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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6-12-14 20:14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624  

0으로 반성,

                                                         -김 수영 풍으로-

 

해야 하는데 자꾸 눈이 내린다 허물만 벗기는 반성

갈비뼈 부러트리지 못하고 근처만 서성대는 반성

두개골 파헤치진 못하고 두개골 입구에다 오줌발만

세우다가 개에게 쫓겨 다니는 반성

흙으로 환원하는 세월 따라가며 겨우 골목에서

막걸리 마시고 거친 트림을 반성처럼 위장하는 반성,

 

0으로 반성해야 하는데 반성의 복판에 눈이 내린다

반성해야 할 것과 반성하지 못한 것들이 얽힌 변두리에도

골고루 내리는 눈은 한결같은 무게로 덮는다

속절없이 쌓인다 반론하지 못하게 달려든다

반성의 무게를 한꺼번에 누르고

아닌 척 그런 척 모른 척 마구 내리는 눈,

 

0으로 반성할 것 반성하지 못하게도 눈이 내린다

아까 반성한 울타리에 다시 내리는 눈이고

조금 전 반성하려고 골라 둔 돌멩이에도 내리는 눈이다

그냥 슬쩍슬쩍 반성하려는 산비탈 소나무와

끝끝내 반성하기 서러운 함정에도 내리는 눈

두께와 깊이를 잃은 눈이 두께와 깊이를 만들며 내린다

 

그래도 찰진 반성하고 싶어 소주를 내리 석 잔을 부우면

오줌발에 눈이 녹듯이 동그랗게 생기는 반성

겨우 부지깽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반성이 웃는다

겨울은 쓸쓸함으로 깊어가고 저녁은 추녀의 고드름 잡고

문지방을 스며드는 마을,

모든 반성을 껴안은 눈이 밤새도록 펑펑 내린다.


강태승 16-12-14 20:15
 
2015 - 대구 경북 작가회의 수록
金富會 16-12-15 09:43
 
시국이 번잡하고
맘이 영 불편해서 글 한 줄 못 쓰는데....
형님은 여전하십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영록 16-12-20 12:34
 
좋군요..// 뿌리가 튼튼하니 열매도 달군요..
축하합니다. 강쌤~~
강태승 16-12-20 20:09
 
감사 합니다 ㅎㅎ
허영숙 17-01-02 16:43
 
좋은 시로 승승장구 하시는 모습
정 말 대단하십니다.
올해도 좋은 소식 팡팡 많이 터트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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