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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0-17 20:32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978  

가장들

 

 

 

주유소 앞 마네킹 아가씨는 인사만 하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한결같은 인사를 하지

고급승용차도 경차도 차별하지 않는 공손한 아가씨

늦도록 야근해도 애인 한 번 찾아오질 않지

 

짧은 치마 얇은 블라우스

유니폼 한 벌로 사계절 근무하는

검소한 아가씨는

한 겨울에도 외투 하나 사 입질 않지

 

어제는 건너편 고기 집에

빵빵한 공기 아가씨가 하루 종일 현란한 춤을 췄지

훤칠한 총각이 장단 맞추는 걸 보니

아마도 벌써 애인 사인가 봐

 

바람기 많은 저녁이 비틀대지만

남의 애인은 건드리질 않지

그저 꽂아만 주면

불평 없이 인사를 하지

한 치 오차도 없는 분업

저기 횡단보도 신호등 속

걷기만 하는 사람 좀 봐

 

누구하나 거들어 주지 않지만

먹여 살릴 입,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고

유행지난 얼굴로 지금이 유행이라고

몸으로 호객하는 

근면한 가장들이지

 

 

 


고현로2 16-10-18 17:31
 
댓글 1등은 언제나 기분이 좋아요.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는 바람풍선, 인사만 죽어라 하는
로봇아가씨가 눈에 선하네요.
재밌고 감동적인 글 감상 잘했습니당나귀
임기정 16-10-19 22:33
 
그림이 그려지는 시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 16-10-20 09:51
 
광고풍선의 흔들림만큼이나
하루를 사는 가장들의 치열함은 그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라보기에서 또 좋은 시가 나오네요
자주자주 올려주시고용
김용두 16-10-21 07:55
 
고단한 가장들의 대한 위로가 잘 드러난 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시인의 따뜻함도 베어나오는 훈훈한 시,,,,
 감사드리며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오영록 16-10-21 10:49
 
흠흠 가을이 깊어가네요.
구름들 단풍놀이 끝나면 쾌청하겠지요.
꼭 그리 믿습니다. 성쌤
이종원 16-10-25 07:44
 
오랫만에 뵌 얼굴, 짧은 시간이라 반갑게 인사 못했습니다
어려운 걸음에도 밝은 웃음, 감동이었습니다.
시 잘쓰시는 성영희 시인님!! 아픈 안색 걷어내시고 밝은 웃음으로 원샷!!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최정신 16-11-04 17:47
 
성시인은 매의 눈...
일상 소소함도 놓치지 않고 알찬 사유로 연계하는 시인의 통찰에...박수...
본문에 등장하는 모두가 가장들...시의 백미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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