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작성일 : 18-02-05 07:37
 글쓴이 : 요세미티곰
조회 : 321  

조껍데기 술

 

쌀 대신 좁쌀로 만든 조껍데기술이란 게 있지요. 절대로 쎄게 발음해서는 안 되는 이 술은 벼농사가 힘든 제주에서 만들어먹던 오메기술에서 유래한 것이라 합니다.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떡을 잘게 부셔 누룩과 함께 발효시키면 위에 맑은 오메기술이 뜨고 가라앉은 나머지 부분을 조껍데기술이라 한다지요.

조껍데기술은 돼지껍데기 안주가 제 격이지요. 제주의 똥돼지 껍질이면 더욱 좋고요.

제주 흑()돼지는 돗통이라 불리던 돼지우리에서 똥을 먹여 똥돼지로도 불렸습니다. (어감 대문에 이하 인분이라 하겠습니다.)을 먹여 키우기 때문에 더럽고 비위생적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인분이 변질되기 전에 돼지가 금방 먹어치우기 때문에 도리어 냄새가 나지 않는 위생적 화장실을 유지시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제주 돼지가 면역력이 강하고 육질이 좋은 것은 인분에 포함된 미생물과 유산균 덕이었다는 것이고요.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여 화투를 치지요.

이 화투에도 피()라고도 하는 껍데기라는 게 있습니다. 껍데기 중에 가장 천대받는 게 흑()싸리 껍데기지만 11월 똥의 붉은 색 피똥 피와 12월 비 피는 쌍피(双皮)로 대접을 받지요.

껍데기 열두 장을 모으면 3점으로 나게 되는데 설사한 똥을 남은 똥으로 쳐 먹으면 한 장씩 덤으로 받게 되고 비 껍데기까지 까서 먹으면 똥피 4장과 덤으로 받은 두 장 그리고 비껍데기 2장 등 일거에 8장의 껍데기를 모으게 되지요. 넉 장만 더 모으면 나게 되는데 만일 상대방이 기본 피를 모으지 못하여 피바가지까지 쓰게 되면 두 배의 노름 값을 받게 되지요.

설사한 똥껍데기와 비껍데기 - 돈 없고 빽 없는 민초들이 일거에 싹쓸이 할 찬스가 아닐까요.

돼지는 번식, 똥은 누런 황금을 의미하여 재운(財運)을 나타내지만 비도 상징성이 있습니다.

비 패를 보면 버드나무 아래 우산을 든 사람과 개구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화투는 원래 일본에서 건너온 것인데 오노도후(小野道風)라는 일본의 유명한 서예가의 전설에서 비롯된 거라지요. 이 오노가 어려운 붓글씨 공부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개구리 한 마리가 수양버들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르다가 미끄러지고 오르다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는 개구리를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 다시 붓글씨에 정진, 일본 최고의 서예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 구정에도 반가운 가족들이 모두 모이겠지요.

골치 아픈 정치 얘기는 하지 마세요. 선거 얘기도 하지 마시고요.

정치 이야기는 가족 간에도 의견이 다르답니다. 모처럼 만나 언성을 높여서는 안 되겠지요.

콜라겐 덩어리인 돼지 껍질은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하니까 올 구정엔 똥돼지 껍질을 안주로 삼아 조껍데기 술을 마시면서 고스톱이나 치세요.

똥껍데기와 비껍데기로 싹쓸이, 바가지를 씌워서 왕창 따시고 구정 새해 운수 대통하시기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33 <단편소설> 여자의 마음 구식석선 08-15 14
1032 [소설]최마하연4 2009년 7월 30일 목요일 최마하연 08-15 10
1031 [소설]최마하연3 2009년 7월 30일 목요일 최마하연 08-15 9
1030 [소설]최마하연2 2009년 7월 30일 목요일 최마하연 08-14 14
1029 아내에 외출 김해인. 08-12 29
1028 순리順理 김상협 08-10 37
1027 [소설]최마하연1 최마하연 08-06 45
1026 계곡이 좋다/신팔복 김용호 08-05 51
1025 사다리/윤재석 김용호 08-05 22
1024 인간성 회복 김상협 07-25 107
1023 아침을 여는 사람들/윤재석 김용호 07-22 89
1022 모악산에 오르니/신팔복 김용호 07-22 52
1021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2) /임두환 김용호 07-22 37
1020 지혜(智慧)의 나무 泉水 07-20 83
1019 사람 사는 이야기 ♤ 박광호 07-20 250
1018 그녀의 눈물 '태풍의 운무 속으로' <수필> 김영채 07-17 247
1017 헛것이란 말 손계 차영섭 07-13 73
1016 무논에서 풀을 뽑으며/신팔복 김용호 07-12 51
1015 추억의 시냇가/윤재석 김용호 07-12 60
1014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손계 차영섭 07-08 58
1013 비밀번호시대/윤재석 김용호 07-06 57
1012 백세시대를 준비하며/윤재석 김용호 07-06 67
1011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임두환 김용호 07-06 46
1010 사패산 김해인. 07-05 103
1009 아내의 얼굴을 보며 손계 차영섭 07-02 90
1008 <소설> 로그인 (Login) 문해 06-30 105
1007 저염식 요세미티곰 06-23 95
1006 [수필] 희미하다는 거, (1) 하늘은쪽빛 06-23 215
1005 생명의 늪 손계 차영섭 06-22 112
1004 자신감 김상협 06-11 18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