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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27 21:07
 글쓴이 : 혜안임세규
조회 : 112  


책 읽기.


오랜만에 네 식구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 
엘리베이터 앞에서 키가 제법 훌쩍 자란 두터운 잠바의 털 달린 모자를 
쓰고 있던 둘째 딸아이의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내는 
'' 우리 딸 꼭 어른 같다.''
하자 큰 딸아이가 '' 이제는 십대랍니다.''
한 마디 거든다.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와 함께 일요일에 도서관을 갔다. 
무작정 고르는것 보다는 권장도서중 하나가 좋을것 같아 
직원에게 목록을 보여달라 하고 그중 한권을 빌려 가자고 했다.
한권속에 열 두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책이었다.


'' 우리 하루에 한 단원씩만 읽자.
아빠가 먼저 읽을 테니까 가영이도
읽고 서로의 생각을 얘기 하는거야. ''

''독서록 처럼 ? ''

'' 비슷하지만 그건 아니고 책을 읽은후의 
느낌 같은거.. 생각하는 연습 이라고 할까..''


첫단락의 내용은 아빠는 사업 실패로
먼 지방에서 일을 해야만하고 엄마는
돈을 벌기위해서 중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솔이가 시골에 내려가서 할머니와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할머니네 집뒤로 채석장이 있었고
솔이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그 광경을 
산이 트럭에 실린다 표현 했다.
한장 반정도의 짧은 단락이고
딸아이에게 묻는다.

''  무슨 내용 이었을까 ? ''

적잖이 당황하는 딸아이. 짧은 글이지만
잘 대답을 하지 못한다.
사실 내 의도는 책의 내용을 묻거나
줄거리를 간추려 보는것이 아니였음에도
질문은 그렇게 해버렸다. 
아차 싶어 다시 물었다.

'' 우리 그냥 솔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가영이가 느낀 솔이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 ''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교육관련 서적을 제법 많이 읽었다.
소장하고 있던 책들이 삼십여권 정도
있었고 도서관을 드나들며 틈나는데로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때 읽어두었던 책속에서 남겨진 양분 덕이었는지 
아이가  자연스럽게아빠와 대화를 하면서 책을 읽으면 
책을 좋아할것이다 라는 나름대로 책 읽기에 대한 
나 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책속의 내용을 기억 하고 있나 못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감성으로 책을 읽었는가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아빠도 엄마도 멀리 떨어져 있고
 솔이는 엄청 슬픈 아이예요. ''
산도 트럭에 실려가면서 슬퍼했을것
같아요.''

'' 응 그래. 맞아. 우와 가영이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참 대단 한걸. 아마도
솔이는 산이 무너지는걸 보면서 아빠
엄마가 더욱 보고 싶었을 거야.내일
또 책 읽고 생각해보자.''


맞벌이를 하는 집들은 아마도 우리집과
비슷한 상황 일것이다.
일상은 숨돌릴 여유도 없이 빠듯하다.

여섯시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과 함께 저녁밥을 차리고
나는 설거지담당 아내는 빨래 담당 가사분담의
몫을 하고 나면 어느새 시간은 열 한시가
다 되어간다. 


매일 반복되는 시간들이지만
딸아이와 하루하루 조금씩 책을 읽고
대화 하기로 약속을 했다. 

교육학을 전공 했거나 교육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루소의 에밀을 알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교육론을 다룬 책으로
현대의 전인교육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루소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다.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며 공공기관에서 아이들을 키우는것이
더 나는 교육이라는 변명을 늘어 놓았고
말년에는 과대 망상증으로 비참한 삶을
살게된다. 

글쓴이의 삶이 녹아내리지
않고 이론으로만 남은 책이 지금도
지침서가 되고 있으니.

어쩌면 아주 사소한
것일지언정 실천이 동반되는 교육이야
말로 참교육이지 않을까.

대략 십분 정도의 시간이다.
짧은 분량의 글을 읽더라도 딸 아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


공부는 잘 못해도 괜찮다. 
공부를 잘해도 잘못해도 인생은 마음 먹은대로 
살아지지 않음을 알고 있지 않은가. 

오늘저녁  딸 아이는 히히덕 거리며 내 옆에
달라붙어서 두번째 솔이의 이야기를 해줄것이고

꾸준히 아빠와 책을 읽고 대화 하면서 
어느새 책을 감성으로 대하는 아이로
자라 있을 것이다.

2018. 01. 24. by  임 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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