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2-14 20:14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553  

0으로 반성,

                                                         -김 수영 풍으로-

 

해야 하는데 자꾸 눈이 내린다 허물만 벗기는 반성

갈비뼈 부러트리지 못하고 근처만 서성대는 반성

두개골 파헤치진 못하고 두개골 입구에다 오줌발만

세우다가 개에게 쫓겨 다니는 반성

흙으로 환원하는 세월 따라가며 겨우 골목에서

막걸리 마시고 거친 트림을 반성처럼 위장하는 반성,

 

0으로 반성해야 하는데 반성의 복판에 눈이 내린다

반성해야 할 것과 반성하지 못한 것들이 얽힌 변두리에도

골고루 내리는 눈은 한결같은 무게로 덮는다

속절없이 쌓인다 반론하지 못하게 달려든다

반성의 무게를 한꺼번에 누르고

아닌 척 그런 척 모른 척 마구 내리는 눈,

 

0으로 반성할 것 반성하지 못하게도 눈이 내린다

아까 반성한 울타리에 다시 내리는 눈이고

조금 전 반성하려고 골라 둔 돌멩이에도 내리는 눈이다

그냥 슬쩍슬쩍 반성하려는 산비탈 소나무와

끝끝내 반성하기 서러운 함정에도 내리는 눈

두께와 깊이를 잃은 눈이 두께와 깊이를 만들며 내린다

 

그래도 찰진 반성하고 싶어 소주를 내리 석 잔을 부우면

오줌발에 눈이 녹듯이 동그랗게 생기는 반성

겨우 부지깽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반성이 웃는다

겨울은 쓸쓸함으로 깊어가고 저녁은 추녀의 고드름 잡고

문지방을 스며드는 마을,

모든 반성을 껴안은 눈이 밤새도록 펑펑 내린다.


강태승 16-12-14 20:15
 
2015 - 대구 경북 작가회의 수록
金富會 16-12-15 09:43
 
시국이 번잡하고
맘이 영 불편해서 글 한 줄 못 쓰는데....
형님은 여전하십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영록 16-12-20 12:34
 
좋군요..// 뿌리가 튼튼하니 열매도 달군요..
축하합니다. 강쌤~~
강태승 16-12-20 20:09
 
감사 합니다 ㅎㅎ
허영숙 17-01-02 16:43
 
좋은 시로 승승장구 하시는 모습
정 말 대단하십니다.
올해도 좋은 소식 팡팡 많이 터트려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6 초록 서체 (4) 오영록 10-18 80
255 나는 걸었는데 너는 안 왔다고 하는 전화 (3) 허영숙 10-17 71
254 칼의 노래 (3) 강태승 10-14 112
253 점이 (4) 박커스 10-12 85
252 꿈틀, (3) 성영희 09-30 161
251 해녀들 (2) 성영희 09-21 202
250 딱따구리의 독서법讀書法 (5) 강태승 09-18 250
249 매미의 사랑법 (2) 김용두 09-15 177
248 총량의 법칙 (4) 이종원 09-12 166
247 소행성 B612 (2) 활연 09-10 254
246 포구, 본제입납 (6) 최정신 09-05 373
245 향일암에서 (4) 이종원 08-25 300
244 촉과 축 (4) 鵲巢 08-18 225
243 조율 (10) 이종원 08-17 293
242 구름슬러시 (7) 조경희 08-16 304
241 재정비할 때 (6) 이시향 08-15 186
240 한 여름의 꿈 (10) 박미숙 08-13 324
239 이발 (9) 鵲巢 08-13 237
238 상실기 (6) 활연 08-10 355
237 천둥번개 (5) 강태승 08-02 294
236 파놉티콘 (4) 활연 07-28 317
235 햇살 상담소 (8) 김선근 07-26 318
234 상쾌한 고문 (4) 오영록 07-25 264
233 남 탓 (12) 임기정 07-23 300
232 누룽지 (9) 이명윤 07-23 280
231 회전목마 2 (10) 시엘06 07-20 261
230 자폐증 앓는 나무 (6) 김용두 07-20 228
229 우리들의 천국 (2) 활연 07-19 310
228 참깨를 키우는 방법 (3) 강태승 07-15 264
227 나도 누군가에게 (6) 김용두 07-14 305
226 꿈의 현상학 (4) 활연 07-14 379
225 수타사 (5) 활연 07-11 303
224 너랑 살아보고 싶다 (2) 활연 07-11 340
223 로드킬 (6) 이종원 07-10 247
222 지구가 아프데요 (4) 임기정 07-09 255
221 그늘 (8) 김용두 07-07 315
220 같은꼴 닮은꽃 (6) 강태승 07-05 372
219 셔틀콕 (6) 성영희. 07-04 419
218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7) 허영숙 07-04 428
217 쓰러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10) 이종원 07-03 338
216 칼 가세 (10) 시엘06 07-03 292
215 인동자살고시마술 (10) 활연 07-01 414
214 소조, 알리바이 (8) 활연 07-01 342
213 단봉낙타의 하루 (14) 김선근 06-30 317
212 뱀의 허기 (5) 강태승 06-29 292
211 이동 만물상 (6) 성영희. 06-29 344
210 물구나무서기 (8) 시엘06 06-29 285
209 강물 (12) 김용두 06-28 300
208 통증의 미학(美學) (5) 강태승 06-28 263
207 벽화 (7) 박커스 06-28 258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