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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05-19 18:07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366  

팔만대장경을,

 

 

펼쳤다 부처가 사십 오년 설한 법을

한 번의 울음 한 번의 자해自害

매화는 팔만대장경을 쫙 펼쳤다

한 송이 읽었으면 수천송이를

다아 본 것이고 한 송이를 손바닥에

얹었으면 수천송이 든 것과 같다

 

매화나무 그늘 밑에 서면

팔만대장경이 얼굴을 더듬는다

구더기 애벌레처럼 뼛속을 드나드는

팔만대장경이 바람에 흔들리면

그림자가 팔만대장경과

동일한 무게로 내게 넘어 온다

 

팔 벌리고 올려다보면

저수지에 가득 고이는 푸른 하늘로

하느님 말씀이 지글지글거리고 있다

매화꽃을 이마에 얹으면

팔만대장경과 같은 데를 누르는

하느님의 말씀,

 

산비탈로 진달래 개나리 가득 찼다

벚꽃은 미친년처럼 터지고 있다

매화꽃이 부처님 말씀이래도 좋고

이팝나무가 하느님이래도

두 분은 조용함을 잃지 않으신다

다만 뒤로 숨으시려는 경쟁으로,

 

바람이 서툴게 나뭇가지를 흔든다

오후가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다

가슴이 먹먹하거나 막막하면

단전에 쉽사리 깔리는 불법과 말씀,

성경 읽으면 불경이 숨고

불경 읽으면 성경이 침묵한다.


강태승 17-05-19 18:07
 
2016년 발표 ㅎㅎ
허영숙 17-05-22 10:05
 
매화와 팔만대장경, 멋진데요
꽃은 성경과 불경을 넘나들며 사람들에게 말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6월 10일 시마을 예술제에서 뵙겠습니다
강태승 17-05-22 14:04
 
허영숙 시인님, 감사 합니다 ㅎ
이종원 17-05-24 11:04
 
시를 읽으면 둘다 침묵할까요??? 잠시 하늘을 가리고 잠시 눈을 가리고 매화향기 시향을 맡아봅니다.
김용두 17-05-24 18:57
 
매화,,,, 팔만대장경을 잘 읽고 갑니다.
정말 멋진 비유, 시 읽는 즐거움이 솔솔합니다.
좋은 시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늘 건안하시고 문운이 창대하시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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