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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4 20:59
 글쓴이 : 활연
조회 : 699  
객관적 상관물 
 

         활연




애인과 호젓하게 산속에 누웠다
볕은 따갑고 새들은 입 신호 바쁘다

대낮인데 다 벗으니까
허전하다고 시를 읽으란다
상관물이 상관없이 놓인
한 편을 읽었다

나는 자못 진지했는데
애인은 입꼬리 씰룩대더니 미친놈 한다
상관물이 상관있다 우겼으나
외계인도 못 알아먹겠다 인간아 한다

새소리보다 못한 지경에
형이하학적으로 발끈했다

산속은 싱그러운 상관물을 아우른다
나는 숲을 휘젓고 나를 마구 낭독했다
기이한 방언들이 숲으로 달아나자
아이고 몹쓸 짐승아 한다

오후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운데
애인은 가엽게 움츠린 상관물을
객관적으로 감싸 쥔다

문정완 17-12-05 05:44
 
객관적 상관물이란 문학적 용어로서 화자의 심상 또는 정서 사상 등을 직접적 관계가 없는 대상을 빌어와 담는 것을 말한다면
위 본문의 시는 일부가 아닌 시 내용 전체가 객관적 상관물로 구도를 잡고 있다 보인다

현대시에서 객관적 상관물은 시쓰기에서 필수 도구다 마치 속없는 만두는 만두가 아니 듯
시 또한 시가 아니다해도 무방할 것 같다

본문에서 화자는 어디 경치 좋고 숲이 좋은 어느
산림욕장에 자신을 벗어 놓고
안빈낙도 같은 노자의 무위자연 한편을 느끼게 하면서 화자는 나라는 존재의 자아를 환기시킴과 동시에 자연을 통해 화자를 반추하고 가득한 연민의 시선으로 자아를 돌아보는 심리적 상황을 시적 기호화로 탑승 시키고 있다

독자의 시선으로 본문을 바라 보았을 때
꼬투리 아닌 꼬투를 잡자면 가볍게 직조되었고 찰라지간에 완성된 시 같다는
느낌이다 한방에 명시의 탄생도 더러는 발굴된다
천재의 일면을 보면서도 천재의 가벼운
단면이 동시에 발견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에서 무게란 그리 중요한 덕목은 아니다
가벼울수도 무거울수도 있다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사유의 날이 있을 수 있고 무거운 것에 가벼움이 무거움을 중화시키는 작용의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볼 때 본문의 시는 화자가 다분히 언어의 휘발을 즐긴 측면 있다 하겠다
물론 시는 언어의 휘발에서 완전히 벗으나는
진체는 사실상 존재론이 성립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언어의 휘발성은 시라는 의미론적  존재론에서 시의 결이라 할 수있는 전달, 호소 , 주제의 확장 등에 상당히 관여한다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화자를 잘 알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위 시 한편은 그저 맆서비스에 불과한 재미의 한편으로 치부할 것이며 화자가 가지고 있는 시의 목록에 올라 있지도 않는 소품에 불과할 것이다를 짐작한다
단지 이곳은 특수한 곳이며 사투리로 짜다라 흠잡을 것도 없는 시 한편을 가지고 애써 흠집 찾아서 모두의 공부삼아 재미삼아 놀아 보는 것이다 (웃음)

사실 시는 독자의 몫이다는 말은 시인으로서 가장 무책임한 말이다 나는 이렇게 썼는데 너는 그렇게 읽었다면 그렇게 읽어라는 것인데
마치 어느 화가의 기하학적인 그림 한편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느낌을 유추하고 감상하는 가운데 각자의 전이는 다르다  시 역시 그렇다는 간단한 논리의 주입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아니 맞다 그러나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는 시의 영역은 타 예술의 장르와는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

창의적 예술의 세계에서 작가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작품을 구현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게
구현되었다면 그 작품은 화자의 사상이나 철학
정서 세계관이 전혀 빠져있는 짜맞추기식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해 집을 짓는 건축물이다
서구 유럽의 철학자들은 시인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한다
시인이 대상이나 물상을 바라보며 투사하는 시인의 직관과 통찰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서
그만큼 시인의 통찰은 깊은 철학의 세계보다 어쩌면 우위에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마치 서산대사가 전혀 상관성이 없는 새벽 닭 울음소리에서 한순간 홀연히 깨달음 얻었듯이
시인이 대상을 관통하는 통찰은 위대하다
시가 타 예술의 영역과는 차별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는 정신적 감응과 밀접한 관계를 관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구 또 한참을 삼천포로 가네 ㆍ 웃음ㆍ)

이러다 A4백장 낭비하겠다

본론으로 가서

본문의 시의 흠결은 언어가 아닌 언어의 색과 흐름의 이마가 활의 이마처럼 너무 뺀지르하다는 것이 흠이다 너무 뺀지르하다보니 사유보단뺀지르한 맛에 독자가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아무튼 공양주 한편 고맙습니다
씹을 것도 없는 것을 가지고 씹는다고 서툰 이빨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비토방은 그저 상대의 흠결만을 뒤집어 보는 곳이 아니라 요렇게 재미 있게 놀수도 있다
는 것을 비토방 이러면 알르레기 생기시는 분께
막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비토방은 시와의 전쟁과 평화를 모두 사랑하는
장소이자 공간입니다
부담없이 가볍게 모두 오십시오


활연님 느긋하게 한편 올려주신 것 잘 읽었습니다
두서가 없는 졸글에 활연님의 귀한 시에 누가 되지는 않았나 하는
마음도 함께 놓습니다^^♡
     
활연 17-12-05 16:25
 
以빨 하나 끝내줍니다.
  넋놓고 읽었습니다. 속내를 다 들킨 기분.
안희선 17-12-05 10:27
 
시인의 시를 읽으며, 새삼스레
시라는 쟝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즉, 시라는 건 문학의 여타쟝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함축적이고
비직설적이고 비교적 짧은 형식을 지니는 것이지만
그 속에는 <많은 말을 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시인의 상상력과 사유 및 정신세계를 시로서 형상화하기 위해서는
말이 갖고 있는 직접적 의미 외에 함축적 의미까지 최대한 동원하여
씌여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이다

사실, 우리들은 일상생활에 있어 말의 표층구조에 익숙한 것이어서
그 표층구조 뒤에 숨겨진, 혹은 숨겨질 수 있는 심층구조에는
대체로 그 접근을 꺼려하거나 낯설어 한다

그다지 영양가 없는 쓸데 없는 얘긴 그만하고,
텍스트로 올라온 시에 대해서 말해 보기로 한다

우선, 시제가 객관적 상관물이다

객관적

게다가, 상관물

그러나 이 시를 읽어보면 시제와 관련하여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다소 최초의 혼란을 야기시킨다 - 객관적 상관물?

혼란을 急 안정시키고, 찬찬히 살펴보자

내가 보기에 시의 주된 흐름은 소통의 부재를 말하고 있다
(애인은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의 진지한, 진정성 있는, 메타포에 대해 발끈한다)

- 여기서 애인은 사랑하는 독자이겠다 (희선 註)

그러나 화자는 애인의 견해에 동조할 수만은 없다고 하면서 화자가 제시하는
사물과 현상을 단 하나의 통로만을 따라가, 오직 한 개의 열쇠를 갖고
하나 뿐인 문을 열듯이, 특정의 (그러니까 네 주관의) 유일한 의미로만
해석하지 말라고 하면서 모든 상관물을 너만의 잣대로만 바라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감싸 쥘 것을 말하고 있다

사실, 어떤 면에서 시의 결구는 화자의 간절한 부탁이다
(애인이 그렇게 했다기보다)

- 이런 부탁은 박남철 시인의 <독자놈들 길 들이기>에 비한다면
너무 완곡한 정중함의 표시이기도 하다

사실, 지금의 이 시대는 단절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부재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자신의
외부와 非外部와의 갈등으로 그 정신작용은 날로 초췌해지고
소외감과 절망의 암담함으로 얼룩져있다고 보여지는데

따라서, 이 시는 그 같은 현대인의 광범한 소통부재를 질타하는
비평의식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꼭이 시문학에 한정된 시인과 독자와의 관계만을 말함이 아니라)

흠이라면, 시가 전혀 상관이 없을 거 같은 말들을
상관물로 환치함에 있어 다소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

하여, 일견 一見 그냥 중얼거림의 형태로 보여지기도 한다는 거

하지만, 시인은 이 같은 중얼거림의 형태는
복합적이고,함축적이지만, 때로는 일상적인 언어로
즉, 평상시 말하듯이 전개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었음일까..


- 비평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벼운 터치가 된 거 같아
시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활연 17-12-05 16:51
 
시인은 시집으로 말한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하나의 견본주택이라도
지어야 그 속을 들여다보고 좋은 가구가 있는지 골동품이 있는지 텅 비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습작을 다 담으면 하수종말처리장이 되겠는데,
어느 날 어느 순간 머릿속을 기는 거미가 지은 허물만 걸린 거미집일 것이라서
아직 집은커녕 섬돌 하나 마련하지 못한 처지라, 이렇게 저렇게 굴린 글이 많네요.
시가 객관적이다,는 아마도 모순일 것입니다.
우리는 시인보다는 시를 읽고 싶으니까, 대리하는 것들; 이를테면 아버지,
어머니, 불쌍한 처지, 철물점, 철공소, 물고기, 아픈 누이, 멀쩡히 잘 있는 사물들
등등 온갖 것을 가져다가 화자의 대리인으로 삼지요. 마치 좀 떨어진 지점에서
뒷짐 지고 아무 말 하지 않는 존재인 것처럼,
누구나도 한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상관있는 척하는 물물을 가져다 입을 달아 주고 말하게 하고.
그런데 시는 단절적이다, 이 세상과의 불화를, 잘 짜인 기율과의 길항을,
무관심한 것들에 대한 소명을, 낯설다면 좋겠다는 대단한 탐구심을,
말라비틀어진 철학을, 숨탄것들의 대단한 숨소리를 환기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수 년 동안의 내 언술들을 읽으면 말을 위한, 말에 의한, 말의 잔치였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 글은 하드코어적, 그러니까 대낮의 정사를 연상시키는 식으로
독자를 현혹하고, 독자를 당황하게 하고, 뭔가 퇴폐적인 분위기를 도모하면서
질펀하게 나뒹군 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도덕적인데, 그 도덕은 행동의 문제이지 사유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이 한 편의 그림은 어쩌면 유치한 키치의 모습이다, 그런 느낌도 있지요.
우리는 허리하학적 고민에 살고, 머리는 가끔
이마상학적으로 고상해지곤 하는데, 그 괴리란 늘 글 쓰면서 고민하는 지점 같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시를 쓴 만큼, 시를 생각한 만큼, 시와 더불어 논 만큼
나는 사람으로서 어떤 처지인가, 뭔가 발화할 수 있는 만큼인가, 그런 그네식의 '자괴감'이
생기기도 하지요.
어쩌면 객관적 상관물이란, 언어가 일상을 도피하는데 또는 관념을 뛰어넘는데 돌 하나를 놓는 식은 아닌가,
그래서 읽는 사람이 사적이 중얼거림이 아니라, 사물의 기이한 입이다, 혹은 착상이다
착시 혹은 착각을 유도하는, 그러니까 잔소리라는 지점을 이탈하기 위한 수단적 수단.
시가 그림 속으로 투항한 지 오래되었지만,
읽는 즐거움은, 사람의 말보다, 언어가 가진 말, 더러 모호하더라도
읽는 사람의 감각에 따라 달리 전이된다면, 의도하지 않은 확장도 기대할 수 있겠지요.
저는 이 글을 경험치 조금과 시는 어떻게 생긴 것인가에 대한 생각 몇 줌과
그리고 희떠운 농담으로 버무렸습니다.
리비도는 우리의 고상한 번뇌일 것인데, 시를 밀어내는 힘 또한 불가항력의 욕망일 것이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 그렇다면, 나중 집 한 채를 마련할 때
아궁이 군불을 위해 소모되거나 혹은 어떤 지점의 불쏘시개일 것입니다.
한두 평 다락방 모퉁이에서 썩어갈 어느 날들의
밭은기침들, 무량한 퇴비를 딛고, 아!, 시와 놀아서 참 좋았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심심할 때 만나 한잔하는 친구와 같아서,
그놈이 어떻게 생긴 놈인지 무관할 것도 같습니다.
진한 농담을 의도했으나, 싱겁고 시시한 노출씬이었습니다.
이판사판 살다 좀처럼 고상해지다가 그만 헤어지자, 늘그막에 신생한 되모시라고 설칠 것인지.
자꾸 제 글들도 늙어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도 제법 그럴듯한 시를 쓸 날을 학 대가리로 고대하고 있습니다.
고래를 들어 올리는 말씀들 고맙습니다.
문정완 17-12-05 19:04
 
언어의 장작이 이토록 뜨겁나 싶습니다 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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