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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4-19 13:36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236  

 

우물우물 맛있나요

 

성영희   

 

 

여든다섯 어머니는 잇몸운동론자예요

가지런한 새 이도 마다하시죠

그렇다 보니 가장 맛있게 드시는 건 우물우물 이죠 

어머니의 모든 음식에는 우물우물이 들어있어요, 함구

입을 열 면 다 달아나고 말까 봐

이 빠진 잇몸이 문턱을 만들었어요

뚝뚝 끊어지는 말

뭉툭한 말들이 빠져버리더니

언제부턴가 쭈물쭈물도 더해져서

바람 빠진 입술, 꼭 움막 같아요

 

우물거린 말은 거의 다

목구멍으로 다시 넘어가요

입속에서 오래 우물거리다 보면

단맛 쓴맛 다 빠져버린 밍밍한 맛

욱여넣듯 꿀꺽 삼켜요

 

누군들 이 밍밍한 맛을 좋아할까요

성근 말은 이제 핀잔을 부른다는 것쯤은 다 알아서

속말 되어 넘어가요

어머니는 말을 할 때도 잇몸으로 해요

가시가 다 녹을 때까지

성급히 넘기거나 내뱉지 않고

맨 마지막으로 맛없는 것을 꾸욱, 삼켜요

 

그 옛날 잇몸으로 태어난 내가 그랬을까요

아기처럼 자꾸 뒷걸음치는 어머니

둥개둥개 눈 맞추면

얼굴에는 달처럼 환한 우물 하나 떠올라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우물우물 번지다 쭈물쭈물 몰락해요

 

잇몸뿐인 저 입에

나의 빈 젖을 물리고 싶어요

 

 

계간 <다층> 2017년 봄호


鵲巢 17-04-20 00:16
 
소곤소곤 ^^
저도 하얀 이 깔아봅니다. ㅎ....

어머님 생각도 잠시 하고 가네요...
건강하세요...
성영희 선생님

잘 감상했습니다.
최정신 17-04-25 14:53
 
시가 우물우물 맛나서 몇 번을 곱씹고...
임기정 17-04-28 23:12
 
우물우물
참 가슴에 와 닫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때문에
우리가 나이 들면 일어날 일이기 때문에
우물 우물이 더 와 닫는가봅니다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시원 하게
들이킨 물맛이라 할까요?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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