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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27 23:03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241  
천하 평정

홍성일

나는 학교 문 앞에 있는 자장 집 2층 아줌마를 무척 좋아한다.
푸짐한 몸매에 푸짐한 마음이 대번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요즘 어찌 그런 정성이 있으랴.
그래서 난 종종 그 집 2층을 가곤 했다.
아침을 굶고 허기진 배에도 결단코 그 집으로 행차는 것이었다.
그리고서는 빈속에 기름덩어리로 버무린 면은 안 된다는
친구들의 영양 어린 충고에도 난 면을 고집했다.
나의 자장면 나를 향해 윙크하는 그 많은 메뉴를 애써 무시하며
눈 딱 감고 손짓하나로 자장면을 찾았다.
주문을 받기 위해 1층 홀에서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무척 힘겨워 보이는 저 아줌마.
친구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유독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오늘은 자장면?"
어울리지 않은 빨간 색 립스틱 아니 자장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터져 버린 앵두 빛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
나를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짧은 머리 그녀는 왜 짧은 머리를 저렇게 했을까?
언제 보았던 브룩클린에서 연유하는 강인함 때문일까?
강한 게 좋아 혼자서 세상을 살고 싶어 머리는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아 하하 메뉴 선택권을 모조리 빼앗은 나는 재빠르게 외쳤다.
"예, 네 그릇이요."
그녀의 양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뒤뚱거리며 난간에 대고 외친다. "2층 자장면 네 개 ! 둘은 곱빼기"
만족의 한숨이 쉬어진다.
난간에 기대어 소리지르는 그녀의 엉덩이는 무지 크다.
혹시 애를 둘쯤 낳아본 경험자는 아닐까?
그래도 좋다. 난 그저 그녀가 있는 이곳 2층이 좋다.
그녀는 내가 있을 때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뭐 귀중한 물건이 여기에 있다고 이곳 옥상 방을 고집하는 걸까?
나 때문에 ? 아니다. 그녀는 날 잘 모른다.
나만의 일방 통행 일뿐이다.
그러면 왜 신을 벗고 올라 서야하는 이 비좁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다락방을 왜 2층에 대한 애착이라 생각한다.
1층과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이곳에는 햇살이 비친다.
오전 11시쯤 고개 드는 강렬한 햇살이 아니다.
봄에 피는 개나리 마냥 노란빛 아지랑이 멋 살 난 이 햇살이 좋다
메뉴 판에 오케이하고 동무들과 고된 졸음과 전쟁이야기를
터뜨릴 즈음 개나리는 살며시 피어서 동무들을 간질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녀는 개나리를 좋아해서 이곳을 고집하는 거야
사람들은 2층으로 올라가는 그 가파른 계단을 싫어한다.
더군다나 초광 속 디지털시대에 사람들이 신을 벗고 긴 다리를
쫙 펴 볼 시간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언제나 2층에는 사람이 없다.
그녀는 손톱을 매만지고 있다. 빨간 매니큐어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이것은 나의 일부가 아니야, 단지 가식이야 말한다.
조화되지 않음 불일치 그녀와는 어울릴 수 없는
빨간 매니큐어 새빨간 그녀에게 빨강이 시사하는
섹시의 촌스러운 미를 일러주었을까?
그녀는 매니큐어를 벗기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광을 내고 있어 반짝 반짝 "이층 자장면 받아요"
1층 주방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는 내 사색을 깨뜨렸다.
그녀는 1층으로 내려갔다.
곧 힘 좋게 자장면을 받아 갖고 올라온다.
'많이들 먹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날 불러요."
쌀의 1.5배인 면발을 잘도 입 속으로 잘 빨아들이는 동무들
후루룩 후루룩 오늘도 어김없이 자장면을 남겼다.
언젠가 그녀가 내 귀에다 입을 대고 아주 끔찍한 말을 해 주었다.
" 먹고 남는 자장의 70%는 자신의 침이래"
배고픈 하이에나인 동무들은 자신의 침을 맛있게 먹었다.
나는 상상한다. 그녀가 내 귀에 데고 이런 끔찍한 말을 해주기를
"뱃속에 든 30%는 네가 좋아하는 하나의 침이야. 한 그릇 더?"
빨간 색 손톱이 내 귓밥을 살짝 잡아당긴다.
나는 그녀를 보며 보일 듯 말 듯 고갤 끄덕인다. 헤헤
개나리 꽃 아리랑이 피는 2층 속의 기분 좋은 나른함 자장면이 좋다
그녀의 30%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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