활 내내 따뜻한 물과 

새 군화와 간식거리 등등을 주기적으로 교환했다.


담배가 전혀 무익 한 것은 아니었다

유격 훈련과 불시에 이루어지는 전투준비 태세 훈련

사십 킬로미터 행군육군 공군과 함께하는 공지 합동훈련


얼굴에는 새까만 분을 바른 후 온몸은 진흙투성이로 빗물이 

섞인 밥을 먹은 후 전우들과 함께 했던 담배 한가치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로 남아 있다.


담배에 대한 좋은 기억들 때문이었을까.. 

제대 후 주위에서 담배를 끊으려 시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비아냥거리기 까지 했다.


"이 좋은걸 왜 끓어

식후 연초는 불로장생이라 하잖아."


사실 나는 금연을 여러 번 시도 해본 적이 있었다

금연 패치를 붙인 후 일주일을 견뎌 보았고 

상당한 시간을 금단 후유증 하고 사투를 벌였다


그러나 이내 참지 못하고 딱 한 모금 담배의 유혹에 넘어가 

연기를 내뿜었을 때의 담배 맛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의 최고점 이었다.


금연그 어려운 걸 


어떻게 끊으셨어요무슨 계기라도 있으셨나요 ? "

친한 후배가 물었다.


허리 디스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알 것이다.


척추 4. 5. 번이 문제였다노화생활자세 등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내 허리를 살펴본 의사들에 의하면 


나는 다른 이들보다 충격 흡수력이 떨어지는 

일자 허리 때문에 디스크가 온 것이라 추정된다 했다.


때로는 말이나 글로는 표현 할 수 없고 

직접 경험 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이 있다


척추를 따라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는 

내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수술은 최후의 방법이고 시술이 현재로선 

최선이라 하여 두 번째 시술을 받았다


담배는 물론 술도 많이 마시지 말라 했다

담배는 허리 건강에도 악 영향을 준다고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픈 허리를 잡고 담배 한 대를 피우기 위해 

병원 지하 4층 주차장까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병원 침상에 누워 천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생각을 했다


“ 나 왜 이러고 살고 있지

인생 평균 80세 라고 가정을 한다면 앞으로 

사십년은 이러고 살아야 사는데.. 


"불현듯 엄습해오는 서러움과 좌절감불안감이 

몹쓸 감정의 복받침이 일순간 나를 

우울함으로 빠져들게 했다.

 

담배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불쾌함을 준적이 많았다


길거리에서 걸으며 태웠던 담배 연기는 뒤따라오던 

아주머니에게 자신이 의도하지도 않은 

간접흡연을 하게 만들었고 


아파트 계단에서 당당히 태웠던 담배는 계단을 이용하는 

이웃들에게 역겨움을 안겨 주었다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가족 이었다

아무리 밖에서만 피운들 소용없는 니코틴이란 것을 

집으로 옮기고 다녔다


참 그동안 너무 이기적 이었다.

병원 천정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문득 이십여 년 간 나를 지배했던 

“ 담배와의 한판 싸움을 해보자.” 라는 승부욕이 생겼다

“ 담배와의 담판을 짓고 이제부터 전쟁이다.” 

그렇게 해서 담배 끊은 사람하고는 상종을 하지 말라는 

그 만큼 독한 마음을 가진 농담속의 사람이 되었다.

 

정말 죽을 만큼 힘이 들었다

담배 한 모금 깊이 흡입하고 싶은 유혹이 나를 

끊임없이 흔들었지만 그때마다 이 악물고 참았다

“ 그게 그렇게 힘들어 

혹자는 이해를 못 할 수 있겠지만 그

렇게 정신력과의 싸움에서 승리 했고 마침내 이겨냈다.


단순계산을 해보자.

4500×30= 135000. 135000×12개월= 1620000.

1620000×20년 = 32400000

단순 계산을 해도 웬만한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이다.


앞으로 죽을 때 까지 계속 담배를 피운 다면 건강은 

물론 상당한 금액의 금전적인 손해까지도 

감수 하며 살아야 한다.


“ 인생 뭐 있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는 거지 뭐팔십 넘은 할아버지도 담배 태우시는데 

건강에 아무 지장도 없더라다 자기 팔자를 타고 난 거야.”

여전히 골초인 매형의 지론이다.


글쎄과연 그럴까 앞날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흡연을 하게 되면 그 만큼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나는 담배를 끊었고 케케묵은 냄새를 달고 

다니지도 않으며 나의 뇌는 항상 

맑은 엔돌핀이 흐르고 있다


금연을 시작한지 어느새 2년이 넘었다

건강도 훨씬 좋아졌다이제는 담배 연기 근처에만 가도 

역겨운 냄새가 나서 잠시 숨을 참고 지나간다

금연을 하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어려웠지만 ,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선 듯한 느낌을 경험 해 본 것은 

살면서 가장 잘했던 일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나는 하루 담배 한 갑 4500원을 한 이십년 

꾸준히 모아 멋진 고급 승용차와 함께 

멋지게 늙어가고 있을 것이다.


2018. 01. 09.  by  임 세규.


시몬이 18-01-11 07:31
 
하루 4,500원 이십녀을 계산하면 숫자로는 많겠네요?
그러면 나는 처음부터 안피웠으니까 계산하면 집 한채가 아니라 두채는 되겠네요.
그런데 담배 끊은 것이 건강이 만들어주었군요.
담배는 남이었지만 술은 굉장했지요.
통풍은 술도 끊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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