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5-19 18:07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72  

팔만대장경을,

 

 

펼쳤다 부처가 사십 오년 설한 법을

한 번의 울음 한 번의 자해自害

매화는 팔만대장경을 쫙 펼쳤다

한 송이 읽었으면 수천송이를

다아 본 것이고 한 송이를 손바닥에

얹었으면 수천송이 든 것과 같다

 

매화나무 그늘 밑에 서면

팔만대장경이 얼굴을 더듬는다

구더기 애벌레처럼 뼛속을 드나드는

팔만대장경이 바람에 흔들리면

그림자가 팔만대장경과

동일한 무게로 내게 넘어 온다

 

팔 벌리고 올려다보면

저수지에 가득 고이는 푸른 하늘로

하느님 말씀이 지글지글거리고 있다

매화꽃을 이마에 얹으면

팔만대장경과 같은 데를 누르는

하느님의 말씀,

 

산비탈로 진달래 개나리 가득 찼다

벚꽃은 미친년처럼 터지고 있다

매화꽃이 부처님 말씀이래도 좋고

이팝나무가 하느님이래도

두 분은 조용함을 잃지 않으신다

다만 뒤로 숨으시려는 경쟁으로,

 

바람이 서툴게 나뭇가지를 흔든다

오후가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다

가슴이 먹먹하거나 막막하면

단전에 쉽사리 깔리는 불법과 말씀,

성경 읽으면 불경이 숨고

불경 읽으면 성경이 침묵한다.


강태승 17-05-19 18:07
 
2016년 발표 ㅎㅎ
허영숙 17-05-22 10:05
 
매화와 팔만대장경, 멋진데요
꽃은 성경과 불경을 넘나들며 사람들에게 말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6월 10일 시마을 예술제에서 뵙겠습니다
강태승 17-05-22 14:04
 
허영숙 시인님, 감사 합니다 ㅎ
이종원 17-05-24 11:04
 
시를 읽으면 둘다 침묵할까요??? 잠시 하늘을 가리고 잠시 눈을 가리고 매화향기 시향을 맡아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0 팔만대장경을, (4) 강태승 05-19 73
179 장미 (4) 이종원 05-18 75
178 고향 같은 글 썼으면 좋겠다 (4) 香湖김진수 05-15 76
177 우리 엄마 (5) 임기정 05-14 84
176 신전리 이팝나무 (4) 이시향 05-12 80
175 열십자 (4) 鵲巢 05-09 70
174 푸른 수의(授衣)* (5) 오영록 05-08 86
173 아담스애플 (3) 오영록 05-08 70
172 약단밤 (8) 이종원 05-06 88
171 찜 갈비 (4) 鵲巢 05-05 65
170 연주자의 음 (4) 鵲巢 05-04 74
169 (3) 김용두 04-30 101
168 연탄불 (8) 김용두 04-25 155
167 간절곶 (10) 최정신 04-25 228
166 간절곶에는 간절함이 없다 (10) 香湖김진수 04-24 151
165 보문단지에 가면, (6) 강태승 04-23 184
164 오동집 (3) 성영희. 04-19 143
163 우물우물 맛있나요 (3) 성영희. 04-19 135
162 물수건 한 장 뽑는다 (6) 鵲巢 03-31 163
161 봄이 오는 소리 (4) 박광록 03-23 196
160 장엄한 노을 (4) 鵲巢 03-22 152
159 흑태찜 그리고 부질없는 일 (2) 鵲巢 03-22 146
158 이빨을 찢자 鵲巢 03-20 133
157 그게 바로 만남이다 (1) 김용두 03-17 150
156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 (2) 鵲巢 03-14 148
155 화엄사華嚴寺 흑매화… (4) 강태승 03-14 169
154 여우 선생님 (3) 이시향 03-09 179
153 봄 들판에 서서 (4) 한인애 03-07 245
152 껍질 깨기 (4) 이종원 02-23 253
151 구두를 닦다 (7) 강태승 02-22 272
150 겨울 숲 (5) 김용두 01-28 357
149 클립 (6) 성영희. 01-12 401
148 (6) 오영록 01-09 360
147 축!! 2017 신춘문예 강태승, 성영희 시인 당선 (9) 조경희 01-02 499
146 종이학 (4) 오영록 12-20 348
145 0으로 반성, (5) 강태승 12-14 392
144 역사는 진실만을 말한다 (2) 박광록 12-01 348
143 저물녘 또는 저물驛 (4) 강태승 11-23 479
142 오히려 객지 (12) 허영숙 11-15 629
141 숲 섶 (14) 최정신 11-04 699
140 당신은 언제나 꽃잎 (8) 박광록 11-03 465
139 메타세콰이아 나무 (10) 김용두 10-26 397
138 붉은 가을 (14) 이종원 10-25 525
137 가을이라 불렀더니 詩라고 답했다 (15) 허영숙 10-25 604
136 춘천1 (16) 香湖 10-24 433
135 일박이일 (7) 박커스 10-23 343
134 가장들 (7) 성영희. 10-17 534
133 휴전하는 방법 (12) 이종원 10-09 426
132 입김 (8) 김용두 10-06 425
131 축~!!! 허영숙 시인 시집 『뭉클한 구름』 발간 (8) 시마을동인 09-29 524
 1  2  3  4  

 

(커뮤니티)

(합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