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5-05 21:35
 글쓴이 : 鵲巢
조회 : 174  

찜 갈비 / 鵲巢

 

     그간 삶을 지탱한 뼈에 우리는 믿고 살았다 믿고 살았다 한 점의 살점과 한 점의 살점처럼 우리는 서로를 보며 서로를 인식하며 서로가 사무치며 엉키며 살았다 엉키며 살았다 뜨거운 그 한 점은 못 먹어도 배가 불렀다 배가 불렀다 어린이날 갈빗집 앞에 줄 서서 이렇게 기다리는 이유는 삶이 물러 안개를 지우는 일이다 지우는 일이다 안개처럼 붐비는 갈빗집 앞 순번을 뽑아 들고 우리는 기다린다 결국, 기다리기로 한다 몸에 꽉 낀 운동복 입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서 있고, 서 있다 어느 노부부도 자리에 앉아 번호를 뽑아 기다리고 기다리다 못해 바깥어른께서 유리문 밀고 들어가 따뜻한 갈비탕 국물 한 그릇 가져와서 아내에게 먹인다 마다한다 마신다 식사가 끝난 두 명의 손님이 나오자 주인집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양해를 구하고 우선 두 명이나 네 명까지 함께 오신 분 먼저 들어오세요, 하며 소리친다 정말 소리친다 세 명이 함께 온 손님 번호표 내고 들어간다 들어간다 주인아주머니는 단체 손님 한 팀 다 끝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한 번 더 남기고 유리문을 닫는다 닫는다 단체 손님 식사가 끝났다 드디어 끝났다 아니다 시작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얼른 들어오시라 유리문 밀며 손짓한다 손짓처럼 부른다 나간 단체 손님은 여덟, 우리는 여섯 널따랗게 앉았다 널따랗게 앉았다 남자 종업원이 와서 한 팀 더 받아야 하니까 좁혀 앉으라며 부탁한다 큰 소리로 부탁한다 우리는 좁게 앉았다 쪽 팔렸다 갈비찜과 냉면이 나왔다 나왔다 손에 쥔 물수건처럼 한 점씩 비운 뼛골, 하얗게 비운다 포유류의 비애 그 대칭처럼 바닥을 보고 바닥을 딛고 선, 사지 뚝뚝 끊은 일탈과 일탈, 그릇을 받드는 보강 한 접시 찜 갈비, 찜 갈비

     이 한 접시 비운다 비웠다.

 


임기정 17-05-07 16:53
 
그제 이마트 갔다
등갈비 들었다 놓았습니다
아마 이 맛있는 시 읽으려 놓은 것 아닌지
잘 읽었습니다.
작소님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오영록 17-05-08 09:52
 
서로를 보며 서로를 인식하며 서로가 사무치며 엉키며 살았다 엉키며 살았다 뜨거운///

잘 지내시죠..~~그렇게 얼키고 살아가나봅니다.
鵲巢 17-05-08 19:30
 
임기정 형님 오셨습니다. ^^!
장도 보시고요....
카트를 안 끌어본지 좀 된 것 같네예....
요즘 마을은 마을처럼 돼 가는 듯 합니다.

건강 챙기시고요...^^
鵲巢 17-05-08 19:32
 
오영록 선생님 오시었습니다.
뜨겁게 엉키며 꼬오옥 안았으면 싶습니다. ^^!
올 가을은 노력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4 촉과 축 (4) 鵲巢 08-18 59
243 조율 (10) 이종원 08-17 91
242 구름슬러시 (7) 조경희 08-16 105
241 재정비할 때 (6) 이시향 08-15 62
240 한 여름의 꿈 (10) 박미숙 08-13 116
239 이발 (9) 鵲巢 08-13 96
238 상실기 (6) 활연 08-10 160
237 천둥번개 (5) 강태승 08-02 161
236 파놉티콘 (4) 활연 07-28 182
235 햇살 상담소 (7) 김선근 07-26 153
234 상쾌한 고문 (4) 오영록 07-25 129
233 남 탓 (12) 임기정 07-23 150
232 누룽지 (9) 이명윤 07-23 142
231 회전목마 2 (10) 시엘06 07-20 145
230 자폐증 앓는 나무 (6) 김용두 07-20 113
229 우리들의 천국 (2) 활연 07-19 179
228 참깨를 키우는 방법 (3) 강태승 07-15 147
227 나도 누군가에게 (6) 김용두 07-14 159
226 꿈의 현상학 (4) 활연 07-14 223
225 수타사 (5) 활연 07-11 179
224 너랑 살아보고 싶다 (2) 활연 07-11 189
223 로드킬 (6) 이종원 07-10 141
222 지구가 아프데요 (4) 임기정 07-09 138
221 그늘 (8) 김용두 07-07 172
220 같은꼴 닮은꽃 (6) 강태승 07-05 225
219 셔틀콕 (6) 성영희. 07-04 267
218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7) 허영숙 07-04 262
217 쓰러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10) 이종원 07-03 200
216 칼 가세 (10) 시엘06 07-03 164
215 인동자살고시마술 (10) 활연 07-01 264
214 소조, 알리바이 (8) 활연 07-01 211
213 단봉낙타의 하루 (14) 김선근 06-30 179
212 뱀의 허기 (5) 강태승 06-29 168
211 이동 만물상 (6) 성영희. 06-29 209
210 물구나무서기 (8) 시엘06 06-29 151
209 강물 (12) 김용두 06-28 153
208 통증의 미학(美學) (5) 강태승 06-28 151
207 벽화 (7) 박커스 06-28 128
206 새의 저녁 (13) 문정완 06-27 220
205 긍정의 풍경 (5) 오영록 06-27 158
204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12) 시엘06 06-26 247
203 입양 (14) 최정신 06-26 261
202 월척을 꿈꾸며 (10) 이종원 06-26 161
201 객관적 상관물 (13) 활연 06-25 238
200 푸른 하늘의 잠언 (5) 강태승 06-23 178
199 수컷들 (10) 김선근 06-22 184
198 유리 (5) 활연 06-22 199
197 돌을 웃기다 (6) 성영희. 06-21 242
196 진달래 개나리 목련 (4) 강태승 06-21 160
195 (2) 활연 06-21 166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