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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05 08:01
 글쓴이 : 김용호
조회 : 121  
그 예언이 실현될 것 같아서

신팔복

꿈에도 상상 못한 일이었다. 2018년
4월 27일, 나는 진안문화원 회원들과 수원 화성으로
문화탐방을 하러 가는 도중이었다.
오전 9시 30분,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려고 판문점에서 만났다.
버스 안에서 텔레비전으로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기적 같은 장면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양복차림의 대통령과 인민 복을 입은 위원장이 서로 만나 악수를 하는 순간,
우리는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반도의 전쟁위기설이 세계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남북 정상이 이렇게 만나 민족의 화해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정상회담을 열게 될 줄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남북의 수행원들도 긴장과 흥분으로 분주했지만, 40여 개국에서 온
3,000여 명의 기자들도 두 정상의 회담 영상을 시시각각
본국으로 전송하기에 바빴다.
그야말로 전 세계의 눈과 귀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에 쏠렸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어 광복을 맞은 우리 민족은 동서 이념의
대결에 휘말려 열강들에 의해 분단된 지 70년, 휴전 65년이 되었다.
세계적 냉전체제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종식된 지도 오래인데
오직 우리만이 냉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족이 서로를 적대시하며 언제 다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공포(恐怖) 속에서 살아왔고, 때로는 국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위정자들의 집권 야욕의 도구가 되기도 했던 분단이 아니던가?
이것은 우리나라가 세계무대로 나가는데도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 남북정상이 만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논의하고 있으니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모두가 알다시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물꼬가 트였다.
분단 이후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차회담을 해서 6?15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2007년 10월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차 회담 결과 10?4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모두 7?4남북공동성명에 근거를 두었는데, 1972년에
양측의 고위급 인사들이 접촉하여 민족의
“자주, 평화, 단결”로 통일을 이루자는 원칙을 규정한 내용이었다.

판문점에서 만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삼엄한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것을 보고 감동되어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도보다리에서 산책과 탁자에 앉아 담소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에서 민족의 숙원이 잘 풀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벅찼다.
다복솔 나무로 기념식수를 하고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고 쓴
표지석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우리 민족의 앞날이 소나무의 기상처럼 늘 푸르고 꿋꿋하기를 바라면서,
'야, 정말 잘 돼간다!'라고 되뇌었다.

두 정상은 양측 수행원들과 각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하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엄숙히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자 왔다.”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문은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도 확인했다.
앞으로 남과 북은 한반도의 비핵화, 단계적 군축,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이산가족 상봉, 끊어진 철도와 도로의 연결 등 민족의 공동 번영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서로가 쉬운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하기 바란다.

평생 잊지 못할 기적의 순간을 지켜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초등학교 시절에 할머니한테 들은 '통일'이 이뤄지는가 싶어 감정이
복받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호랑이가 나온다는 진안 성수산과 명산으로 알려진 마이산을 오가며
수행 기도하셨던 최씨 할머니가 단식기도에 나선 할머니들에게
“곧 평란(平亂)된다.”고 했고, 언제쯤 통일이 되겠냐는 질문에는
“마이산 밑에 저수지가 생기고, 신작로가 반듯하게 나고, 전깃불이 들어와
환하게 밝혀지고, 그리고 읍내에서 이곳까지 집들이
들어서게 되면 통일이 된다.”라고 말했단다.
수행기도 하면 도통(道通)한다더니 최씨 할머니의 그 예언이
운명처럼 맞아 들어가고 있어 신기하기만 하다.
호롱불 밑에서 공부하던 그때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허황한
이야기로 간주했었는데 이제는 그 예언을 믿고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도해야겠다.
민족의 숙원인 통일이 이뤄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밝은 미래를
상상하면서 꼭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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