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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4-24 16:10
 글쓴이 : 香湖김진수
조회 : 167  

간절곶에는 간절함이 없다

 

 

 

 

울산 간절곶에 가면

간절함이 쌓이고 쌓여 굳어진 절벽위에 간절함으로 가득 찬 우체통이 있다

하도 먹어 덩치가 웬만한 집만 하다

몇 년 더 지나면 혹여 산이 될지도 모른다는 

유아적 노파심이 발바닥을 간질이나  

간절암위에 올라앉아 있어 그저 넉넉하다

 

뒤편, 문 하나 열려 있기에

슬몃 들여다보니 속은 텅 비었고 작은 우체통 하나 들어앉았다

온통 빨갛다

먹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나름 다이어트도 하는

진실하지 않은 소망이 어디 있겠냐만은

냄새 풍기고 허접한 것들 울부짖는 바다에게 던져주고

간절함에 간절함이 더해진 소망만 따로 보관된 빨간 우체통엔

 

중천에 뜬 해마저 간절한 게 있는지 젖은 얼굴로

바다로 나간 서방님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아낙의 눈물이

절벽을 향해 하얗게, 하얗게 갈구하는 파도의 울부짖음이 들어 있었고

간절함 하나 손안에 모아 쥔, 갈기 세운 바람 합장하는데 

정작 간절해야할 얼굴엔 간절함이 묻어나지 않았다

그저 웃고 떠들고 사진 찍고

 

나는 살면서 무언가 간절히 바라 절절이 구한 적 있었던가?

 

절실한 누구에게 트이는 숨이었던 적 있었던가?

 

오늘,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간절곶 절벽위에 서서 편지를 쓴다

간절히,

간절히,

 

누군가가 읽고 기억해줄 시 한 편 낳게해 주시고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꽉 막힌 가슴 트이게 하는 숨이 되게 해주십시요

벼랑을 기어오른 바람이 허부죽 웃는다

네가 바라는 것은

네 자신에 대한 연민이라며 


鵲巢 17-04-25 00:07
 
파도처럼 왔다가는 세상임다. 부서지지 않는 바위를 매번 후려치는 ㅎ^^
젓가락처럼 쩍 가른 가슴에 불꽃이 일 때가 또 있을거로 생각합니다.
다음날 큰 우체통을 보지는 못했지만, 주신 시를 읽으니요...훤히 다녀온
기분도 듭니다 형님^^*

건강하게 오시어 뵙고 건강한 모습을 뵈니 흐뭇합니다요.....
모임 즐거웠네예*^^
香湖 17-04-25 13:59
 
아우님! 예가체프 고마웠어요
그 마음도 고맙고요
최정신 17-04-25 14:46
 
그 우체통 자세히 들다 보면
절절히 빨간 사연 남아있을텐데...
사람들은 겉만 보고 속내를 못 보는 건 아닐지?

이렇게 간절한 시 한편 건졌으니 빈 걸음은 이니었네요
겉 복잡해 보여도 속 담백한 은주 댕겨 감돠^^
香湖 17-04-25 18:13
 
은주씨
고맙습니데이
울지말고 웃으면서
그저 건강이나 잘 챙기시소
오래오래 뵐라면ㅎㅎ
허영숙 17-04-25 21:09
 
마음을 부치셨으니 동인방에 좋은 시로 당도 한 것 같습니다
곁에 두고도 그냥 세워두었구나 라고만 하고
사진만 찍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근사한 시 한 편  또 이렇게 읽습니다
香湖 17-04-25 21:27
 
회비 안 내고 빈대붙어 얻어 먹었으니 밥값은 해야지요
여려가지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임기정 17-04-28 23:25
 
대빵큰 우체통 그 속에 몸을 집어 넣어봤지만
아직까지 제가 보낸 엽서 도착하지 않았네요
아직은 글 쓰지 마라는 가봐요
잘 읽었습니다
香湖 17-05-03 19:32
 
들다 본 것이 아니라 들어가 보셨군요
저보다 한 수 위입니다요 ㅎㅎ
박미숙 17-05-07 23:54
 
미슈기는 울컥...무언가 올라오는건 왜일까요 에효 ...
좋은시  ..맞지요? ㅎㅎ 잘 감상했습니다 난 모하고 있는지  참 ....
     
香湖김진수 17-05-08 00:16
 
좋은 시 아닙니다
그저 누군가가 읽어만 줘도 행복하다 할까
그거면 된거지요
더 이상은 욕심이란 것을 알기에
바라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마음까지 남기시고 가셨으니 더 없는 기쁨이지요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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