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0-17 20:32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755  

가장들

 

 

 

주유소 앞 마네킹 아가씨는 인사만 하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한결같은 인사를 하지

고급승용차도 경차도 차별하지 않는 공손한 아가씨

늦도록 야근해도 애인 한 번 찾아오질 않지

 

짧은 치마 얇은 블라우스

유니폼 한 벌로 사계절 근무하는

검소한 아가씨는

한 겨울에도 외투 하나 사 입질 않지

 

어제는 건너편 고기 집에

빵빵한 공기 아가씨가 하루 종일 현란한 춤을 췄지

훤칠한 총각이 장단 맞추는 걸 보니

아마도 벌써 애인 사인가 봐

 

바람기 많은 저녁이 비틀대지만

남의 애인은 건드리질 않지

그저 꽂아만 주면

불평 없이 인사를 하지

한 치 오차도 없는 분업

저기 횡단보도 신호등 속

걷기만 하는 사람 좀 봐

 

누구하나 거들어 주지 않지만

먹여 살릴 입,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고

유행지난 얼굴로 지금이 유행이라고

몸으로 호객하는 

근면한 가장들이지

 

 

 


고현로2 16-10-18 17:31
 
댓글 1등은 언제나 기분이 좋아요.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는 바람풍선, 인사만 죽어라 하는
로봇아가씨가 눈에 선하네요.
재밌고 감동적인 글 감상 잘했습니당나귀
임기정 16-10-19 22:33
 
그림이 그려지는 시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 16-10-20 09:51
 
광고풍선의 흔들림만큼이나
하루를 사는 가장들의 치열함은 그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라보기에서 또 좋은 시가 나오네요
자주자주 올려주시고용
김용두 16-10-21 07:55
 
고단한 가장들의 대한 위로가 잘 드러난 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시인의 따뜻함도 베어나오는 훈훈한 시,,,,
 감사드리며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오영록 16-10-21 10:49
 
흠흠 가을이 깊어가네요.
구름들 단풍놀이 끝나면 쾌청하겠지요.
꼭 그리 믿습니다. 성쌤
이종원 16-10-25 07:44
 
오랫만에 뵌 얼굴, 짧은 시간이라 반갑게 인사 못했습니다
어려운 걸음에도 밝은 웃음, 감동이었습니다.
시 잘쓰시는 성영희 시인님!! 아픈 안색 걷어내시고 밝은 웃음으로 원샷!!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최정신 16-11-04 17:47
 
성시인은 매의 눈...
일상 소소함도 놓치지 않고 알찬 사유로 연계하는 시인의 통찰에...박수...
본문에 등장하는 모두가 가장들...시의 백미를 얻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2 구름 빵 (1) 박커스 11-23 9
271 도장을 새기다 (2) 이종원 11-23 13
270 잠실 재건축 (6) 장남제 11-18 117
269 (5) 김용두 11-16 123
268 누더기가 꼬리 친다 (5) 이명윤 11-11 186
267 죽어가는 별이 변두리로 간다 (10) 허영숙 11-08 225
266 물소리는 귀가 밝아 (6) 성영희 11-03 266
265 가을을 살았다 (8) 활연 11-01 343
264 골다공증 (5) 강태승 11-01 200
263 새품* (13) 최정신 11-01 290
262 단풍들다 (6) 오영록 10-30 180
261 손톱 (5) 강태승 10-30 238
260 구름등기소 (11) 김선근 10-29 268
259 인화 (5) 박커스 10-25 173
258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틀리다 (3) 활연 10-24 221
257 깃발 (3) 성영희 10-23 188
256 초록 서체 (5) 오영록 10-18 211
255 나는 걸었는데 너는 안 왔다고 하는 전화 (5) 허영숙 10-17 210
254 칼의 노래 (3) 강태승 10-14 230
253 점이 (4) 박커스 10-12 185
252 꿈틀, (4) 성영희 09-30 267
251 해녀들 (2) 성영희 09-21 295
250 딱따구리의 독서법讀書法 (5) 강태승 09-18 340
249 매미의 사랑법 (3) 김용두 09-15 285
248 총량의 법칙 (5) 이종원 09-12 275
247 소행성 B612 (2) 활연 09-10 391
246 포구, 본제입납 (6) 최정신 09-05 502
245 향일암에서 (4) 이종원 08-25 400
244 촉과 축 (4) 鵲巢 08-18 315
243 조율 (10) 이종원 08-17 406
242 구름슬러시 (7) 조경희 08-16 408
241 재정비할 때 (6) 이시향 08-15 278
240 한 여름의 꿈 (11) 박미숙 08-13 434
239 이발 (9) 鵲巢 08-13 323
238 상실기 (6) 활연 08-10 476
237 천둥번개 (5) 강태승 08-02 397
236 파놉티콘 (4) 활연 07-28 408
235 햇살 상담소 (8) 김선근 07-26 436
234 상쾌한 고문 (4) 오영록 07-25 367
233 남 탓 (12) 임기정 07-23 399
232 누룽지 (9) 이명윤 07-23 381
231 회전목마 2 (10) 시엘06 07-20 350
230 자폐증 앓는 나무 (6) 김용두 07-20 314
229 우리들의 천국 (2) 활연 07-19 401
228 참깨를 키우는 방법 (3) 강태승 07-15 368
227 나도 누군가에게 (6) 김용두 07-14 404
226 꿈의 현상학 (4) 활연 07-14 486
225 수타사 (5) 활연 07-11 400
224 너랑 살아보고 싶다 (2) 활연 07-11 438
223 로드킬 (6) 이종원 07-10 337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