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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8 11:47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194  

유치한 시에 기대어

 

      신명

 

 

어느 날은

세상의 유치함을 다 모아

한 떨기 순결한

시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 날은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는

투명한 호수에 갓 세수한 얼굴을

비춰 보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 날은

조금의 천박함을 덜고

조금의 부끄러움을 덜고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닮은

마알간 유치함에 눈물을 다

쏟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은유의 탈을 벗은

난해의 생경함을 벗은

보이는 대로만 볼 수 있는

 

한 번에 달음질쳐

곡선이 아닌 직선에 입 맞추며

얼굴이 발그레 빛날 만큼만

낯선 이가 내민 손을

온기로 잡을 수 있을 만큼만

 

낮잠 자다 일어난 강아지

마음껏 기지개 켜는 시간만큼만

샛별 같은 눈동자로 쏟아붓는 아가의

옹알이를 알아들을 정도로만

 

만큼만

만큼만

 

딱 그만큼만

아는 척하고 싶을 때가 있다

 

 

 


라라리베 17-12-28 12:06
 
5월 즈음에 이미지 보고 썼던 글인데 수정거치지 않고 그대로 올려봅니다
어떻게 고쳐야 될지도 잘 모르고 버려야 될지 고민하다
고수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질책이나 여과없는 비평도 다 수용하겠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문정완 17-12-28 17:03
 
오늘 비평토론방에 올리신 시는 동안 창방에서 보아온 라라리베님의 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는 나 안의 관념을 기호화 하는 작업인데 오늘의 시는 관념이라기보다 감정을 평이한 문구로 펼쳐 놓은 사실 시라고 부르기에는 부적합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시의 지점이란 심상의 이미지를 확장하고 여러 기법으로 여백에 언어의 미술을 그려가는 것에서 출한다 할 것입니다

솔직히 직설적으로 말하면 위 본문은 감정의 잉여물에 지나지 않는 흔히 인터넷에서 둥둥 떠다니는 가문이 없는
글과 동격이다 말하면 지나친 표현일지요 일단 여기까지만 뻔한 말을 하기로 하겠습니다

시쓰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구성과 요소들이 멋지게 살아있는 좋은  시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시쓰기의 교과서가 있다면 아마 위 성영희시인의 고사목만큼 좋은 교과서도 없겠습니다

고사목

 

성영희


바람의 집결이었을까
죽음의 대피가 모두 모인 듯
한쪽으로만 뻗어있는 가지들
푸른 귀를 쫑긋거리며 펴냈을 그늘의 한 때가
연대 잃은 화석처럼 굳어져 있다

선 채로 죽고 죽은 채로 서서
천천히 말라갔을 귀들
수피가 벗겨진 몸통에는
바람의 문고리가 달려 있다
 
갈참나무와 잡목들이
몇 채의 살림을 들고 나는 동안
벗은 몸으로 한사코 기둥이 되는 시간들
죽은 나무에는 죽은 새의 영혼이 앉았다 갈뿐
죽음의 기억에는 물기가 없다
 
북쪽으로 휩쓸려가는 바람
그곳에 가서 죽으려고
북풍이 불어와 초록을 데려가는 것이다
초록 속에다 한 겨울 눈보라를 키우는 것이다
 
산등성이 나무들의 가지를 보면
다 따라간 흔적이 있다
바람이 부는 쪽으로 따라가다 그대로 굳어 방향이 되었다
 
깜깜한 잠을 깨우는 저 순백의 나비들
고사목은 한 겨울에도
흰 꽃피는 방식을 안다

위 예를 든 시 한편은 고사목을 바라보며 느낀 심상을 시인의 상상력과 나무의 비의를 추적하고 대상을 관찰하고 투사한 발견들이 버물려져 있습니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자신이 롤 모델을 삼고 있는 좋은 시인의 시를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 필사를 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고 좋은 방법의 한가지일 것이다 생각합니다

무작정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 보다는 어떤 방향을 잡아서 길을 나설 때 가장 효과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비책일 것입니다

천편의 시를 필사를 권장합니다 또박 또박 정자로 큰소리로  읽으면서 한편을 다섯번씩 필사를 실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합니다

어느 유명시인님 한분은 처음 시를 배울 때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 한권을 열번을 정자로 또박또박 필사를 했다고 합니다 실화입니다
     
라라리베 17-12-28 18:05
 
감정을 평이한 문구로 펼쳐 놓은 사실 시라고 부르기에는 부적합한 요소
감정의 잉여물에 지나지 않는 흔히 인터넷에서 둥둥 떠다니는 가문이 없는
글과 동격이다

올린 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주셔서 왜 버려야 되는 글인지
어떤 것이 잘못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탁월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이 시 그려놓고 제목처럼 유치한 시가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꼈답니다

우선 오늘 얻어가는 것이 너무도 많음에 감사합니다

시의 지점이란 심상의 이미지를 확장하고 생의 비의를 여러 기법으로 여백에 언어의 미술을 그려가는 것에서 출한다

아직은 많은 습작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이 글을 기억하고 여기에 한발자국씩이라도 근접해 갈 수 있게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시를 그리다보면 제자리 걸음인 듯 해도
어느날 자신도 모르게 한단계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시마을에 와서 배우기 전 혼자서 그려 왔던 글은 감정의 토로에 지나지 않았음을
저도 오래 전 글을 읽으며 새삼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개개인 타고난 능력이 달라 언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지 모르고 또 분명 한계가 있어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으나 오늘 제가 알고 싶은 혜안을 얻어감에 감사합니다

"천편의 시를 필사를 권장합니다 또박 또박 정자로 큰소리로  읽으면서 한편을 다섯번씩 필사를 실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시인님의 글을 보았으면 좋겠네요
잊지 않겠습니다
문정완 시인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문정완 17-12-28 18:35
 
시는 쓰는 것이 아니고 가급적 그리는 것이다 한번 더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천재는 절대 노력형을 이기지 못한다 이 말도 첨부합니다
     
라라리베 17-12-28 18:50
 
쓰다를 그리다로 다 고쳤습니다 ㅎ
천재는 절대 노력형을 이기지 못한다 이 말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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