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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1 01:00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257  
겨울햇볕과 함께

윤재석

아침 공기가 차갑다.
올해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 정보대로다.
겨울이면 춥고 눈이 오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막상 닥치니
몸은 움츠러들어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아침 뉴스를 들었다.
하루하루 전해지는 뉴스가 희망보다는 참담하고 우울한 소식이 더 많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영민하지 못하면 나라는 혼돈에 빠지고,
국민은 도탄에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자주 느끼곤 한다.
해를 넘기며 벌어지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예부터 사람의 기본은 진퇴를 잘 선택한 사람이라 배웠다.
나라가 빨리 안정되었으면 한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온다.
기린봉에는 눈이 하얗다. 차가운 날씨에 녹을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포근한 겨울햇볕이 거실에 옮겨 놓은 화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겨울잠에 빠진 화초의 모습이 느긋해 보인다.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옹기종기 어깨와 팔을 맞대고 있는 모습들이 정겹다.
아마도 춥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바깥 자연과 더불어
지낼 일이 기다려지는 눈치다.
겨울이면 거실로 오고, 봄이면 바깥으로 나가는 환경에 순응하는
법도를 익히는 듯하다.

따뜻한 겨울햇볕을 받으며 거실의 화초를 보면서
진퇴라는 말에 생각이 머문다.
어릴 때 형제간에 다투던 일들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한 번 뒤로 물러섰다면 싸우는 일이 없었을 게 아닌가?
어려서 물을 뿌리고 청소를 하며, 어른에게 공손히 대하고,
나아감과 물러섬을 제대로 하라고 배웠건만, 고희를 살아온 내게
누가 진퇴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실행을 못했으니
그저 웃을 따름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직분을 다하고, 일을 마치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은 진퇴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매한 내가 진퇴를 속 시원히 말할 수가 있겠는가마는
누구나 자신을 위한 생각은 있으리라.

세상일은 진퇴로 이루어지고 마감한다는 생각이다.
순리와 천명에 따라 현명한 진퇴를 결정한 사람에게는 존경과
찬사가 뒤따른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역사에도 길이길이 비판을 받는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진퇴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여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는 나라보다 개인의 영욕이 앞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생뿐만이 아니다. 전쟁에서도 진퇴의 판단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가려진다.
현명한 진퇴로 사랑과 존경받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우리는 흔히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태평성대를 요순시대라 말한다.
요순의 뒤를 이은 우임금의 일화가 있다.
우는 치수사업을 잘해서 태평성세를 이룬 임금이다.
치수 사업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청렴했던지 자기 집 앞을 세 번이나
지나면서 한 번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모습을 보면서 반성해야 할 일이려니 싶다.
대한민국의 지도자, 정치하는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일이다.

고사에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고, 과일나무 아래서 갓을
바로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멀리서는 밭에서 오이를 따고, 과일을 따는 것으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남으로부터 의심 살 만한 행동은 하지 말라는 말이다.
나라가 비리로 얼룩진 모양새다.
국가 비리로 법원의 심판을 받아 결과가 나올 것이나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아니라고 모두 발뺌을 한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나라와 국민을 걱정했다면 오늘날 대통령이
탄핵을 받는 불행은 없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원할 때 오고, 그렇지 않으면 떠나야 한다.
진퇴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한 나라의 혼돈시대를 피할 수 있다.
나라의 모든 분야가 정체상태다.
하루 빨리 이 모든 일이 해결되어 나라가 정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따뜻한 겨울햇볕을 받으니 바깥 추위를 잊은 듯하다.
고서인 소학의 쇄소, 응대, 진퇴의 구절이 생각나서 다시 새겨 보게 되었다.
나를 먼저 수신하고 치국에 뜻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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