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0-25 13:26
 글쓴이 : 이종원
조회 : 608  

붉은 가을                /              이 종원




가을을 관통한 오후 3시
해가 기우는 각도에 비례해
제한을 훨씬 벗어난 속도로 시간을 샀다
북상하는 가을을 따라잡으려는
최소한의 예의
소양호 만찬은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
정오에 양수리를 지나갔다는 후문이다
펄떡거리는 은빛 비늘로 보아
시를 낚는 눈빛이 프로가 분명한데
단풍의 추종자들은
일어설 기색이 없다
향기로운 약주가 눈앞에 있으니
허기진 시심을 적시고 가렴
달팽이관을 맴돌고 가는 메아리가
소싯적 사랑 고백처럼 울렁거린다
잠시 꿈꾸는 사이
땅거미를 끌고 도착한 웃버덩 사립문 앞
큰 바위 얼굴 같은 웃음들이 소란스럽다
단풍에 솔잎에 오솔길까지 일 순배 돌아
취한 가을이 어둠 속에서 붉었다
나의 가을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허영숙 16-10-25 16:03
 
이종원 시인님!
이 시 참 좋은데요. 더 말이 필요없습니다.
가을은 그렇게 붉다는 말 한마디에 다 담긴 것 같습니다
담에는 일찍 오셔서 사람좋아 보이는 얼굴
많이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요
     
이종원 16-10-26 09:22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참말인 것 같습니다
미리 포기했다면 그런 행운은 오지 않았겠지요..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여
활활 타오르던 순간이 사진처럼 박혔습니다
담에는 꼭 그러하겠지요... 오고가던 정담과 발전을 위한 토론, 가을이 적적히 배여 맛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香湖 16-10-25 17:50
 
늦게 오면서 볼 것은 다 보았네 ㅎㅎ
     
이종원 16-10-26 09:23
 
앞 차가 가지를 못하고 길을 떡하니 막고 소풍을 나왔으니 어쩌리요.
쉬엄쉬엄 어두워지면 볼 수 없는 가을을 끌여들어 사랑의 밀어라도 나누어야지요...
형님 그날 수고 많으셨습니다. 구워주신 괴기는 정말 입에서 녹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임기정 16-10-25 21:46
 
잠시나마 뵈었지만
한참 뵌듯한 느낌이 드는건
너무 늦지 않은 계절에 만나 그런가 봅니다
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종원 16-10-26 09:25
 
어깨를 주물러주던 두터운 손, 그 손에 가득 들은 뜨겁고 정다운 마음 다 읽었습니다
곁에 있으면 푸근해지는 마음은 그 친근하면서도 우직한 한결같은 마음 아닌가 합니다
늦지 않았다고 등 두두려주시니 담엔 더 일찍 다가서렵니다. 고맙습니다.
金富會 16-10-26 10:55
 
약주도 안 드시는 분이...^^
가을에 취한 듯........................
가을이 깊습니다......좋은 시 많이 빚는 가을 되시길...
     
이종원 16-10-26 18:44
 
약주에 취하시는 분 곁에서 그 흥을 잠시 훔쳤습니다. 가을은 가을의 맛이, 쓸쓸함도 더한 맛이,
뭔가에 쫓기는 것 같기도 하면서 그냥 놓아버리고 싶은 맛이. 짙은 것 같습니다
언제 한번 취해야지요?? 부회 쌤!!!!
김용두 16-10-26 16:10
 
저는 갔다와서 시 한편도 못 건졌는데,,,,,
시를 읽으니 그날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또한 금쪽같은 좋은 비유를 공부하고 갑니다.ㅎㅎ
큰 바위 얼굴, 달팽이 관,  취한 가을, 붉다,,,,,,
     
이종원 16-10-26 18:46
 
지금이라도 건지시면 되지요 ㅋㅋㅋ 시인님의 깊이는 또 따로 준비되어 있을테니까요...
오면서 동행이라 좋았고요 또한 대화가 있어서 좋았고요 그리고 졸음방지까지 해주셔서 더 좋았습니다
너무 무섭게 운전한 것은 아니었는지!!! 그래도 같이 취했으니 이해 하시겠지요???? 감사합니다.
고현로2 16-10-30 12:30
 
단풍이 얼굴에 들어 붉었었는데
어둠이 냉큼 덮어줘서 못 보셨을 듯...
붉은 계절에 다시 뵈어요^^
     
이종원 16-10-31 07:50
 
그랬군요. 나는  수줍어서 붉어졌는가 했는데...
그래도 바리톤의 목소리는 붉었습니다. 아마 하얀 계절에 다시 뵐 듯한데...그렇지요???
최정신 16-11-04 17:44
 
잠깐 다녀간 웃버덩에서 큰 소출을 얻었네요
오래 머물어도 빈 손에 반성 ㅎ
이시인의 가을은 지각 아니라 선두였습니다.
     
이종원 16-11-09 07:21
 
지각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늘 짧은 시간만 얹었기에 미안했는데... 지난 가을엔 그나마도 잘라먹어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럼에도 한마음이 된 시간이라 저 또한 뜨겁게 붉었습니다
좋은 분들과의 시공을 공유한 연유가 아닐까 합니다. 돌아오면서 머릿속에 머물던 단어들을 조합해 보았을 뿐입니다
달려가면서 눈속으로 들어오는 아릿한 풍경과 그저 머물기만 해도 훈훈한 사람들!!!!
향기로운 가을이었음을 다시 고백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3 남 탓 (4) 임기정 07-23 35
232 누룽지 (3) 이명윤 07-23 47
231 회전목마 2 (8) 시엘06 07-20 70
230 자폐증 앓는 나무 (5) 김용두 07-20 67
229 우리들의 천국 (2) 활연 07-19 103
228 참깨를 키우는 방법 (3) 강태승 07-15 101
227 나도 누군가에게 (6) 김용두 07-14 104
226 꿈의 현상학 (4) 활연 07-14 155
225 수타사 (5) 활연 07-11 136
224 너랑 살아보고 싶다 (2) 활연 07-11 131
223 로드킬 (6) 이종원 07-10 98
222 아프데요 (4) 임기정 07-09 100
221 그늘 (8) 김용두 07-07 131
220 같은꼴 닮은꽃 (6) 강태승 07-05 182
219 셔틀콕 (6) 성영희. 07-04 219
218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7) 허영숙 07-04 204
217 쓰러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10) 이종원 07-03 157
216 칼 가세 (10) 시엘06 07-03 133
215 인동자살고시마술 (10) 활연 07-01 215
214 소조, 알리바이 (8) 활연 07-01 178
213 단봉낙타의 하루 (14) 김선근 06-30 147
212 뱀의 허기 (5) 강태승 06-29 138
211 이동 만물상 (6) 성영희. 06-29 170
210 물구나무서기 (8) 시엘06 06-29 112
209 강물 (12) 김용두 06-28 123
208 통증의 미학(美學) (5) 강태승 06-28 117
207 벽화 (7) 박커스 06-28 100
206 새의 저녁 (13) 문정완 06-27 184
205 긍정의 풍경 (5) 오영록 06-27 123
204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12) 시엘06 06-26 200
203 입양 (14) 최정신 06-26 216
202 월척을 꿈꾸며 (10) 이종원 06-26 132
201 객관적 상관물 (13) 활연 06-25 200
200 푸른 하늘의 잠언 (5) 강태승 06-23 149
199 수컷들 (10) 김선근 06-22 141
198 유리 (5) 활연 06-22 167
197 돌을 웃기다 (6) 성영희. 06-21 196
196 진달래 개나리 목련 (4) 강태승 06-21 130
195 (2) 활연 06-21 130
194 청람에 지다 (2) 활연 06-21 140
193 시와 장미와 첫사랑 (6) 이종원 06-19 137
192 마음의 뒤꼍 (6) 활연 06-19 157
191 연장의 공식 (4) 성영희. 06-16 165
190 창문이 발끈, (4) 성영희. 06-16 155
189 나의 비문 (6) 장남제 06-16 156
188 월인천강지곡 (4) 활연 06-16 165
187 키스하는 법 (4) 강태승 06-15 171
186 어리둥절 (10) 활연 06-14 244
185 묵시적 계약 (7) 오영록 06-14 151
184 수행일기 (5) 강태승 06-12 147
 1  2  3  4  5  

 

(커뮤니티)

(합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