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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3 19:57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188  
J 표 국수

윤재석

국수는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이다. 시장 음식점에서 팔기도 하고,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식사 대신이나 별미로 자주 먹는다.
지금은 국수가 흔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국수 대신 칼국수나 수제비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내가 국수를 좋아하니 아내가 국수를 가끔 만들어 준다.
그래서 아내의 국수 솜씨에 무슨 이름표를 붙여줄까 생각하는 중이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다.
시골에 살 때 어머니께서 밀가루로 칼국수를 만들어 주시던
기억이 생각난다.
밀타작하는 날이면 밀 가마니를 토방에 쌓아 놓았다.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 밀을 맑은 물에 잘 씻고 그 속에 돌이나
부산물이 없도록 정성스레 거른다.
멍석에 널어서 햇볕에 잘 말린다. 밀방아를 찧으면서 날린 밀가루가
어머니의 머리에 소복이 내려앉아 하얗다.

밀가루 방아를 다 찧어 놓으면 아버지께서 마중을 나오셨다.
아버지는 지게에 밀가루 포대를 지고, 어머니는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어머니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밀가루를 반죽하셔서 칼국수
만들기에 바쁘셨다.
주먹만 한 크기의 반죽 덩어리를 방망이로 밀면 얇고 넓은 모양이 되었다.
다시 말아서 칼로 가늘게 썰어서 국수 모양을 내셨다.

검은 큰솥에 칼국수를 끓이셨다.
여름철이라 날씨가 더워서 마당 한 모퉁이 감나무 그늘에 멍석을 펴놓았다.
온 식구가 그곳에 모여 앉아서 칼국수 잔치를 했다.
칼국수를 넉넉히 끓여서 이웃집 성동아저씨 댁에도 한 양푼 보내드렸다.
성동아저씨는 아버지와 내외종 간이라 조금만 색다른 음식이 있으면
서로 나누는 사이였다.
아버지와 아저씨는 항상 정다워 보였다.
이제는 뵐 수 없는 분들이다.
감나무 그늘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온 가족이 모여 김나는
칼국수를 먹던 모습이 생생하다.

여름철이면 어느 집이나 주로 보리밥을 먹었다.
그때는 양식이 별로 없던 시절이다.
어머니께서 별미로 수제비를 끓여주시는 때도 있었다.
수제비 속에는 감자를 두툼하게 썰어 넣어 감자를 찾아 먹는 재미가 있었다.
애호박도 썰어 넣고, 풋고추로 양념해서 먹는 수제비는 별미였다.
보리밥은 까칠까칠해서 입안의 볼을 쿡쿡 쑤시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수제비는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수제비 끓이는 날은 과식하기 일쑤였다.

시골 고향마을에 혼인이나 회갑 등 잔칫날에는 마을 전체가 들썩거렸다.
국수 한 묶음으로 부조를 해도 마음은 넉넉했다.
잔칫날 대접 음식은 거의 국수였다.
커다란 사발이나 대접에 국수를 담았다.
큰솥에 미리 준비한 육수를 부은 다음 그 위에 달걀로 만든 지단을 놓았다.
고추씨를 빼고 돌돌 말아 정성스레 실고추를 썰어 고명으로 얹어 주면
맛깔스러운 국수 한 그릇이 되었다.

가끔 친구와 만나면 국수를 먹는다.
면발이 가늘어서 옛날 먹던 맛이 아니다.
옛날 국수는 굵고 쫀득해서 입에 넣으면 입안이 꽉 차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요즘 국수는 가늘어서 뚝뚝 잘려서 젓가락으로 먹기가 불편할 정도다.
국숫집에서 파는 국수는 계란 지단으로 고명을 얹어 주지 않는다.
육수는 겨우 멸치 삶은 물에 조미료를 넣어 만드니 옛날 시골 잔치 집
국수의 맛을 찾을 수 없다.

우리 집 국수요리는 제법 잔칫날 국수를 따라가려고 한다.
육수를 커다란 냄비에다 표고버섯, 다시마, 양파, 멸치 등을 끓여
미리 준비해 놓는다.
시장에서 사 온 굵은 면발의 국수를 삶아 찬물로 씻어서 그릇에 담고 위에
계란 지단을 놓고 육수를 붓는다.
그런데 실고추는 없다.
간장은 집에서 담근 장이다.
마늘과 깨소금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부어 맛을 낸다.

먹어보면 잔칫집 국수 맛은 아니어도 가까운 맛을 내고 있다.
국수를 가끔 먹는 별미로 만들어 먹는다.
우리 집에는 국수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내가 국수를 좋아하니 자연히 아내가 국수를 잘해 준다.
그래서 내가 아내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J표 국수라
이름지어 특허를 내줄까 한다.

“이제 당신 국수는 J표 국수야. 상표가 있으니 더욱 분발하라고!”

이렇게 말해 주었다.
개인이나 회사. 사회는 신용이 첫째다.
처음 먹은 마음 변하지 않아야 한다.
J표 국수가 발전하려면 지금처럼 정성 들여 만들고 항상 이 맛을
보존하는 길이라 했다.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하니 아내가 웃었다.
아내는, 내가 해준 국수를 먹고 싶으면 자기에게 잘하라고, 한다.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보며 먹는 국수 맛이 괜찮다.

우리 밀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며 지은 농작물이다.
벼와 보리와 더불어 우리 조상들의 주식이었다.
쌀을 주식으로 하던 시대에서 밀가루가 주식으로 되고 있다.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대부분 빵 종류다.
빵은 슈퍼나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고, 보관도 편리하다.
집에서 조리할 필요가 거의 없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그들은 여유 있는 시간을 갖기 어렵고 바쁘다.
시간 절약을 위해 자연히 빵과 곁들여 우유 등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편리함에서 생긴 일이다.

옛날 말에 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 했다.
우리나라 농가에서는 밀농사를 많이 짓지 않고, 외국에서 밀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 양식은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데 아쉬운 일이다.
긴 안목을 가지고 밀농사를 짓는 쪽으로 나갔으면 한다.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쌀. 보리. 밀 등 식량을 자급자족해야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은 편안할 것이다.
모든 농산물이 우리 것이어야 더 좋지 않겠는가?
아내가 오늘 점심때도 J표 국수를 만들어 준다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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