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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1 00:07
 글쓴이 : 혀비
조회 : 285  

텃밭 하면 봄에 일구어 소소하게 채소를 가꾸고 거두어

먹거리 환경을 손수 장만한다.

나는 겨울이 들면 손바닥만한 텃밭을 일군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사계절 채소가 흔한지도 오래 전 일이다.

이제는 땅이 아니어도 경작은 가능하다.

수경 재배는  도시에 아파트형 수직 농장으로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현대식 시스템으로 경작한 신선한 채소로 고급진 채식 음식점을 경영하는 젊은이가

지상파를 타기도 한다.

 

나의 겨울 텃밭은 이런 거창한 경작과는 거리가 멀다.

가장 보편적인 주거환경인 아파트 베란다에 일군 상자 텃밭이다.

몇해 동안은 화분도 몇개 길렀지만 예쁘게 꽃도 피더만 무슨 영문인지 다 죽어버린다.

 

겨울이면 베란다 햇살이 너무나 좋다. 

우연히 흙을 구하였기에 빈 그릇 하나에 상추를 심어본게 해를 거듭하며 하나 둘 늘어났다.

 

가을도 깊어 찬바람이 감돌때 씨를 넣고 기다리면

발아한 씨앗은 흙더미에 점을 찍어 생명이 움틈을 알린다.

생명, 그것은 환희이다.

한점의 생명은 여리디 여린 잎새를 싹 튀우고

창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에 간지름을 타며 뽀독뽀독 키워낸다. 

올해 같이 한파가 더센 섣달에도 제 맵씨을 뽑내며 햇빛과 잘 놀아준다.

나는 조금의 수분과 영양을 지원코자 식재료 부산물을 조절하여 첨가하면 된다.

 

채소지만 식용이라기 보다 관상용에 가깝다.

햇살 좋은 베란다에 살아있는 생명의 겨우살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방문객이라도 닥치면 신통하게 여기며 감탄하는 언어가 알량한 자존감을 깨운다.

 

주된 종모가 상추인데 상추 종류만도 참 다양하다.

이름도 생소하게 아바타상추, 버터크런치상추 같은 외래어 이름을 가진 상추도 흔하다.

처음 재배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하늘 향해 쭉쭉 뻗어나며 꽃대를 올리고 씻앗을 맺어주던

어릴적 부터 보아왔던 낮설지 않은 토종 상추였는데, 언제부터인가 토종 씨앗은 구해지지 않고

땅에 붙어 잎만 수확하는 낮선 상추들 뿐이다.

웃자라 약이 오르면 어린 입맛에 질겁 하던 씁쓰름한 토종 상추도 개량종이 개발되었다니

나이 들며 옛 정취가 더욱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해는 아욱이 압권이었다.

 

여름이면 창문 넘어 햇빛 한점 들지 않는 것이 추석이 다가올 즈음 조금씩 들어서는 햇살은

겨울 되면 거실 안 깊숙히 들어앉는다.

 

여름에도 비워두기 아까워 씨를 넣어보지만

움트긴 하여도 여린 잎에 흠집만 남기고 자라지를 못한다.

햇빛을 볼 수 없으니 아무리 애를 쓰도 소용이 없다.

그늘지고 습하면 생기는 곰팡이,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늘 한점 없는 광활한 농지의 까닭이다.

우리 몸에도 햇빛은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햇빛 없는 날은 마음에도 그늘이 든다. 그래서 우울하고 병이 되고  슬픔을 남긴다.

빛은 희망의 상징이며 지구 에너지의 근간이 된다.

 

햇살 좋은 창가에서 내 마음의 소망도 키워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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