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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4 12:06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84  
산사의 연가

박미향

너무나 황폐했던 내 영혼의 불모지가 기름진 땅으로 변하려 하고 있다.
그 척박했던 땅이, 가뭄에 갈라졌던 땅껍질이 오늘은 부드러운 옷으로
갈아입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꽃도 피워 낼 것 같은 생각도 한다.
불륜이라 해도, 그 상처의 몫이 내 것이 된다 해도 그를 사랑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시작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내가 맞을까? 반문을 해 본다.
그렇다. 이제껏 그 사랑을 얼마나 갈구했던가? 나라고 왜 여자의
절정을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았겠나?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빗소리를
같이 듣고 싶었고 달이 밝은 밤이면 그 달빛 아래 사랑을
얘기 해 보고 싶었다.
아카시아 향이 지천으로 묻어 날 때면 아카시아의 넋을 술로 빚어서
나누어 마시고 싶었다.
카나리아 같은 속삭임으로, 때로는 투정을 부려도 보고 싶은 여자가
아니었나? 따뜻한 가슴을 지닌 남자의 여자로 살고 싶었던 그런 바램이
왜 없었겠나 말이다.
그렇지만 내 외로움의 항거로 그를 사랑해선 안 된다는 갈등도
했지만 난 인간이었다.
그 무섭고 불편한 산사의 생활에 좀은 적응이 되어 가는가 보다.
그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산아래 동네를 바라보면서 아이들 생각 때문에 가끔은 울지만 첫날과
같은 통곡은 하지 않았다.
새벽 예불도 익숙해 졌고 스님의 법문도 귀 기울여 듣고 연화언니
일도 돕고 차츰 산사의 젊은 보살이 되어 갔다.
첫날과는 달리 여유도 가져서 혼자서 울었던 계곡에 가려고 나왔다.
따뜻한 물이 귀해서 머리 감는 횟수가 줄었지만 참을 수 있었다.
아침 공양이 끝나고 커피 당번을 하고 긴 머리를 헤쳐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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