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2-14 20:14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392  

0으로 반성,

                                                         -김 수영 풍으로-

 

해야 하는데 자꾸 눈이 내린다 허물만 벗기는 반성

갈비뼈 부러트리지 못하고 근처만 서성대는 반성

두개골 파헤치진 못하고 두개골 입구에다 오줌발만

세우다가 개에게 쫓겨 다니는 반성

흙으로 환원하는 세월 따라가며 겨우 골목에서

막걸리 마시고 거친 트림을 반성처럼 위장하는 반성,

 

0으로 반성해야 하는데 반성의 복판에 눈이 내린다

반성해야 할 것과 반성하지 못한 것들이 얽힌 변두리에도

골고루 내리는 눈은 한결같은 무게로 덮는다

속절없이 쌓인다 반론하지 못하게 달려든다

반성의 무게를 한꺼번에 누르고

아닌 척 그런 척 모른 척 마구 내리는 눈,

 

0으로 반성할 것 반성하지 못하게도 눈이 내린다

아까 반성한 울타리에 다시 내리는 눈이고

조금 전 반성하려고 골라 둔 돌멩이에도 내리는 눈이다

그냥 슬쩍슬쩍 반성하려는 산비탈 소나무와

끝끝내 반성하기 서러운 함정에도 내리는 눈

두께와 깊이를 잃은 눈이 두께와 깊이를 만들며 내린다

 

그래도 찰진 반성하고 싶어 소주를 내리 석 잔을 부우면

오줌발에 눈이 녹듯이 동그랗게 생기는 반성

겨우 부지깽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반성이 웃는다

겨울은 쓸쓸함으로 깊어가고 저녁은 추녀의 고드름 잡고

문지방을 스며드는 마을,

모든 반성을 껴안은 눈이 밤새도록 펑펑 내린다.


강태승 16-12-14 20:15
 
2015 - 대구 경북 작가회의 수록
金富會 16-12-15 09:43
 
시국이 번잡하고
맘이 영 불편해서 글 한 줄 못 쓰는데....
형님은 여전하십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영록 16-12-20 12:34
 
좋군요..// 뿌리가 튼튼하니 열매도 달군요..
축하합니다. 강쌤~~
강태승 16-12-20 20:09
 
감사 합니다 ㅎㅎ
허영숙 17-01-02 16:43
 
좋은 시로 승승장구 하시는 모습
정 말 대단하십니다.
올해도 좋은 소식 팡팡 많이 터트려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0 팔만대장경을, (4) 강태승 05-19 73
179 장미 (4) 이종원 05-18 75
178 고향 같은 글 썼으면 좋겠다 (4) 香湖김진수 05-15 76
177 우리 엄마 (5) 임기정 05-14 84
176 신전리 이팝나무 (4) 이시향 05-12 80
175 열십자 (4) 鵲巢 05-09 70
174 푸른 수의(授衣)* (5) 오영록 05-08 86
173 아담스애플 (3) 오영록 05-08 70
172 약단밤 (8) 이종원 05-06 88
171 찜 갈비 (4) 鵲巢 05-05 65
170 연주자의 음 (4) 鵲巢 05-04 74
169 (3) 김용두 04-30 101
168 연탄불 (8) 김용두 04-25 155
167 간절곶 (10) 최정신 04-25 229
166 간절곶에는 간절함이 없다 (10) 香湖김진수 04-24 151
165 보문단지에 가면, (6) 강태승 04-23 184
164 오동집 (3) 성영희. 04-19 144
163 우물우물 맛있나요 (3) 성영희. 04-19 135
162 물수건 한 장 뽑는다 (6) 鵲巢 03-31 163
161 봄이 오는 소리 (4) 박광록 03-23 196
160 장엄한 노을 (4) 鵲巢 03-22 152
159 흑태찜 그리고 부질없는 일 (2) 鵲巢 03-22 146
158 이빨을 찢자 鵲巢 03-20 133
157 그게 바로 만남이다 (1) 김용두 03-17 150
156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 (2) 鵲巢 03-14 148
155 화엄사華嚴寺 흑매화… (4) 강태승 03-14 169
154 여우 선생님 (3) 이시향 03-09 179
153 봄 들판에 서서 (4) 한인애 03-07 246
152 껍질 깨기 (4) 이종원 02-23 254
151 구두를 닦다 (7) 강태승 02-22 272
150 겨울 숲 (5) 김용두 01-28 357
149 클립 (6) 성영희. 01-12 401
148 (6) 오영록 01-09 360
147 축!! 2017 신춘문예 강태승, 성영희 시인 당선 (9) 조경희 01-02 499
146 종이학 (4) 오영록 12-20 348
145 0으로 반성, (5) 강태승 12-14 393
144 역사는 진실만을 말한다 (2) 박광록 12-01 348
143 저물녘 또는 저물驛 (4) 강태승 11-23 479
142 오히려 객지 (12) 허영숙 11-15 629
141 숲 섶 (14) 최정신 11-04 699
140 당신은 언제나 꽃잎 (8) 박광록 11-03 465
139 메타세콰이아 나무 (10) 김용두 10-26 397
138 붉은 가을 (14) 이종원 10-25 525
137 가을이라 불렀더니 詩라고 답했다 (15) 허영숙 10-25 604
136 춘천1 (16) 香湖 10-24 433
135 일박이일 (7) 박커스 10-23 343
134 가장들 (7) 성영희. 10-17 534
133 휴전하는 방법 (12) 이종원 10-09 426
132 입김 (8) 김용두 10-06 425
131 축~!!! 허영숙 시인 시집 『뭉클한 구름』 발간 (8) 시마을동인 09-29 524
 1  2  3  4  

 

(커뮤니티)

(합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